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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광장에 서다

진실, 광장에 서다

: 민주화 운동 30년의 역정

김정남 저 | 창비 | 2005년 06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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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683쪽 | 1108g | 153*224*35mm
ISBN13 9788936485313
ISBN10 893648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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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정남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1964년 6.3사태 때 배후의 인물로 구속된 이래, 30여 년 동안 민주화운동을 막후에서 주도했다. 민주회복국민회의와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위한 국민연합’ 결성과 활동, 양심선언 운동의 제창, 최종길 교수 고문치사 사건과 인혁당사건의진상조사 및 폭로, 김지하 양심선언 발표, 민주구국헌장 작성과 발표, 보도지침의 폭로 등을 주도했다. 김영삼의 무기한 단식투쟁 때 ‘국민에게 드리는 글’, ‘단식에 즈음하여’ ‘김대중.김영삼 8.15 공동 성명’과 1987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발표한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이 조작되었다.’등을 작성했다.
1987년 6.29선언 이후 평화신문의 창간을 주도하고 편집국장을 지냈으며, 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 교육문화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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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 김지하「타는 목마름으로」 전문

잊었는가 타는 목마름의 기억을

앞의 시는 1975년 봄 김지하의 원주 집에서 발견되었는데, 당시에는 아직 정서되지 않은 상태로 잡기장에 적혀 있었다. 그때 김지하는 감옥에 있었다.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되었다가 석방된 지 27일 만에 또다시 투옥된 것이다. 아마도 김지하는 유신체제의 암흑이 온누리를 짓누르고 있던 어느날 갑자기 시상(詩想)이 떠올라 단숨에 이 시를 써내려갔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타는 목마름이 절절하다. 필경 이 시 역시 '남 몰래 숨죽여 흐느끼면서' 씌어졌을 것이다.
이 시는 1970년대 이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집회 때마다 낭독되었고, 언제부터인가 노래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이 시는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때로는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기도 했고, 민주주의에 대한 비장한 결의를 다지게도 했다.
이렇게 우리에게는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갈구하고 또 절규하던 시절이 있었다. 민주화된 세상에서 한번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면서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꾼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절이 '한때''잠깐'이 아니라 30여년이나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먼 옛날의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빨리 그때 그시절을 잊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록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 타는 목마름의 기억을…… 누군가의 말처럼 용서할 수 있어도 잊을 수는 없다. 과거는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연 민주화는 되었는가

1993년 2월 25일, 김영삼은 제14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오늘을 맞이하기 위하여 3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라고 자못 감격적으로 얘기했다. 그로부터 5년후 김대중도 비슷한 감회를 피력했다. 과연 문민정부 또는 그 이후 국민의정부 출범으로 민주화가 완성되었는가. 문민정부나 국민의정부 출범은 민주화의 결과였을 뿐 민주화의 자랑스런 결실도 민주화의 완성도 아니었다. 김영삼은 1990년 이른바 3당합당을 하면서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로 자신을 합리화했지만, 그는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 등에 업혀 나왔다. 그것은 김대중도 마찬가지였다. 50년 만의 수평적인 정권교체라고 하지만, 실상은 유신본당을 자처하는 김종필과의 야합에 의한, 그리고 망국적인 지역구도를 이용한 집권이었을 뿐이었다.
그러한 자기한계와 정략 때문에 그 누구도 민주화가 민족사의 정통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선포하지 못했다. 반민주독재, 반민중특권의 편에 섰던 사람들에게 "그때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공개적으로 물어보지도 못했다. 그들 무리 또한 개인적이건 집단적이건 그동안의 죄과에 대하여 통회(痛悔) 한번 없이 민주화된 사회에 편승할 수 있었다. 용서하고 용서받은 것이 아니라 어물쩡 그렇게 된 것이다. 거꾸로 그들이 이 나라 이 공동체의 주류로 자처하면서, 오히려 민주화운동 세력을 제척(除斥)하려는 갖가지 음모까지 획책했다. 용공음해는 그들이 상투적으로 쓰는 전가의 보도였고, 지금도 그들은 틈새만 생기면 그 칼을 들이밀고 있다.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조국의 현실을 끌어안고 한번쯤 울어본 적도 없는 너희들이 과연 조국의 현실을, 공동체의 내일을 얘기할 자격이 있느냐."
그리하여 우리 사회에는 아직 한 개인으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역사와 양심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고 자식 앞에 떳떳하며 민족정기에 부합하는 삶인지 명시적으로 확인되거나 국민의 삶 속에 각인된 것이 없다. 어떤 것이 참다운 인간의 길인지가 대낮처럼 분명해야 하는데도 어물쩡 그렇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길을 내며 달려온 발걸음, 민주화

민중의 피와 땀과 눈물로 헤쳐온 것이 이 나라 민주화의 과정이었고, 또 그 길이었다. 그런 점이 이 나라 민주화가 더욱 빛나고 값진 이유이다. 0.75평 감방 안에서 밥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고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할 수 있게 된 것은 정치권력의 시혜 때문이 아니라,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정치범과 양심수들이 피흘려 싸워왔기 때문이다. 법전에 조문으로만 남아 있는 인권보호조항들이 저절로 지켜져서 인권상황이 개선된 것이 아니다. 그 인권조항 하나하나가 살아숨쉬는 인권조항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과 피나는 투쟁이 있었던가.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 없이는, 법에 보장된 재판부기피신청조차도 힘이 들었다. 재판에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쪽의 진실을 알리는 수단으로 개발된 것이 모두진술권(冒頭陳述權)이었다. 그 모든 것이 험한 수풀을 헤치고 길을 내며 달려온 민주화의 과정이었다. 정치권력과 그 앞잡이가 되어버린 재판부를 향하여 얼마나 많은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있었던가. 그렇게 하면서 인권의 길, 민주화로 가는 길을 내며 여기까지 온 것이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임금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사실을 사실대로 외칠 수 있는 권리가 아닌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양심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회, 할말 하며 살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갈망해온 민주주의 사회이다. 할말을 했기 때문에, 진실을 외쳤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난과 희생을 겪었던가. 그런 점에서 민주화 30년의 역정은 '말'을 찾아나선 도정이기도 했다. 종국적으로 민주주의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삶의 환경을 말한다.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각 부문의 사람들이 스스로 운명의 주인공이 되기 위하여 떨쳐일어나 싸워온 과정이 또한 민주화 30년이다. 그 싸움이 너무 길었고 또 치열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는 깊은 불신과 분열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요 길을 내준 것도 아닌데, 우리 민중이 스스로 길을 찾고 길을 내며 험한 수풀 헤치고 걸어온 길이 곧 민주화 30년인 것이다. 그것은 길고도 먼 길이었으며, 동시에 장한 길이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길

일찍이 단재 신채호는 민족의 역사를 '나'와 '나 아닌 것'의 투쟁의 역사라고 설파한 바 있다. '나 아닌 것'으로부터 '나'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곧 올바른 민족의 역사라는 것이다. 한국의 현대사는 민족·민주·민중·통일을 추구하는 한 축과 반민족·반민주·반민중·반통일의 편에 서는 세력의 끊임없는 투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전자가 '나'라면 후자는 '나 아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민주화의 역사는 투쟁을 통하여 '나 아닌 것'으로부터 '나'를 되찾아오는 역사인 것이다. 민주화와 함께 그 투쟁은 종결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도 항상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민주화투쟁의 과정은 '나'와 '나 아닌 것' 사이의 첨예한 투쟁이었지만, 민주화 이후의 과제는 '더 큰 나'를 지향해나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더 큰 나'는 무엇인가. '민주 대 반민주'라는 대결구도 속에서의 자기소모를 하루속히 끝내고 세계평화, 인류의 진보와 행복을 위해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우리 민족이 기여, 헌신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부독재 30년이 저지른 과오와 폐해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인류진보와 세계평화를 위해 기여, 보비(補備)해야 할 이 나라의 유능한 인력을 '민주 대 반민주'라는 소모적인 내전상태로 몰아넣은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공동체는 너무도 오랫동안 자기소모를 거듭했고, 그 결과 내부분열과 갈등이 심화되었다.
어떻게 보면 투쟁은 쉽고 건설은 어렵다. 저항은 쉽지만 참여와 창조는 힘들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있듯이, 민주화는 되었지만 새로운 조국을 누가 어떻게 개혁하고 창조해나갈 것인지는 앞으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이다. 이제까지 민주화를 향해 달려온 저항의 에너지를 참여와 창조의 에너지로 치환해내야 한다. 이제 이 나라 이 공동체의 실질적인 주인공이 되어 '우리는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놓고 창조적인 고뇌를 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투쟁의 과정에서 우리가 가졌던 '나 아닌 것'들에 대한 불신과 미움을 포용과 사랑으로 바꿔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미워한 사람들보다 품이 더 크고 가슴이 더 따뜻해야 한다. 그것이 개인적으로건 전체적으로건 '더 큰 나'로 거듭나는 길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우리의 민주화는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는 것이다.

초심의 기록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민주화운동이라고 해야 할지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외형상 민주화를 부르짖던 사람이 집권한 문민정부 이후를 민주화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국민의정부를 거쳐, 지금 우리는 참여정부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는 동안 국민 사이에서 민주화운동 세력에 대한 일정한 인식도 형성되었다. 솔직히 말해 국민 일반의 평판이 그렇게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민주화운동 세력에 대한 폄훼는 대체로 무능, 부패, 분열, 부박(浮薄), 무책임, 무경륜 같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인식과 평판에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못했거나 그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의 열등감과 의도적인 질시도 배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런 평을 듣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직 민주화만을 위하여 좌빙우고(左騁右考)하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에 시야가 좁고 경륜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그런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무엇보다 도덕성을 의심받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민주화운동의 기본정신이랄까 가장 내세울 수 있는 덕목은 도덕성이 아닐까 한다. '영광은 국민에게' 돌리고, '고난은 내가' 떠맡는 도덕성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나라를 걱정하고, 그다음에 나를 생각하는 선우후락(先憂後樂)의 마음가짐이 이제까지 민주화운동 세력이 걸어온 길이 아니던가. 우리의 민주화운동은 무슨 반대급부 같은 것을 바라고 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점차 민주화운동 세력의 도덕성이 퇴색하거나 아예 없어지고 있다. 부패에 연루된 몰골을 보면 모골이 송연하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민주화운동 관련 보상법을 제정해놓고 재빨리 제가 먼저 보상금을 타먹는 것이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투어 보상금을 찾아먹는 것을 보면 씁쓸하기 짝이 없다. 더욱이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것을 빌미로 현직(顯職)에 오른 사람들이 그럴 때는 더 눈꼴이 시리다. 내몫 찾아먹기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모습 또한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한다. 대개의 경우 그런 사람들이란 민주화운동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이 거의 없거나, 기회주의적으로 약게 처신한 사람들이다. 그 가운데에는 민주화가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었을 때 막차로 편승한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민주화운동 세력에 대한 사회와 국민의 존경은 사라지고 있다. 존경은커녕 손가락질을 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리고 실제로 민주화운동 세력의 행태가 자신들의 도덕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그것이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한 자신들의 헌신과 수난을 헛되이 만들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화운동에 투신했을 때의 그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초심을 지킬 수 있다면 어찌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랴. 자성하고 또 자성할 일이다. 이 기록은 바로 그 초심의 기록이다. 초심을 되찾아오는 데 이 기록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 p.6~14 '서문을 대신하여'
아주 오래전부터, 그리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더 늦기 전에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기록을 정리해보라는 권고를 받아왔다. 사실 그것은 권고라기보다는 성화에 가까웠다. 가장 최근에는 우리시대의 가장 탁월한 시민운동 지도자이자 내가 경외하는 박원순 변호사로부터 ‘꼭 써야 한다’는 당부를 받았다. 그럼에도 한번도 그러마고 대답한 적은 없었다. 엄두가 나지 않고 자신도 없었기 때문이다.
누가 물어오면 “이건 이렇게 된 것이고, 저건 저렇게 된 것”이라고 대답해주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가톨릭 계통의 잡지 『생활성서』에 민주화운동의 역사라고 할까, 그런 글을 실어보라고 권고한 것도 그런 뜻에서였다. 그것이 거꾸로 내게 부담으로 돌아와 나는 1999년 2월부터 2004년 8월까지 「역정, 민주화 30년」이라는 글을 연재했다. 이렇게 연재한 글을 한 권에 묶은 것이 이 책이다.
연재한 글 가운데서 몇 편을 뺐다. 그 대신 몇 편을 새로 추가했다. 뺀 것은 한국의 민주화운동이라는 보편성에 비추어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었고, 새로 써넣은 것은 한국 민주화운동의 큰 흐름을 함께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30년 동안의 한국 민주화운동을 빠짐없이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더구나 통사(通史)가 아니라 사건 중심으로 쓰다보니 그 경중을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기억력은 쇠퇴한데다 자료는 부실할 수밖에 없으니 더욱 그랬다.
나름대로는 균형을 맞추고 민주화의 큰 흐름을 기록하려고 노력했지만, 여기저기 구멍이 많고 엉성하기 짝이 없다.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보완할 생각이다. 내친 김에 가능하다면 ‘내가 겪은 민주화운동’이랄까 민주화운동에 얽힌 이야기들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다.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끝으로 이 글을 쓰면서 새삼 안타까웠던 것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나라의 민주화는 바로 이분들의 희생 위에 이루어진 것임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글을 잡지에 연재하는 동안에도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많은 분들이 타계했다. 한분 한분 작고하시는 것을 보면서 인생과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굳이 바친다면, 이 작은 책을 민주화운동에 희생하고 헌신하신 먼저 가신 분들께 바치고 싶다. 2005년 5월 김정남 근지
--- 저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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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김정남 선생을 가리켜 ‘민주화운동의 대부’라고 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과연 민주화운동 30년은 그의 삶 자체였습니다. 그의 발길이 미치지 않고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민주화운동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는 한번도 자신을 드러내 앞에 나서지도 않았고, 또 내세운 일도 없었습니다.
김선생이 ‘민주화운동 30년의 역정’을 잡지에 꾸준히 연재하더니 이번에 창비에서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땅히 써야 할 사람이 썼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그가 온몸으로 헤치고 겪어나온 ‘민주화운동 30년’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민주화운동의 과정과 그 내용이 개인적, 부분적으로는 정리된 것이 있지만, 이렇게 민주화운동 전체를 조감한 책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역사의 폭풍을 뚫고 수레바퀴 속에서 외친 이 나라 민주화운동의 산 기록이라 하겠습니다. 민주화운동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이 책이 ‘이런 때도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줄 것이요,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분들에게는 그때의 그 절실하고 순수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2005년 5월
추기경 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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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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