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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미워해도 괜찮아

엄마를 미워해도 괜찮아

김윤담 | 다람 | 2024년 10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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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14g | 120*189*20mm
ISBN13 9791193646045
ISBN10 1193646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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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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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학대는 가하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학대’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잔인하다.
--- p.6

엄마를 미워하기로 마음먹는 일은 영혼을 도려내는 것과도 같은 아픔이었다. 전할 곳 없는 설움을 토해내듯 글을 썼다. 그래야 숨이 좀 쉬어지는 듯 했다.
--- p.8

상처가 상처인 줄도 모르고 지나온 세월, 그 기억들이 어디론가 증발하여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에, 머릿속에, 가슴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누구보다 더 엄마를 이해하면서도, 엄마가 불쌍하면서도, 다가설 용기가 나지 않았던 나의 아이러니.
--- p.42

나는 바랐다. 엄마가 나를 이해해 주기를, 가여워해 주기를, 내 불행한 성장환경에서의 고충을 알아주기를, 가슴 깊은 곳에선 미안함을 품고 있기를, 자신의 모순을 부끄러워하기를, 내게 용서를 구하기를.
--- p.161

여전히 나는 엄마에 대한 감정의 파도 속에 살고 있다. 어떤 날은 그녀를 가여워하고, 어떤 날은 죽도록 미워한다. 이 신파 같은 감정의 기복과 기억의 습격에 또 하루를 허우적댄다.
--- p.165

엄마가 밉다고 말하면 안 되는 줄 알았다. 엄마를 미워하면 안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말하고 싶다. 엄마가 미우면 밉다고 얘기하세요. 내 이야기도 좀 들어달라고 얘기하세요. 엄마로부터 도망치세요. 숨이 쉬어지는 곳까지 달려가세요.
--- p.191

엄마와 함께 있으면 자꾸 죽고 싶어져서, 자꾸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살기 위해 결혼했고, 도망쳤다. 그럼에도 스스로가 너무 싫었다. 세상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아 두려웠다. 엄마로부터 도망쳐야만 했던 이유를 매일 밤 울며 적어 내려갔던 건 내가 이 세상 사람이 손가락질하는 ‘천륜 끊은 자식’이 아니라 그저 정서적 학대로 자란 아이일 뿐이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천륜을 끊은 것이 아니라 성인으로서 안전함과 행복을 찾아 독립한 것일뿐이다. 자신의 세상 안에 갇힌 엄마를 내가 감히 바꿀 수 없으니 그를 그 자신으로 살게 두고, 나는 ‘나’로서 살길을 선택한 것이다. 누구도 정서적 학대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에게 죄책감을 강요할 수 없다. 부디 아픈 기억을 품은 채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그냥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p.220

나는 엄마를 사랑했다. 엄마는 나의 지구였다. 나는 더 이상 엄마를 미워하지 않는다. 어딘가에 계실 내 부모가 부디 잘 지내시길 바란다. 나는 ‘천륜’을 끊은 것이 아니다. 성인으로서 안전함과 행복을 찾아 독립한 것일 뿐. 자신의 세상 안에 갇힌 엄마를 내가 감히 바꿀 수 없으니 그를 그 자신으로 살게 두고, 나는 ‘나’로서 살길을 선택한 것이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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