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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eBook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진보와 보수, 문제는 프레임이다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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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4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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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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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2.08MB ?
ISBN13 9788937836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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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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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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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려면, 우선 그 프레임을 떠올려야 합니다. 일찍이 닉슨은 그 진리를 뼈아픈 방식으로 깨달았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 후 한창 사임 압력을 받던 당시의 일입니다. 이때 그는 TV에 나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그 순간 모두가 그를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이 일화는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프레임 구성의 기본 원칙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상대편의 언어는 어떤 프레임을 끌고 오는데, 그것은 내가 원하는 프레임이 아닙니다.
---「1장 어떻게 공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 것인가」중에서

조지 W. 부시가 백악관에 입성한 바로 그날부터 백악관에서는 ‘세금 구제’라는 단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말은 매일같이 반복되었고, 그의 정책을 설명하는 언론은 이 말을 받아 적었고, 서서히 공적 담론 깊숙이 파고들어 급기야 자유주의자들도 이 말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세금’이라는 말이 ‘구제’ 앞에 붙게 되면, 그 결과로 다음과 같은 은유가 탄생합니다. 과세는 고통이다. 따라서 이 고통을 없애주는 사람은 영웅이고, 그를 방해하는 자는 나쁜 놈이다. 이것이 바로 프레임입니다. 이 프레임은 ‘고통’, ‘영웅’ 같은 개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프레임을 불러일으키는 언어는 백악관에서 흘러나와 보도 자료에 삽입되었고, 모든 라디오와 TV 방송국의 전파를 탔고 모든 신문 지상에 실렸습니다. 그리고 곧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까지 세금 구제란 말을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는 격입니다. 민주당이 ‘중산층을 위한 세금 구제’를 제안했을 때, 우리는 그들이 과세를 괴롭힘이라고 여기는 보수 세력의 시각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1장 어떻게 공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 것인가」중에서

베트남 전쟁 중에 보수 세력은 미국의 대다수 똑똑한 젊은이들이 보수주의자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보수주의자’는 더러운 단어였습니다. 그래서 1970년에 당시 미 상공회의소 회장이던 루이스 파월은 닉슨에 의해 대법원 판사로 임명되기 불과 두 달 전에 ‘파월 메모’라고 알려진 메모를 남겼습니다. 이 메모는 훗날 보수주의의 운명을 결정한 문서가 되었습니다. 그는 나라의 가장 우수하고 똑똑한 청년들이 반(反)기업적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보수주의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썼습니다. 파월은 대학 안팎에 연구소를 세울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연구하고 책을 쓰고 이 젊은이들을 올바른 방식으로 사고하도록 가르치는 교수직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파월이 대법원으로 간 뒤에 이러한 생각은 당시 닉슨 정부 하에서 재무장관을 지내고 있던 윌리엄 사이먼이 이어받았습니다. 그는 쿠어스, 스케이프, 올린 등 몇몇 재벌들을 설득하여 헤리티지 재단, 올린 기금 교수직, 하버드 올린 연구소 등을 신설했습니다. 이 연구소들은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선 여기에 연관된 사람들은 쟁점 전반에 대하여 좌파들보다 훨씬 많은 책을 써냈습니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을 대변하는 지식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그들은 자신들을 미디어에 노출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냅니다. 텔레비전에 쉽게 출연하기 위해 연구소 아래층 홀에 스튜디오를 차릴 정도입니다.
---「1장 어떻게 공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 것인가」중에서

보수주의자들이 쟁점의 프레임을 성공적으로 구성했을 때 승리를 거두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들은 40~50년이나 일찍 출발했으며 싱크 탱크인 두뇌 집단에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이득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진보적인 재단들은 돈을 되도록 많은 곳에 드문드문 뿌립니다. 당장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풀뿌리 지원이 우선입니다. 활동가와 지지자들은 과중한 업무와 낮은 급료에 시달리고, 어떻게 대중과 소통할지에 대해 고민할 시간과 에너지를 갖지 못합니다. 보수주의자들은 인프라를 건설합니다. 미디어를 접수합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짭니다. 우익 법학도들이 로스쿨을 다닐 수 있도록 보수단체 가입을 조건으로 장학금을 수여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로스쿨을 졸업한 뒤에 좋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알선합니다.
---「1장 어떻게 공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 것인가」중에서

코미디언 지미 킴멜은 자기 쇼의 제작진 중 한 명에게 마이크를 들려 로스앤젤레스 길거리로 내보낸 다음 행인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하게 했다. ‘오바마케어’와 ‘저렴한 건강보험법 중에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십니까? 압도적 다수가 자기는 오바마케어는 싫지만 저렴한 건강보험법은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들 대부분은 이 두 개가 같은 법안임을 알지 못했다. 결국 명칭이 달라지면 일반적으로 그 지시물도 달라진다.

그들은 ‘자유’와 ‘생명’이라는 두 도덕적 영역을 택했다. ‘자유’와 관련하여 그들은 이 제도가 ‘정부의 [보험 산업] 장악’이라 공격했고, ‘생명’과 관련해서는 이 제도에 ‘사망선고위원회’(노인의 연명 치료와 관련된 전문가 위원회를 비꼬아 만든 이름)가 포함되어 있다는 말을 몇 달에 걸쳐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대통령과 행정부 관료들은 사실, 즉 이 법안의 조항을 열거하며 반격했다. 이는 소용이 없었다. 그의 고문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지지자 수가 약 1300만에 달하는 ‘미국을 위한 조직’의 이메일 리스트에 메모를 전송하여 주변 친구와 이웃들에게 대통령의 정책을 홍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억해야 할 것이 24가지가 있다고 말했는데, 기억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이러한 사실의 목록을 각각 8가지씩 세 묶음으로 나누었다! 어떤 인지과학자도 8개씩 세 묶음으로 구성된 목록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에게 귀띔해주지 않았다.

보수 세력의 프레임 구성 전술을 이해했다면, 오바마는 보수의 공격을 간단히 무력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진보적 시각에서 ‘자유’와 ‘생명’이라는 두 도덕적 쟁점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암에 걸렸는데 건강보험이 없으면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아마도 나는 고통 받다가 죽게 될 것이다(‘생명’의 문제). 자동차 사고로 다발성 손상을 입었는데 건강보험이 없으면 자유롭지 못하다. 평생 불구로 살거나 죽게 될 테니까. 다리가 부러졌는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면 자유롭지 못하다. 다시는 걷거나 마음대로 뛸 수 없을 테니까. 건강을 잃으면 우리는 노예가 된다. 질병은 우리를 구속한다. 심지어 시력에 치명적이지만 현대 의학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백내장마저도, 건강보험이 없으면 우리를 장님으로 만들어 구속한다.
---「7장 자유의 문제」중에서

이제는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게이 결혼을 지지한다. 19개 주에서는 게이 결혼이 합법이다. 그러나 나머지 31개 주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게이 결혼은 성경에 위배된다, 결혼의 정의 자체를 위협한다, 아이들을 동성애로 유인할 것이다, 게이 결혼은 섹스가 전부다 등의 보수적 프레임은 바뀌지 않았다. 최근의 보수주의자들은 ‘섹스’라는 단어와 ‘호모’라는 비어가 들어간 ‘호모 섹슈얼(homosexual)’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쓴다. 그리하여 동성 결혼을 호모섹슈얼 결혼이라고 한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수는 사랑과 헌신, 가정과 공동체를 상대로 지는 싸움을 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절대 다수가 게이 결혼을 수용하고 있다. 취임 직전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 결혼을 대놓고 지지하지 않고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진화하고 있다.”며 해석을 열어놓았다. 이제 그는 ‘진화했다.’ 진화의 은유는 변화하는 정치적 맥락에 대한 적응을 암시한다.
---「10장 ‘결혼’은 수많은 의미를 품고 있다」중에서

9·11 이후 부시 행정부가 프레임을 짜고 다시 고치고 은유를 찾아 헤맨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주된 프레임은 희생자에 대한 범죄로서, 범죄자들은 재판에 회부되고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범죄가 전쟁으로 바뀌고, 여기에 사상자, 적, 군사 행동, 전쟁수행 권한 같은 개념이 따라오는 데는 불과 수시간이면 충분했다. 정부 고위 관리들은 이러한 상황이 전쟁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들어맞지 않음을 인정했다. 적과 사상자는 존재하지만, 적군, 부대, 탱크, 전함, 전투기, 전쟁터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전략적 목표나 명확한 승전도 없다. ‘전쟁’ 프레임은 들어맞지 않았다. 콜린 파월은 구체적인 타격 목표, 분명하고 달성 가능한 승전의 정의, 명확한 철수 전략 없이는 부대를 투입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전쟁’의 경우 자신이 거론한 것 중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11장 테러의 은유」중에서

9·11 이후, 나는 부시 행정부가 국내에서 보수주의적 의제를 마음껏 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이유 있는 공포를 느꼈다. 이는 당시 미디어에서 말할 수 없는 주제였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그들은 부자들의 세금을 올려서 전쟁 비용을 대지 않았다. 오히려 깎아주었다! 그들은 ‘금고’에서 사회보장 잉여금을 꺼내 전쟁 비용을 댔으며, 민주당 소속 의원 중 단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이에 찬성표를 던졌다. 전쟁 수행 비용으로 지금까지 총 3조 달러가 들어갔으며,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병사들을 치료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지원하는 데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돈까지 계산에 넣으면 지금도 계속 증가 중이다.

이는 미국의 경제, 미국의 교육 체계와 기반시설을 망쳐놓았고 꼭 필요한 광범위한 공적 자원을 앗아갔다. 중산층은 더 가난해졌고 부유층은 더 부유해졌다. 지구는 더 더워졌다. 보수주의 운동은 점점 성장했다. 대외 정책과 국내 정책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전쟁을 위해 생산된 총은 총기 전시회장에서 판매되어 아이들을 죽인다. 국외의 적을 감시하기 위해 개발된 소형 무인 정찰기 드론과 컴퓨터 기술은 국내의 시민들을 감시하는 데 쓰인다. 그리고 국외의 전쟁에 들어가는 돈은 국내의 공적 자원을 고갈시킬 것이다.
---「11장 테러의 은유」중에서

우리 대외 정책의 핵심적 은유의 하나는 [국가는 사람]이라는 은유다. 이라크라는 국가를 사담 후세인이라는 한 사람으로 개념화하며 하루에도 수백 번씩 사용된다. “사담은 독재자야. 그를 막아야 해.” 같은 말을 하면서 이 은유를 사용한다. 이 은유는 첫 이틀 동안 투하될 3000발의 폭탄이 그 한 사람에게만 쏟아지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은폐한다. 이 폭탄들은 이 은유가 은폐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 우리의 전쟁 상대가 아닌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게 될 것이다.

‘구출’ 시나리오에서 첫 번째 희생자는 이라크 민중이고, 두 번째는 사담이 공격하진 않았지만, 그에게 위협받는 듯 보이는 이웃 나라들이다. 이것은 부시와 파월이 끊임없이 이라크 민중에 대한 사담의 범죄와 그가 이웃 나라를 공격하려 했던 무기의 목록을 나열하는 이유다. 미국인들 대부분은 이라크 전쟁이 이라크 민중을 구출하고 주변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였다. 실제로 이 전쟁은 이라크 민중의 안전과 복지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12장 은유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중에서

보수 지식인들이 한 일은 가정과 종교에서의 엄격한 아버지 도덕과 정치 및 비즈니스 사이에 프레임과 언어를 통해 연결 고리를 놓은 것이었다. 이 개념적인 연결 고리는 부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아주 강력한 힘을 확실히 발휘하므로 경제적 사익을 넘어서도록 한다. 이 도덕 체계의 암시에 의하면, 부자들은 땀 흘려 돈을 벌었고 부를 누릴 자격이 있는 선한 사람이며, 공적·사적 영역을 지배하는 이들이 이 사회의 올바른 도덕적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이는 일종의 보수적 사회 계약이다.

두뇌집단 지식인, 언어 전문가, 작가, 광고 에이전시, 미디어 전문가들이 40~50년 동안 작업한 끝에 보수는 사고와 언어의 혁명적 변화를 이루어냈다. 언어를 통해 그들은 자유주의자들이 (정책은 대중친화적임에도 불구하고) 나약한 엘리트이며 세금이나 축내는 비애국자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로널드 레이건의 소탈한 이미지나 조지 W. 부시의 존 웨인 식 ‘형님’ 이미지 등은 농촌 포퓰리스트들의 언어와 사투리, 몸짓, 이야기체 말투를 빌려온 결과다. 한편 보수주의자들이 라디오 토크쇼에 내세우는 진행자와 논객들이 말하는 방식은 지옥 불을 설교하는 전도사 스타일이다.

그러나 메시지는 똑같다. 자유주의자들이 미국의 문화와 가치를 위협하고 있으며, 그들에 대항하여 모든 전선에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에 따르면, 자유주의자들은 도덕, 종교, 가정, 진정한 미국인들이 아끼는 모든 것을, 나아가 나라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총기, 태아, 세금, 동성 결혼, 국기, 학교 내 종교 교육 등 자신들의 전략적 쟁점에 대해 자유주의자들이 취하는 입장을 통해 그들의 ‘반역’ 행위를 똑똑히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쐐기 쟁점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쟁점이 대표하는 엄격한 아버지의 세계관 때문에 중요하다. 개인이나 정부, 기업, 사회와 관련된 이 관심 분야들이 상호 보완 관계를 맺고, 모든 것을 포괄하는 도덕 체계로서의 보수주의는 진보적 가치와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막강한 구조를 만든다.
---「13장 보수가 원하는 것」중에서

정책 프로그램을 나열하는 것은 진보 세력의 결집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다. 프로그램이 구체적인 형태를 띠자마자 차이점이 불거지기 때문이다. 진보 세력은 주로 정책과 프로그램에 대해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미국인 대부분은 세부 정책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진보의 기본 가치는 미국을 서로 돌보는, 책임 있는 가정으로 보는 공동체적 가치다. 민주 정치의 의미란 빈민부터 평범한 시민, 크고 작은 사업가에 이르는 모두를 위해 공적 자원을 제공하는 정부를 통하여 이 돌봄과 책임에 근거해 행동한다는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이 낸 세금을 기반으로 한 공적 자원을 이용하여 부유해졌다면, 나도 그만큼 내 몫을 내놓아서 남들도 그런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야 공정한 것이다.

빨간 주와 파란 주,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를 막론하고 우리는 모두 한 배에 타고 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가 의미하는 바다. 그래서 우리는 9·11 직후 짧은 순간 그랬던 것처럼 단결해야 한다. 비열한 문화 전쟁에 휘말려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
---「14장 진보를 하나로 묶는 것」중에서

처음에 보수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하나씩 폐지하려고 하다가, 결국 사회보장 프로그램 전부를 한 번에 폐지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이는 심층적 유형의 전략적 계획으로서, 아주 많은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세금을 깎으면 정부 적자가 늘어나, 빈곤층 아동들을 위한 의료보장이나 장애인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에 투입할 예산이 없다. 따라서 보건, 교육, 환경 규제의 시행 등 전반적인 사회보장 정책이 후퇴한다. 동시에 그들이 생각하는 선한 사람들, 즉 주로 부유한 사람들(규율을 준수하여 부유해진 사람들)은 감세로 인해 상을 받게 된다.
---「15장 자주 하는 질문」중에서

공화당이 그렇게 거대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을까? 보수 세력은 공론의 프레임을 재구성하기 위해 40여 년에 걸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43개의 연구소를 지어 논쟁을 자기들 영역으로 끌어왔지만, 우리의 경우는 과학이 우리 편에 있다. 인지과학과 언어학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그 작업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훨씬 짧은 시간과 훨씬 적은 자원으로 그에 상응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또한 그들이 어떻게 언어적으로 단련했는지, 우리 자신을 어떻게 단련해야 할지도 알고 있다.
---「15장 자주 하는 질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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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은 내가 2012년 여름 EBS 〈다큐프라임〉의 ‘킹메이커’에 출연했을 때 주요 레퍼런스가 돼 주었던 저서다. 당시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고 한창 선거 운동을 벌일 때였고, 동시에 한국에서도 대선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때였다. 선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각 캠프들이 어떻게 어젠다를 세우고 그것을 어떤 프레임에 담아서 선거에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지 안다. 사실 정치는 그 핵심이 프레임 싸움이다. 평소에도 기자들에게 정치인이 만들어 내는 프레임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며, 그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은 기사가 좋은 기사라고 말한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 레이코프의 책이었고, 또 내가 참여했던 ‘킹메이커’였다.

특별히 개정판을 반가워하는 이유는, 당시에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도 ‘혹시 레이코프의 주장과 현실이 괴리되는 부분은 없을까’ 계속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개정판은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상당 부분 내놓고 있다. 물론 한국의 정치와 미국의 정치는 매우 다른 배경과 속성을 갖고 있으므로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정치가 프레임 싸움이라는 본질은 같을 수밖에 없고, 갖가지 경우를 대입하며 비교·분석하는 재미는 덤으로 얻으면 되는 것이다.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인지언어학계의 거목으로 프레임 이론을 제시하며 미국 진보세력의 전략 혁신을 촉구한 조지 레이코프의 명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10주년 전면개정판이 나왔다. 분량과 내용에서 대대적 보충이 이루어져 책의 의의가 더욱 빛난다. 이 책은 미국은 물론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선명한 지침을 제공한다. 자기주도 프레임이 없이 보수의 프레임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데만 급급한, 자족적이고 따라서 무능한 진보에게 승리는 오지 않는다. 유권자는 자기의 이익보다 정체성과 가치관에 따라 투표한다는 점을 망각하고 ‘탈이념’, ‘중도’ 운운하는 진보는 신기루를 찾는 격이다. 보수 집권 10년을 경험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많은 분들이 이번 10주년 전면개정판을 읽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세금 폭탄? 이 한마디의 은유가 대통령의 얼굴을 바꾸다니…. 모든 은유엔 음모가 숨어 있다. ‘프레임이 정책에 앞선다’며 프레임의 음모를 폭로한 언어학자가 있다. 레이코프는 언어학의 이론으로 무장한 비판적 지성이자 진보적 시민운동가이다.
- 황광우 (고전연구원장)
정치인이 궁금한 건 당신의 ‘의견’이 아니라 당신 머릿속에 있는 ‘프레임’이다. 당신의 ‘의견’은 당신이 어떤 프레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머릿속 어떤 프레임을 자극해야 자신을 지지할지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당신의 진짜 의견엔 관심이 없다. 하지만 당신이 이 책을 읽는 순간 정치인이 결코 당신의 머릿속을 쉽게 공략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당신이 그들의 머릿속을 공략할지도 모른다. 정치를 떠나 무엇보다, 자신의 ‘뇌’가 타인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이 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권한다.
-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한마디로 천재의 작품. 레이코프는 우파가 핵심 개념을 어떻게 프레임으로 구성했는지 밝혀내어 미국 정치에 대한 가장 독창적이고 가장 실천적인 분석을 제시한다.
- 조지 애컬로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어떻게 급진 우파는 평범한 미국인들이 거듭해서 자기 이익에 반하여 투표하도록 만들 수 있었는지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있는가? 문제는 프레임이다, 바보들아! 이 책은 미국 정치의 언어에 대한 힘 있고 간결한 입문서로, 정치적 프레임을 창출해 내는 이가 그 안의 내용까지 통제한다는 사실을 생생히 일깨운다. 이 책은 또한 우리가 처해 있는 이 난국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상세한 지도이기도 하다. 저자는 진보가 어떻게 정치적 내러티브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이 나라와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보여준다.
-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
우리 편의 논리를 가진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레이코프는 우익의 선동에 맞서는 법에 대해 중요한 교훈을 준다. 부시의 언어가 횡행하는 이 신 오웰주의의 시대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로버트 라이시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저자, 전 미국 노동부 장관)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되었을 때, 레이코프는 진보적 민주당원들도 우파와 마찬가지로 쟁점이 아닌 가치에 투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제 나쁜 프레임 구성으로의 퇴보를 막기 위해 그가 돌아왔다. 초판이 그랬듯, 10주년 전면개정판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제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외우고 자녀들에게도 가르쳐라. 우리 진보주의자들은 똑똑할지는 몰라도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는 능숙하지 않다. 이 책은 이 일을 좀 더 잘 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 하워드 딘 (전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미국을 위한 민주주의(DFA)’ 창립자)
이 책은 부와 권력을 지닌 한 줌도 안 되는 지배 집단이 어떻게 진보 운동의 양 발을 묶어놓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아직까지 궁금해 하는 이들을 위해 쓴 포켓판 선언문이다. 이 책을 한 번 읽으면 우리가 왜 졌는지 깨닫게 된다. 이 책을 두 번 읽으면 우리는 세상을 제정신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
- 폴 호큰 (『자연 자본주의』 저자)
이 책은 언어의 미묘함을 감지하는 언어학자의 귀와, 현대 정치의 복잡성에 대한 이해와, 진보적 이상에 대한 헌신이 결합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탄생하는지 보여 주는 훌륭한 사례다. 자유주의자나 진보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정치 언어가 작동하는 방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제프리 넌버그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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