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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번째 방문 - 빗물 거리의 요정
2. 두 번째 방문 - 바람 거리의 요정 3. 렝켄의 비밀 - 비밀은 없다 |
Michael Andreas Helmuth E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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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카 프라게차익헨 요정은 손가락 열두개로 탁자 위를 두드리며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떤 문제인데요?" 렝켄이 호기심을 나타내자 요정이 눈썹을 위로 치켜 올리며 말했습니다. "네가 그 설탕을 직접 먹어야 해. 지금 당장. 그게 유일한 방법이란다." "그냥 버리면 안 돼요?" "아니, 미안하지만 안 돼. 그래도 아무 소용이 없어. 그렇게 해도 이미 정해진 사람에게로 다시 되돌아가게 되어 있거든. 집에서 수만 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 버린다고 하더라도, 버리는 순간 설탕이 네 엄마, 아빠의 찻잔 속으로 들어가게 돼. 그것이 보통 평범한 설탕이 아니라는 것은 너도 이해할 수 있겠지?" 링켄은 머뭇거리며 대답했습니다. "물론이에요. 그렇지만...... 내가 그 설탕을 먹으면 엄마와 아빠에게 일어났던 일과 똑같은 일이 내게 벌어지잖아요. 그럼 내 키가 점점 더 작아지게 되는 건가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만약에......" "만약에 뭐요?" "만약에...... 네가 네 엄마, 아빠의 말을 절대로 거역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그러면 괜찮아. 정말이란다." "아, 네." 링켄은 한동안 아무 말도 안 했고, 요정 역시 그랬습니다. --- pp.72-74 |
요정이 마침내 소리쳤습니다.
"알았다! 내가 각설탕 두 개를 주마. 물론 마법을 부리는 각설탕이야. 그것을 네 엄마, 아빠가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커피나 차 속에 넣으렴. 아무 고통도 없단다. 그 설탕을 먹은 다음부터는 부모님이 네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원래의 키에서 절반으로 줄어들게 될 거야. 매번 절반으로 줄어드는 거지. 이해할 수 있겠지?" 요정은 이상하게 생긴 통 속에서 보통 각설탕처럼 보이는 각설탕 조각을 두 개 꺼내 렝켄 앞으로 밀어 주었습니다. 렝켄이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마예요?" "공짜야. 처음으로 상담하러 온 사람에게는 언제나 무료지. 그렇지만 두 번째부터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단다." --- pp.17-19 |
물론 그 결정은 지금 네가 이 자리에서 내려야 해.너무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게되어 계속 그렇게 지내야 하거든.살다보면 그런 일이 종종 있잖아.
--- p.69 |
'난 네 결정에 어떤 영향도 미치고 싶지 않단다. 혼자 생각해서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결정을 내려야 해. 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네게 사실대로 이야기해 주고 싶었을 뿐이야. 너도 이해할 수 있겠지?'
--- p. |
입장 바꾸기를 통해 얻는 행복한 화해
대개의 가정에는 크든 작든 구성원 간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여기서 렝켄이라는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소녀는 이 갈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렝켄의 인식 수준으로는 부모가 자신을 억압하는 힘의 논리가 "크기와 수"의 논리로 이해된다. 그래서 아이는 요정에게 부모가 자기보다 크고, 두 사람이라서 대적하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소녀는 현실 공간에서 이 갈등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결국 마법의 손을 빌리게 된다. 그러나 그 마법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자기도 상대의 처지에 빠져 봐야 한다는 엔데는 부모와 아이 둘 다에게 시련을 체험시키고 그 체험을 통해서 구성원이 행복하게 화해하는 결말을 택한다. 그러나 이 작은 소품에서도 『모모』나 『끝없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우주적인 질서의 회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엔데의 철학이 엿보인다. 렝켄이라는 어린 소녀의 인식 수준으로는 가정이라는 테두리가 광대한 우주만큼이나 넓은 공간일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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