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그곳이 멀지 않다

그곳이 멀지 않다

리뷰 총점9.4 리뷰 10건
베스트
시/희곡 top20 1주
정가
8,500
판매가
7,650 (10% 할인)
이 상품의 수상내역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16g | 125*195*20mm
ISBN13 9788982817823
ISBN10 898281782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결을 따라가는 섬세한 언어감각, 투명한 서정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항아리 하나가 놓여 있다

금이 간 항아리이면서 / 금이 갔다고 말할 수 없는 항아리 // 손가락으로 퉁겨보면 / 그런 대로 맑은 소리를 내고 / 물을 담아보아도 괜찮다 // (……) // 너무나 짜서 맑아진 / 너무 오래 달여서 서늘해진, / 고통의 즙액만을 알아차리는 / 그의 감식안 // 무엇이든 담을 수 있지만, / 간장만은 담을 수 없는 / 뜨거운 간장을 들이붓는 순간 / 산산조각이 나고 말 운명의, // 시라는 항아리
―「어떤 항아리」 중에서

나희덕 시인에게 시란 너무나 짜서 맑아지고 너무 오래 달여서 서늘해진 고통의 즙액을 알아차리는 감식안을 가진 항아리이다. 그렇기에 시인은 시에 함부로 뜨거운 고통과 슬픔을, 그 뜨거운 상징을 섣불리 쏟아붓지 않는다. 절망과 슬픔을, 고통을 말하면서도 그때조차 결코 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이것은 시인이 삶의 고통을 감내하는 방법, 슬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요란하지 않게 그것을 직조하는 방법에서도 드러난다.
어느 날 시인을 찾아와 무심한 표정으로 쐐기풀 한 짐 내려놓고 가는 고통. 그 고통은 시인에게 말한다. "사는 건 쐐기풀로 열두 벌의 수의를 짜는 일이라고. 그때까지는 침묵해야 한다고."(「고통에게 1」) "그리하여 해도 영영 비칠 것 같지 않은 작은 방에 몸을 누인다."(「만삭의 슬픔」) 이처럼 "고통에 내용과 크기를 주어 상처를 만들기보다 그에 대한 해석을 침묵으로 대신하여 모든 고통을 안아들이는 방법, 그것이 나희덕의 사랑이며, 그 시"(황현산)이다. 모든 고통을 안아들이는, 항아리, 해도 비칠 것 같지 않은 작은 방은 이제 누에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이는 슬픔과 고통을 안으로 쟁여 품었다가, 그것을 비단실 같은 시어로 뽑아내는 시인의 이미지이다.

(……) 제 몸의 이천 배나 되는 실을 / 뽑아낸다는 누에, / 저 등에 짊어진 혹에서 비단실 두 가락이 풀려나온 걸까 (……)
―「누에」 중에서

글을 쓰고 싶어하셨지만 / 글자만을 한 자 한 자 철필로 새겨넣던 아버지, / 그러나 고치 속에서 뽑아낸 실로 / 세상을 향해 긴 글을 쓰고 계셨다는 걸 깨달은 것은 그후로도 오랜 뒤였다 // 오늘밤, / 내 마음의 형광등 모두 꺼지고/ 아버지가 뽑아내던 실끝이 어느새 내 입에 물려 있어 / 내 속의 아버지가 나 대신 글을 쓰는 밤 / 나는 아버지라는 생을 옮겨 쓰는 필경사가 되어 / 뜨거운 고치 속에 돌아와 앉는다 // 아무에게도 건네지 못할 긴 편지를 나 역시도 쓰게 되는 것이다
―「누에의 방」 중에서

그리하여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고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얼어붙은 호수」)고 소통되지 않음, 내 마음 가 닿지 않는 안타까움을 고백하면서도, 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도 숨을 거둘 때는 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그곳이 멀지 않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기에 그는 시를 쓴다. 그리고 야트막한 포도밭처럼 낮게 낮게 엎드려 살면서 입 속에 남은 단 한마디를 기다릴 것이다.(「포도밭처럼」) 한 알의 포도씨처럼 단단하게 영글어갈 그 한마디를.

'왜 시를 쓰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하나의 답을 내놓아야 한다면, (……) 세상의 소리들을 잘 받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고 싶다. 특히 살아 있는 존재들이 내는 울음소리를 나는 좀더 가까이 다가가 듣고 싶다. 사물을 통해 누군가 얘기하고 있는 것을, 아니 사물 자체가 말하거나 울고 있는 것을 잘 듣고 있으면 그 속에는 이미 시가 흐르고 있다.
―시인의 말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한 방울의 피도 흐르지 않고 경박한 놀음이 되어 있는 시를 위한 시 속에서, '만삭의 슬픔'을 안으로 삭이며 마침내 지난한 산고(産苦) 속에 태어난 햇아기들을 세상에 선보이는 나희덕의 詩살이는 창조적 젊음 바로 그것이 아니겠습니까.
---고진하(시인)

회원리뷰 (10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나희덕 시인의 ‘그곳이 멀지않다’를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h****0 | 2019.11.2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국어시간에 시 읽기를 시작했을 때 많은 시인들 중에서 선택하던 중 나희덕 시인의 시집의 제목들을 보고 ‘이 시의 제목은 왜 이렇게 지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고 제목에 이끌려서 나희덕 시인을 선택하였다. 나희덕 시인의 시집들 중 제일 눈에 띄던 시집이 ‘그곳이 멀지 않다’ 였고 바로 골라 읽게 되었다. 나희덕 시인은 부모님의 종교적 이상에 따라 유년기에는 고아들과 보;
리뷰제목
국어시간에 시 읽기를 시작했을 때 많은 시인들 중에서 선택하던 중 나희덕 시인의 시집의 제목들을 보고 ‘이 시의 제목은 왜 이렇게 지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고 제목에 이끌려서 나희덕 시인을 선택하였다. 나희덕 시인의 시집들 중 제일 눈에 띄던 시집이 ‘그곳이 멀지 않다’ 였고 바로 골라 읽게 되었다. 나희덕 시인은 부모님의 종교적 이상에 따라 유년기에는 고아들과 보육원에서 함께 자랐고 가난과 사회참여, 종교적 이상 사이에서 힘겹게 이십대를 보내왔다. 그래서 나희덕 시인의 시는 뭔가 어두우면서도 현실을 얘기하는 듯한 시가 나타나서 어렵게 느껴지는 시의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시집을 추천하는 대상은 많은 힘든 일이 있었고 이 지친마음이나 힘든마음에 있어서 조언을 받거나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유는 충분히 유년기에 힘든 삶을 살아왔고 그런 삶에 대해 저항하기보다는 순응하며 서정적이게 시를 써 여러 상황에서 조언이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가 조금 어려워서 계속 읽게되고 읽게되면서 그 시의 분위기를 알게되고 그 시의 의미를 알게되는 과정에서 생각하게되고 그 과정에서부터 의미를 알 때 깨달음을 얻게되어 많은 것을 배우게 되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다. 그 중에서 ‘푸른밤’이라는 시가 있는데 이 시에서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 이었다’ 라는 시 구절을 읽게되면 그 시의 대상이 무엇이든지 여러가지 생각이 나면서 이 시의 구절을 다시 한전 곱씹게 되고 내가 힘을 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동기부여해주는 계기의 시가 된다. 이 길이 맞는 건가 싶어도 이 구절을 읽게된다면 내가 잘못가는 길이라고 생각했어도 실은 내가 이 길을 잘 맞게 가고 있는거구나 많은 도움이 되고 이 구절만 보고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고 나도 이 구절을 보고나서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인지 자책할 때마다 이 구절이 떠오르면서 나에게 말하지 않아도 많은 위로를 해줬던 구절이다. 이처럼 힘들거나 지칠 때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들은 조금 어려워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구매 문자의 감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마**린 | 2021.10.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문자가 전달하는 느낌의 한계는 과연 있을까? 시를 읽으며 종종 드는 생각입니다. 다양한 감정들이 문자들 통해 나에게 다가왔을 때 그 글은 매우 매력적이고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문자 속에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 강한 어조의 단어를 이용한 자극적인 문장이 아니라 잔잔한 물결 같은 일상적 단어들로 적절히 조합해 마음을 움직이게;
리뷰제목

문자가 전달하는 느낌의 한계는 과연 있을까?

시를 읽으며 종종 드는 생각입니다. 다양한 감정들이 문자들 통해 나에게 다가왔을 때 그 글은 매우 매력적이고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문자 속에 감정을 담아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 강한 어조의 단어를 이용한 자극적인 문장이 아니라 잔잔한 물결 같은 일상적 단어들로 적절히 조합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정말 고도의 글쓰기 기술을 가진 자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마술 같은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읽은 나희덕 시인의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는 매우 단아한 한 권의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한 인상의 말들도 없었고 거칠거칠한 자투리도 없는 시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평온한 단어들이 마음을 흔들리게 만들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매우 신기한 느낌을 주는 한 권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 나희덕 시인의 시들은 차분한 느낌의 시들이 많아서 지금까지와는 큰 차이점이 없으리라 생각하고 읽은 그곳이 멀지 않다 시집이지만 이 시집만의 장점은 그런 고요함을 더욱 강화하면서도 따스함을 입히고 있다는 점이 아닌가 합니다. 그만큼 감정을 글자 속에서 끌어내고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무척 뛰어난 한 권의 시들이라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매우 만족하며 읽을 수 있는 시집이었고 나희덕 시집으로서 기대치보다 더욱 좋은 느낌을 주는 한 권의 작품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은 시집으로서 그곳이 멀지 않다를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구매 그곳이 멀지 않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레*티 | 2020.11.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나희덕 시인님의 '푸른밤'이라는 시를 무척 좋아하여 찾아보다가 해당 시가 수록된 시집인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이 멀지 않다]라는 제목부터 참 여러생각을 하게 하는 시집입니다. 문학의 매력이자 시의 매력은 글쓴이의 경험과 독자의 경험이 만나 새로운 해석을 빚어내기도 한다는 것 아닐까요. '그곳'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의미로 여겨지겠지요. 시의 언어는;
리뷰제목

나희덕 시인님의 '푸른밤'이라는 시를 무척 좋아하여 찾아보다가 해당 시가 수록된 시집인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이 멀지 않다]라는 제목부터 참 여러생각을 하게 하는 시집입니다. 문학의 매력이자 시의 매력은 글쓴이의 경험과 독자의 경험이 만나 새로운 해석을 빚어내기도 한다는 것 아닐까요. '그곳'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의미로 여겨지겠지요. 시의 언어는 조심스럽게 저에게 다가와서 강한 충격을 주기도, 잔잔한 여운을 주기도 합니다. 울렁이는 감정을 모두 쏟아내기도, 넘칠듯 넘치지 않고 가득 차 있기도 합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10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따뜻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나* | 2021.10.23
구매 평점5점
따스한 서정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시집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마**린 | 2021.10.15
구매 평점5점
유려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p****n | 2021.03.06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