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에 빠져들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의 엄청난 환호 속에 독일의 암피카(Amphicar)사에 의해 출시된 자동차/보트 겸용 제품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모든 통합 제품처럼, 암피카는 양쪽 기능 중 그 어느 한쪽도 제대로 수행해 내지 못했다. 소비자가 그 제품에 내린 판결은 다음과 같았다.
'자동차로 사용시는 보트 같고, 보트로 사용시에는 자동차 같다.'
--- p.193
인터넷이 혁명적인 새로운 매체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앞으로의 혁명을 기대해야지, 그냥 또 하나의 과거가 되풀이 되는 정도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TV가 혁명적인 새로운 매체였던가?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TV가 당신의 삶에 어떤 의미있는 변화를 가지고 왔는가?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떠들어 대던 TV홈쇼핑도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다. '그림이 있는 라디오' 정도라고 많은 사람들이 평하지 않았던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는 없다. 인터넷은 기존의 매체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어서는 혁명적인 새로운 매체가 될 수는 없다. 그럼 도대체 어디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단 말인가?
바로 우리 코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은 양방향이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혁명적인 요소이다. 역사상 최초로 활을 쏘는 궁사가 아닌 화살을 맞는 타깃이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 주도권을 죄고 있는 타킷이 분명하게 원하지 않는 것이 있다. 더 이상 자신 쪽으로 광고의 화살을 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정보이다. 가격, 사이즈, 무게, 발송일, 상품 비교와 같은 정보가 양방향의 형태로 제공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우리가 광고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인터넷으로 인해 지금 그런 것처럼 앞으로도 광고 물량은 엄청나게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증가세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발생할 것이다. 당신에게 특정 인터넷 사이트의 이름을 알려 주게 될 이런 광고는 '채널을 맞추고' 보는 광고가 될 것이다.
--- pp.127-128
인터넷 초창기에 많은 기업들이 보통 명사를 가지고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이트에 관한 정보를 가장 빨리, 그리고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보통 명사였기 때문이다. 또 보통 명사는 사용자들의 인터넷 항해도 더 쉽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런 보통 명사의 장점은 수많은 사이트들이 생겨나면서 금방 사라져 버렸다. 오늘날 활동 중인 인터넷 기업의 수는 500만이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 명사의 장점은 전무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흐름을 좇아 보통 명사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여전히 팽배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 생각없이 우두머리를 좇아 다니는 동물의 무리와 같다고 할까? …… 경제학자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의 체면이나 명예만을 생각한다면, 파격적인 방법에 의한 성공보다는 늘 해오던 방식대로 해서 실패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경고했다. 나중에 다른 소리 하지 말자.
--- p.60, 76
야후는 성공적인가(어리석은 질문이다. 야후의 가치는 1,140억 달러이다)? 물론 야후는 성공적이다. 그러나 야후는 인터넷 최초의 검색엔진이라는 엄청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다. 야후가 여러매체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원인이기도 하다. 야후는 이제 유명 브랜드가 되었다. 17개월 동안 6,000개의 매체에 놀랍게도 4만5,000번 야후의 이름이 인용됐다고 한다. 다른 그 어느 사이트도 좇아올 수 없는 수치이다. (중략)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다. 미디어는 차세대 인터넷 인기 브랜드를 좇아 이동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야후는 홍보를 위해 자기 돈을 써야 하는 불편한 위치에 앉게 될 것이다. (중략)
대부분의 선두주자들은 자기 자신의 몸집을 과도하게 키워 자멸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것이 되려고 하면 결국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
--- pp. 172-173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고들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인터넷 사업에 있어서는 그르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사업이나 브랜딩 그리고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으면 먼저 상대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장'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했다. 해당 시장의 첫 테이프를 끊으면 일단 한가지 돌아오는 것이 있다.
가장 먼저 소비자의 마음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세부 사항을 점검, 확인한 다음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 기회를 놓치게 되면, 다시는 그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무한정 시간을 들여 만들어 낸 완벽함은 아무 가치가 없다).많은 경영자들이 '선점 효과'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분야에 처음으로 진출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그 효과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남보다 먼저 들어간 결과로 얻게 되는 그 시간을 적절히 활용해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들 때 비로소 그 효과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 p.151-152
'라이트 맥주 주세요.'
그러면 바텐더는 이렇게 물어본다.
'예, 그런데 어느 라이트 맥주로 드릴까요?'
--- p.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