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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한시

로맨틱 한시

: 사랑의 예외적 순간을 붙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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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7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68g | 148*210*30mm
ISBN13 9788950960483
ISBN10 895096048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그림 : 미우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바쁜 부모님을 따라 도시에서 시골로, 다시 시골에서 도시로 자주 이사를 다녔다. 언니와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아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많은 일을 경험했지만 한 곳에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어떤 일도 그리 오래 하지 못했고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애니메이터를 거쳐 주변에 소소하게 그림을 그려주다 동화작가의 꿈을 꾸게 되었다. 작은 전시를 하고 온라인 사이트의 일러스트를 그리며 《월간 객석》의 삽화, 『The Mountain Rats』의 표지 작업을 했다. 어린 시절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사소한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115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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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랑에 관한 한시를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알았죠. 나, 바보였구나.
부끄럽고 두려워서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도 멀뚱히 서 있기만 했구나.
붙잡지도 매달리지도 못했구나.

당신도 그래요? 당신도 사랑이 지나가는 걸 보고만 있었어요?

망설이지 말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이 글들을 썼습니다.

당신이 잘 해내면 나도 잘 해낼 것 같아서요. ---「글쓴이의 글」중에서

무엇이었을까?
그 빛은.
그 나비는.
어쩌면 나른한 햇살이 만들어낸 환각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십수년이 지나도 왜 잊히지 않는 걸까?
어떤 날, 빛은 내 피부를 콕콕 찌르며 묻는다.
정말, 누군지 모르겠어? 라고. --- p.23

내 안에,
나보다 더 슬퍼하는 누군가 있다.
나를 때리며 운다.
괜찮아지면 좋겠다. --- p.35

그녀는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고 말했다.
등이 축구장만큼 넓은 남자라고 했다.
무슨 말이든 하면 웃는 남자라고 했다.
생전 여자는 한 번도 안 사귀어본 것 같은 남자라고 했다.
나는 물어보았다.
“왜, 좋은 거야? 그 남자.”
그녀는 대답했다.
“몰라. 우연히 마주치거나 먼발치에서 뒷모습만 봐도 웃음이 나와.”

한 사람의 계절을 생각한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계절의 변화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나는 슬픈 계절이구나.
모르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여자를 내가 좋아한다는 것. --- p.41

삐삐로 전달할 수 있는 건 고작 번호뿐이다.
음성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적으면
삐삐는 음성 메시지가 왔다는 걸 알려주는 것뿐이다.
그런데 몇 개의 번호만으로 말을 했다.
사랑해,
빨리 와,
나의 천사, 라고.

그러니까 형태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마음이 깊을 때, 우리는 어떡하든 그걸 전하는 방식을 찾아낸다. --- p.59

“손 놓지 마.”
“땀났는데…….”
그녀는 내 손바닥을 자신의 옷소매에 문질렀다.
그리고 다시 손을 잡았다.
“손 놓지 마.”
“네.” --- p.79

마음의 전부가 한 사람을 향해 있을 것.
이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누군가 물으면
아마 전문가인 양 하는 사람들이
연애에 관해 수십, 수백 가지 조언을 하겠지만,
그게 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건 어쩌면 아주 간단한 문제다.
마음의 아주 작은 부분도 다른 사람에게 향해 있지 않는 것,
그런 의지를 보여주는 것.
그녀가 당신에게 오래 기댈 수 있게. --- p.117

‘너를 만나는 시간 동안 한순간도 불안하지 않은 적이 없어.
하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너를 만날 거야.
너를 만나는 기쁨은,
그것이 아주 짧은 시간이더라도,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니까.’

나는 지금도 그 편지를 보고 있다.

그 사람이 이 글을 읽을까?
조금이라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되면 좋을 텐데.

하늘을 한 번 보고, 눈물을 닦고,
다시 편지를 가슴 주머니에 집어넣고 일어나서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내 일과를 이어갔다.
긴 시간, 먼 곳에서의 여정이 마침내 시작된 것이다.

사랑은 길고 먼 여행 같아, 라고 답장을 적어 보내야 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늘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
그렇게 된다.

곁에 있어도, 곁에 없어도.
--- pp.25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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