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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네가 제일 멋있다고 말해주자

세상에서 네가 제일 멋있다고 말해주자

최은숙 | 문학동네 | 2000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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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380g | 153*224*20mm
ISBN13 9788982813337
ISBN10 898281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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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남면 신장리 1구에 있는 '신월향토박물관'에 갔을 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그것이었다.

'진짜는 소리도 없이 저잣거리에 숨어 있구나.'

언젠가 남면에 사는 아저씨 한 분이 꽃과 나무들을 키우는 데 아무리 마음에 드는 게 있어도 산에서 다짜고짜 뽑아오는 법이 없이 가을에 씨앗이 여물기를 기다려 그 씨앗을 필요한 만큼 덜어온다는 말을 들었다. 또 그는 시를 좋아해서 한 번은 최고 시속이 고작 70킬로미터 나오는 고랫적 트럭 '쎄렛스'에 박카스 한 통을 싣고 하루 종일 털털거리며 전북 임실 사는 김용택 시인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온종일 또 탈탈거리며 돌아왔다는 이야기 한 도막도 소문 결에 들었다. 입에 웃음이 빙긋 물어지고 맘이 훈훈해지는 얘기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분이 옛날부터 써오던 농기구, 그릇, 기계 따위들을 모아 작년 12월 마을에 조그만 생활박물관을 열었다고 한다.

가을 햇살이 맑은 10월 셋째주 토요일에 풍물반, 과학발명반 학생들과 안면도행 직행버스를 탔다. 해수욕철도 멀찌감치 물러나 추수가 한창인 때라 우리 학생들밖에 손님이 없었다. 기사 아저씨는 생활박물관이라는 건 처음 듣는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한참을 달리더니 몽산포 앞턱에서 급정거를 했다. '신월향토유물관'이라는 문패를 달고 아담한 이층짜리 양옥이 길가에 서 있었다(신월은 신장리의 옛 이름이라 한다). "저게 뭔디 그려." 기사 아저씨도 목을 빼고 모양새를 짯짯이 훑어보더니 "돌아갈때도 학상들 데리러 올 테니 회사에 전화해주슈"하고 빈차로 떠났다.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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