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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562g | 140*215*30mm
ISBN13 9788932924571
ISBN10 8932924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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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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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을 껴안았던 그날까지, 나는 자유의 의미를 스스로 물어본 적이 없었다.
--- 첫문장

나는 자유에 관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우리에게는 많은 자유가 있었다. 나는 너무나 자유롭게 느껴져서 종종 내 자유가 짐처럼, 가끔은 그날처럼 위협처럼 다가왔다.
--- p.17

나는 우리 가족이 나처럼 당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고, 나처럼 나라에 봉사하고 싶어 하고, 우리의 적을 경멸하고, 우리 가문에 기억할 만한 전쟁 영웅이 없다는 점을 걱정한다고 믿으면서 자라 왔다.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정치, 국가, 시위에 관한 나의 질문들,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질문들에는 무뚝뚝한 회피성 대답만이 돌아왔다.
--- p.46

부모님은 며칠 동안 그 면담을 준비했다.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연습했고, 어떤 질문을 받게 될지 미리 생각했으며, 나에게는 당과 엔베르 아저씨에 관해 아는 모든 시와 탁아소에서 배웠던 새로운 빨치산 노래를 반복해서 외우게 했다. 당 중앙 위원회의 건물을 향해 초조하게 나아가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 엄마는 우리가 잘 따라 오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뒤를 돌아보다가, 갑자기 울부짖음과 비명이 섞인 소리를 질렀다. 「흰색! 흰색이잖아!」 엄마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내 머리를 묶은 리본을 가리켰다.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지시를 기다릴 것도 없이 곧장 몸을 돌려 집으로 뛰어갔다. 15분쯤 지났을까, 아빠가 숨을 몰아쉬면서 돌아왔다. 한손에는 빨간 리본을, 또 다른 손에는 천식 흡입기를 들고 있었다.
--- pp.104~105

우리는 그곳에서는 줄을 설 필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구든지 원하는 식품을 고를 수 있었다. 매대마다 물건이 넘치는데도, 그 가게 안의 손님들은 들고 가지도 못할 만큼 많은 물건을 샀다. 사람들은 배급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품목은 물론 수량에도 아무런 구매 제한이 없는 것 같았다. 우리는 사람들이 아무 때나 원하는 식료품을 살 수 있다면, 왜 그것을 비축해 두려 하는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식료품의 품목마다 고유한 라벨이 붙어 있다는 것이 어리둥절했다.
--- p.115

「할아버지의 아빠는 왜 할아버지가 파시스트와 싸우는 걸 싫어하셨어요?」 나는 프랑스, 알바니아, 또는 어디에서든 파시스트와 싸우는 데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우리 나라 전 총리와 성과 이름이 같을 뿐 아니라, 그와 같은 파시스트였다는 사실이 짜증 났다. 「글쎄, 모르겠구나. 그냥 좀 옛날 사람이어서 그랬나 보지. 정치에 관해 관점이 달랐던 거야.」 할머니가 약간 머뭇거리면서 대답했다.
--- p.137

1990년 12월에 사회주의를 기념하고 공산주의로의 진전을 축하하기 위해 행진하던 바로 그 사람들이 사회주의 종말을 요구하며 거리를 점령했다. 인민의 대표자들은 그들이 사회주의 아래에서 알고 있던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아니라, 압제와 강압뿐이었다고 선언했다. (……) 텔레비전 화면에 정치국 서기장이 나와서 정치적 다원주의가 더는 처벌 가능한 범죄가 아니라고 선언하는 믿지 못할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그 당에 투표하던 모습을 내가 늘 보았는데도, 부모님은 그 당을 지지한 적이 없다고, 당의 권한을 믿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 p.171

서유럽은 다른 미래를 기대하며 도착한 수천 명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조만간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배제하고 더욱 숙련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시스템을 완성해 갔다. 그러는 동안 〈우리 삶의 방식을 보호〉하기 위해 국경을 방어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민을 바라던 사람들이 기어코 이민을 실행했던 이유는 바로 그 삶의 방식에 끌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시스템에 위협이 되기는커녕,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이었다. 우리 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이민은 단기적으로는 축복이었고 장기적으로는 저주였다. 이민은 실업의 압박을 완화하는 즉각적인 안전밸브 역할을 했다. 한편으로는 가장 젊고, 가장 유능하고, 종종 더 많은 교육을 받은 시민들을 국가에서 앗아 가고 가족을 찢어 놓았다.
--- p.239

「부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야. 우리가 저 사람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아니? 구조 개혁.」 아빠가 말했다. 아빠의 얼굴은 방금 분장실 문에 손가락을 찧었다가 무대에 등장한 배우의 얼굴처럼, 애써 참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항구에서 업무 계약을 시작한 때부터, 아빠는 반 데 베르그 같은 외국인 전문가들과 함께 협상을 벌이면서 세계은행이 〈구조 개혁〉이라고 부르는 것을 논의하고 있었다. 나머지 모든 국영 기업과 마찬가지로, 항만은 적자 상태였고 비용 절감 요구에 시달렸다. 이번에는 정리 해고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사람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로드 맵〉을 작성했는데, 그 첫 단계가 주로 미숙련 노동자를 대상으로 일련의 해고를 하는 것이었다. 그 항구에서는 하역부, 청소부, 화물 운송부, 창고 작업부 등 수백 명의 집시가 일하고 있었다. 아빠는 그들 모두를 해고하는 책임을 맡았다.
--- p.308

엄마는 당의 주요 슬로건을 지지했는데, 사람을 무장 해제 시키는 그 슬로건의 단순함에는 좌절된 수십 년의 열망이 감추어져 있었다. 〈알바니아를 유럽의 나머지처럼.〉 내가 〈유럽의 나머지〉가 무엇을 뜻하는지 물었을 때, 엄마는 몇 단어로 요약했다. 부패 척결, 자유 기업 장려, 사유 재산 존중, 개인의 주도권 권장, 한마디로 자유였다.
--- pp.33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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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역사의 종말은 없다. 역사는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진화의 과정을 묘사하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자유는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장이다. 저자는 지난 세기의 자유의 개념을 재해석함으로써 우리를 역사 안팎으로 안내한다. 황홀한 독서 체험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임을 보여 주는 역작이자, 변방인의 사유가 어떻게 20세기 세계사를 관통하는지에 대한 학제를 넘나드는 고전이 될 것이다.
- 정희진 (여성학자,서평가,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이데올로기, 전쟁, 상실, 불확실성 등 거대한 역사적 변화 속에서 펼쳐지는 젊은이의 삶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은 강렬하게 되살려 낸 역사다.
-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저자)
수년 동안 읽은 회고록 중 가장 따뜻하고 매혹적이다. 스토리텔링에 재능이 있는 레아 이피는 알바니아의 삶을 생생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 비비언 고닉 (『사나운 애착』 저자)
알바니아의 붕괴와 그 이후의 충격, 혼란에 대해 아름답게 묘사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자신이 목격한 정치 체계를 살펴보면서, 자유의 본질에 대해 인상적인 질문을 던진다.
- 가디언
공산주의 체제에서의 실제 삶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디테일로 가득 차 있는 이 책은 비밀경찰 국가의 타협, 공포, 배신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인간 정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는지 상기시켜 준다.
- 파이낸셜 타임스
올해 회고록 한 권을 읽어야 한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선데이 타임스
감동적인 성장담이다. 이 정치 사상가는 몇백 페이지에 걸쳐, 날카로우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와 진정으로 심오한 이야기를 번갈아 풀어낸다.
- 뉴욕 타임스
유럽 공산주의 이후 정의되지 않은 [전환기]에 대한 가장 깊이 있는 회고록이다. 더 나아가, 오래된 진실이 먼지로 사라질 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지침서이다. 우리가 이 책을 읽는 것은 냉전 시대를 회상하는 일이 아니라, 모든 사회가 나아갈 수 있는 가능한 경로를 엿보는 일이다.
- 워싱턴 포스트
역사 커리큘럼에 추가할 가치가 있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이제는 성인이 된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정치적 현실을 보여 준다. 이로써 갑자기 버려진 정치 체계가 남긴 공백에 너무 쉽게 등장할 수 있는 것들을 알게 될 것이다.
- 데일리 메일
신랄하고도 다정하다. 순식간에 읽을 수 있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 더 뉴요커
레아 이피의 경험은 자유주의의 대한 자만이나 스탈린주의에 대한 향수를 지양하며, 진정한 자유에 대한 감동적인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그녀는 그 사이에 잃어버린 미래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 뉴 스테이츠먼
인류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고립주의 정권을 볼 수 있는 창을 열어 주는 책이다.
- 스펙테이터
붕괴를 앞두고 있는 작은 국가의 현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그렸다. 올해의 논픽션 도서 중 하나로, 문학적 찬사와 대중적 성공을 거두리라 예상한다.
- 옵서버
문화적 붕괴 속에서의 삶을 생생하게 표현한 걸작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레아 이피가 발견한 자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러먼트
어린 소녀의 관점에서, 알바니아 공산주의의 몰락과 그 여파를 탁월하게 묘사했다.
- 리터러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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