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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의 섬

색맹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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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26g | 150*192*30mm
ISBN13 9791185430843
ISBN10 118543084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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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란 말하자면 자연의 실험실로, 독특한 생물들의 보고라는 지리적인 특성으로 축복 혹은 저주받은 장소다. 마다가스카르의 다람쥐원숭이와 포토원숭이, 늘보원숭이, 여우원숭이와 갈라파고스의 코끼리거북이 그리고 뉴질랜드의 날지 못하는 거대한 새들, 이 모두가 자기들만의 고립된 서식지에서 독립된 진화의 길을 걸어온 단독 종 혹은 속이다.--- p.21

완전한 색맹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보는 세계는 어떨까? (중략) 어쩌면 그들은 명암과 질감과 움직임과 깊이를 뚜렷이 인지하는 능력이 더욱 발달하여 어떤 면에서는 우리 것보다 더 강렬한 세계, 실체가 강조된 세계에 사는 것은 아닐까?--- p.23

공상에 가깝긴 하지만 나는 자기네만의 독특한 멋과 예술, 음식, 의복을 지닌 완전한 색맹 문화를 상상했다. 감각기관, 상상력이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곳, ‘빛깔’이 가리키는 내용이나 의미가 전혀 없어 빛깔의 이름도 빛깔에 대한 은유도 빛깔을 표현하는 말도 없는 그러나 우리가 그저 ‘잿빛’ 한마디로 끝내버릴 질감과 농담에 관해서라면 제아무리 미묘한 것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언어를 가진, 그런 문화 말이다.--- p.28

풍부한 구아노 매장량으로 그 값어치를 인정받는 존스턴 섬을 1856년 미국과 하와이 왕국이 동시에 점유했다. (중략)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 공군이 손에 넣은 뒤로 “한때 목가적이던 이 산호섬은 태평양에서 가장 유독한 땅으로 변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핵실험 장소로 이용되었고, 여전히 핵실험이 대기하고 있으며 산호섬의 한쪽 끄트머리는 아직도 방사능 오염 구역이다. 잠시 생화학무기 실험지로 고려되었지만 방대한 철새 서식군 덕분에 배제되었는데, 이 새들이 치명적인 전염병을 본토로 쉽사리 옮길 수도 있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p.38

수천 개의 섬이 우주의 무한한 공간을 사이에 둔 하늘의 무수한 행성들만큼이나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섬의 성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이건 야망이건 공포건 기근이건 종교건 전쟁이건, 무슨 이유가 되었건 인류사의 위대한 항해가들이 직감에 가까운 지식과 하늘의 별만을 길잡이 삼아 몰려왔던 곳이 바로 이 폴리네시아라는 광대한 은하계였다. 그들은 그리스인들이 지중해를 탐험하고 호메로스가 오디세우스의 방랑을 이야기하던 3천 년도 더 전에 이곳으로 왔다.--- p.49

아이들이 숲에서 튀어나오고 몇몇은 어깨동무를 하고 열대 초목은 사방으로 무성한 이 기나긴 순간, 나는 원시의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혔다. 내 안에서 사랑이 물결쳤다. 이 아이들에게, 이 숲에, 이 섬에, 이 모든 광경에. 이것은 낙원, 마법에 가까운 현실이었다.--- p.56

핀지랩을 바라보며 한때 드높았던 화산이 수천만 년에 걸쳐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가라앉았다는 것을 생각하니 시간의 무변함이 피부로 느껴지는 듯했으며, 우리의 남태평양 탐험이 공간여행일 뿐만 아니라 시간여행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p.64

나는 색맹 주민들에게 다양한 뜨개실의 빛깔을 알아볼 수 있는지 아니면 빛깔이 같은 것끼리 맞추는 것이라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짝 맞춤은 분명코 빛깔이 아니라 밝기로 이루어졌다. 노랑과 연파랑은 하양과 한 묶음이 되고, 진빨강과 녹색은 검정과 한 묶음이 되는 식이다.--- p.80

우리는 진료소 앞에서 우리가 가져온 광각 선글라스와 모자, 햇빛 가리개를 나눠주었고, 다양한 결과를 얻어냈다. 눈을 찌푸리며 목청이 터져라 울어제끼는 색맹 아기를 품안에 안은 한 어머니가 소아용 선글라스를 방아 아기 코에 엊으니 아기가 잠잠해지고 곧바로 행동에 변화가 일어났다. 아기는 더는 눈을 깜빡이지도 찌푸리지도 않고 호기심 가득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주변의 사물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p.82

비가 계속 쏟아지는데 해가 다시 나왔고 하늘과 바다 사이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타났다. 크누트는 이것이 빛나는 활처럼 보인다면서 그동안 보았던 다른 무지개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쌍무지개, 뒤집힌 무지개, 그리고 한번은 완전한 동그라미 무지개, 이런 것들. 크누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시력, 그의 눈에 보이는 세계가 어떤 면에서는 허약한 구석도 있지만 또 어떤 면으로는 우리 못지않게 풍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p.98

우리는 만드의 색맹 어린이 몇 명만 보고도 사람이 지각 능력에 문제가 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이론적 지식과 요령을 깨치며 호기심과 기억력을 과도하게 발달시키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직접적으로 지각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인식 작용으로 벌충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p.109

빌은 예수회 선교사로 폰페이에 자원했는데 원주민들에게 농업 경영과 멸종 위기종 보존에 대해 가르칠 계획이었다. 그는 처음 여기 올 때는 자기도 서양 과학의 자만에 젖은 건방진 사람이었는데 토박이 주술사들의 섬의 식물종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상세하고 체계적인지를 알고는 콧대가 납작해졌다고 말한다. 그 사람들은 망그로브 늪지에서 해초지, 산꼭대기의 왜관목림까지 10여 가지 생태계를 알고 있었다.--- p.123

괌은 1950년대와 60년대의 신경학자들에게 특별한 반향을 일으켰던 곳인데, 이 섬의 풍토병으로 괌의 차모로 부족이 리티코-보딕이라고 부르는 특이한 질병에 관한 보고가 활발하게 발표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이 질병은 때로는 신경위축성경화증과 비슷한 진행성 마비 질환인 ‘리티코’로, 때로는 파킨슨증과 흡사하며 왕왕 치매와 함께 나타나는 질환인 ‘보딕’으로 나타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 p.146

나는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에스텔라에게 눈이 갔는데, 조각상처럼 서서 한 팔은 쭉 뻗고 고개는 뒤로 기울고 뭔가에 홀린 듯한 표정이 내 뇌염후 환자 한 사람하고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누가 그녀의 팔을 어떤 자세로 만들면, 겉보기에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몇 시간씩 그 자세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혼자 그냥 놔두면 꼼짝도 않고 마치 주문에 걸린 것처럼 허공을 멍하니 응시하며 침 흘리며 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을 걸자 에스텔라는 바로 대답했다. 적절히, 재치 있게.--- p.160~161

에스텔라의 남편 호세는 아주 달랐다. 우선 생리 작용부터 달랐다. 일그러짐이 누구보다 심하고 이를 악무는 확실한 파킨슨증으로, 근육이 뭉치고 굳어져 어떤 동작을 취하려 할 때마다 근육끼리 싸우고 뒤엉키곤 했다. 팔을 뻗으려 하면 삼두근이 길항근인 이두근의 움직임에 저항을 받고, 또 역으로도 마찬가지였다. 팔이 자꾸만 굽힐 수도 뻗을 수도 없는 요상한 동작에서 멈춰버렸다. 비슷한 일그러짐과 비슷한 경직이 전신의 근육에 영향을 미쳤다. 전신의 신경이 그의 뜻을 저버렸다.--- p.162

1710년 무렵 괌에는 차모로 남자는 사실상 한 명도 없이 여자와 아이만 천 명 정도가 남았다. 40년이라는 시간 안에 인구의 90퍼센트가 쓸려나간 것이다. 이제 저항이 없어졌으니 선교사들은 거의 절멸된 차모로 부족이 살아남을 길을 찾아, 말하자면 자기네 식인 기독교와 서양식으로 의생활을 바꾸고 교리문답을 배우고 그들 고유의 신화와 신과 풍습을 버리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p.190

그동안 차모로 사람들 사이에는 서양 의사들에 대한 분노가 쌓여왔다. 차모로 사람들은 그들의 사연과 시간, 피, 나아가서는 뇌까지 바쳐왔다. 그러면서 종종 자기네가 의학 표본이나 실험 대상일 뿐, 여기에 와서 실험하는 의사들이 자기들한테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p.194

말도 못 하고 움직이지도 못하지만, 그들의 눈에 토마사는 여전히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이며 여전히 가족과 공동체의 일부이다. 그녀는 죽음을 맞이하는 그날, 이제 그렇게 멀지 않은 그날까지 맑은 의식과 품위와 인격을 지키며 가족과 마을의 품속에서 편안하게 지낼 것이다.--- p.197

나는 입센이 말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실어증과 반신불수가 와서 더는 밖에 나가지도, 글을 쓸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났다. 그러나 그는 항구와 길거리, 활기 넘치는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방의 키 큰 창가에 서 있게 해달라고 한사코 고집을 부렸다. “나는 다 보여.” 그는 몇 년 전에 한 젊은 동료에게 더듬더듬 말했는데 다른 능력은 다 잃었어도 보고자 하는 열정, 구경꾼이 되고자 하는 열정은 그대로 살아 있었던 것이다. 나는 여기 현관에 앉아 있는 헤수스 할아버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p.223

섬의 고립성이라는 특수성이 부여한 잠시의 가능성, 짧은 시간 스치고 지나가는, 기이한 유전자 이상, 유전자의 소용돌이. 그러나 섬은 바깥세상으로 열리고 사람들은 죽거나 다른 종족과 결혼하여 유전적 특성은 희소해지고 그러면서 병도 사라진다. 그처럼 고립된 지역에 발생하는 유전병의 수명은 여섯에서 여덟 세대로, 대략 200년이면 그에 얽힌 기억과 흔적과 함께 그침 없는 시간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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