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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하면 많이 졸리다고 한다.
2015. 11. 4.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생겼다. 보수 정당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이던 아저씨들에게 사과를 했다. 2016. 8. 26. 이 그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모델을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2016. 9. 14. 몰래 그렸다. 2016. 9. 21. 누군가 꽃을 두고 갔다. 2017. 4. 12. 심심하지 않으셨냐고 물었더니 더 심심한 대답을 하신다. 2017. 11. 1. 늦은 저녁이 되면 나는 그림을 끝내고 아저씨들과 보드게임을 한다. 곧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는다. 보드게임 할 때의 우리는 한없이 가볍다. 2018. 9. 5. . . . 농성장이 사라진 후, 나는 잠시 갈피를 잃은 듯 쓸쓸했다. 이 감정은 매우 이상한 것이었다. 아저씨가 다가와 “고마워”라고 말했을 때 눈물이 쏟아졌다. 숨구멍이 막힌 것 같이 꺽꺽 소리가 났다. 결국 나는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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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2년도에 아저씨들이 농성하고 있던 빈 공장에 들어가 입주 작가로 살면서 아저씨들과 가깝게 지냈다. 공장이 무너지고 나서는 이 책에 쓴 것처럼 일주일마다 한 번씩 천막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 내가 본 것은 아저씨들 삶의 일부이지만, 작가로서 친구로서 아저씨들과 보낸 그 시간을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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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찾아간 예술가
그곳에서 보낸 4년 여의 시간 긴 시간 이어져 온 연대의 흔적은 자유로운 붓질에 드러난다 현장이 주는 생기를 바탕으로 피어난 역동적인 예술 세계 예술과 노동, 아름다움과 쓸모, 이웃과 연대의 경계를 묻는 그림 기록집 부당 해고에 저항한 노동자들에 대한 존경과 애도, 기억과 행동이 담긴 예술의 다정한 인사 전진경은 2012년,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이 농성하고 있던 빈 공장에 들어가 입주 작가로 살았다. 복직 농성을 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밥을 먹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흔히 현장 미술이라고 일컫는 범주를 넘어서는 관계와 만남을 이루었다. 여러 작가와 노동자들의 협업으로 〈부평구 갈산동 421-1 콜트콜택殿〉이라는 게릴라 전시를 여는 등 예술과 연대의 역동을 체감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법원의 행정대집행으로 콜트 공장이 무너졌다. 해고 노동자들은 거리에 천막을 세우고 복직 농성을 계속했다. 전진경은 개인 작업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무언가 꽤 중요한 게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스스로 ‘드로잉 데이’를 만들었다. 수요일마다 그림 그리러 오겠다고 말했다. 잠깐일 줄 알았던 선언은 농성이 끝날 때까지 4년여 동안 계속되었다. 이 책에는 예술가 전진경이 매주 농성장에 찾아간 이유와 그곳에서 포착한 장면들이 담겨 있다. 천막에서의 시간과 빈틈, 공기와 분위기를 담은 이 그림 기록집은 예술과 노동, 아름다움과 쓸모, 이웃과 연대의 경계를 묻는다. 짧은 글과 회화적인 그림의 상호작용은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고 뾰족하게 전하며, 그림 기록집이라는 새로운 모형을 제시한다. 타인의 슬픔을 정면으로 그리지 않는 마음 현장과 타인을 대상화하지 않는 예술가의 주체성 전진경은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농성 시간에도 일상과 삶이 깃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천막에서 만난 꽃과 새, 도구와 옷감, 갈증과 몸짓을 통해 그 안에 살아 있는 에너지를 포착한다. 사회가 그들에게서 빼앗기도 했던 생기와 유머를 회화 작업을 통해 끄집어낸다. 이런 과정 중에, 전진경은 예술과 연대의 윤리, 미학과 태도에 대한 고민을 이어 갔다. 노동자를 완전히 대변하거나 그들과 동일하게 되기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이자 우정과 환대를 나누는 동료 시민으로서, 자신의 예술적 행위와 마음을 표출한다. “우리는 분명 다른 세계에서 왔으나 그 다름으로 인해 각각의 존재가 더욱 뚜렷해졌고 지지와 연대는 깊어졌다.” 각자의 정체성을 지키며, 예술가와 노동자가 현장에서 공존하는 일상은 전진경에게 회화적 기법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전진경은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현장에서 피어나는 역동성에 몸을 맡기며 여러 가지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붓질을 했다. 기동성 있는 재료를 순발력 있게 쓰는 과정에서 회화적인 실험과 도전이 이어졌고, 이는 다시 노동자들의 일상을 노크하는 다정한 목소리가 되었다.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도착한 마음 이 책은 예술가 전진경이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과 천막에서 보낸 4년 여의 시간을 담은 기록집인 동시에, 전진경이 10여 년간 몸담아 온 코뮌이자 광장으로서의 콜트콜텍 복직 투쟁 노동자들에 관한 애도의 기록이다. 자본주의와 노동 멸시에 저항한 노동자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자, 한 시대에 대한 묵직한 헌사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은 때때로 나와 분리되는 기분입니다. 안타까운 모습을 뒤늦게 발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때의 용기와 생동감에 감동해요. 나는 목격자가 되었고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농성 시간들을 그림으로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몇 번의 파도를 보기도 했습니다. 가령 외로움 같은 파도들요. 그것들은 너무 정면 같아서 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암담한 시간들 안에서, 당사자들과는 다른 종류로 혼란스럽고 답답해했다는 것을 이제야 말합니다. 아저씨들은 각각의 인생을 새로 시작했습니다. 다육이 농장을 운영하고, 다른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가가 되고 청소 노동자가 되고, 일용직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끝내 그 시간을 버텨내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세상에 알린 아저씨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곧 잊혔지만 또 다른 누군가들은 이들의 메시지를 기억할 것이며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의 사랑 속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 재춘 아저씨께 그리운 마음을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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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뭇 압도적이다. 이 책은 어둠처럼 길고 깊은 싸움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러나 그 사이사이마다 먹먹하고 아름답고 고요한 것들이 나직하게 반짝이고 있어서,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기를, 하지만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책장을 넘기게 된다. - 김현호 (사진비평가, 보스토크 프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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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미 세상에서 잊혔을 투쟁의 얼굴들이 이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이 책은 작가가 남긴 진심 어린 인사이자, 싸움이 끝난 뒤 덧없이 사라지곤 하는 현장에 대한 예술의 근면한 헌사다. 기억과 행동, 애도가 한 권으로 기록되었다. - 김인정 (저널리스트, 『고통 구경하는 사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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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경 작가의 그림은 독보적이다. 기동성 있는 재료와 자유로운 붓질, 특유의 세련된 색감은 현장의 힘겨움을 미소로 끌어올린다. 어두워진 천막의 고요함 속에서 가늘게 뜬 두 눈으로 발견한 아름다움을 보게 한다. 그의 연작들에 경의를 표한다. - 방정아 (화가,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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