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03월 28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374g | 137*195*30mm |
ISBN13 | 9788955618242 |
ISBN10 | 8955618247 |
발행일 | 2016년 03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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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374g | 137*195*30mm |
ISBN13 | 9788955618242 |
ISBN10 | 8955618247 |
여자의 매듭 조몰락거리는 여자 사랑 연극 남자의 욕망 여자의 성욕 음풍 잠재적 소망 사십팔수 아이보다 남자 세일러복을 입은 여학생 내 사랑 중학생 무라사키노우에 남자에게 6계명 작전을 식구와 섹스 정을 통하다 초경 외설의 냄새 배 나온 남자의 정감 여자의 출격 월경 남자의 빗나간 예상 척, 확, 훌훌 집 생각 명기, 명검 낳아라, 번식하라 바람기 정관 수술 스스럼없는 남자 내 사랑 조선인 요바이 룰 산도깨비 남자의 3대 쇼크 여자의 3대 쇼크 자유자재로 변하는 능력 계약 결혼 남자의 성적 능력 옛날 귀족이 되고 싶어 요령이 있다, 없다 플레이보이 애처로운 남자 꽃은 벚꽃, 여자는 멍청이 뒷마무리 여자는 허벅지 인생은 주마등 불순함을 권장함 장사꾼 넉 장 반 판결에 대하여 사랑과 위로 침소 사퇴식 작품 해설_사카이 준코 옮긴이의 말 |
다나베 세이코)분이 쓰신 성담론이라니, 일단 웃기지 않은가. 만담가처럼 느물느물 상대와 주고 받고 치고 빠지는 남녀의 대화를 객석에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가모카 아저씨가 말하는 대목을 읽으면 새롭다. 이건 뭐 여자인 내가 상상도 못하는 부분이 막 튀어나오는데,,, 아아, 난 아직 모르는게 너무 많구나, 더 공부해야겠구나, 야한 책을 더 읽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학구적이어서 그런겁니다. ㅋㅋ)
하지만 다 좋았던 것은 아니다. 여자의 '평생에 걸친 성욕'을 이야기하면서도 결혼을 강조한다거나 정관수술한 남자는 성적 매력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도 종종 있었다. 저자분이 1920년대 생이어서 그런가. 반면, 이런 점이 소소한 역사문화에 관심이 많은 내겐 뜻밖의 수확을 얻게 해 주었다. 연배가 있으신 두 분의 경험담과 견문이기에, 이론서에서 찾아 읽을 수 없는 생생한 부분이 종종 있다. 전근대 일본의 '요바이', '침소 사퇴식'에 대한 서술 부분이 특히 그렇다. (요바이는 남성이 밤에 여성의 침소에 찾아가 성관계를 하고 날이 밝기 전에 돌아오는 것. 결혼, 약혼이나 연애 관계랑 상관없이 성관계만 목적. 침소사퇴식은 장군 혹은 영주의 부인이 서른이 넘기면 부군의 침소에 드는 것을 스스로 사양하고 첩을 추천하는 것. - 이런 거 어떻게 아냐고 묻지 마세요. 일본사나 일본 역사 소설 읽으면 많이 나옵니다. -_-)
요바이에는 기나긴 세월 동안 그것을 체험한 사람들이 생활의 지혜를 발휘해 만들어 온 '요바이 법'이라고 할 만한 룰이 엄연히 존재한다. 그런데 그 룰이 지금 엉망이 돼 버렸다. 룰이 어그러지면 요바이를 진심으로 즐길 수 없다. 지금의 일본인은 요바이를 진심으로 즐길 만한 문화적 수준에 이르지 않은 것이다.
- 189쪽에서 인용
저자는 프리섹스나 원나잇의 성행을 요바이 문화의 확대라고 보지 않는다. 마을의 여러 남자를 상대하다 처녀가 애비 모를 아이를 임신하면, 그녀가 아버지라고 지목한 남자는 무조건 그녀와 아이를 책임진다는 '요바이 룰'이 지켜지지 않기에, 남자들이 쾌락만 맛보고 여성을 이용하려 드는 이런 프리 섹스 문화가 만연한 현대 일본은 오히려 요바이 풍속이 성행하던 전근대보다 문화적 수준이 낮다고 일갈한다. 흠, 이런 시선, 멋지다.
침소를 사퇴하는 건 여자의 체면 때문이었어요. 색을 밝히는 여자라고 여겨지는 건 옛날 여자들에게 있어서 죽기보다 싫은 수치스러운 일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침소를 물리는 본래 목적은 고령 출산을 피하기 위해서였대요. 책에서 봤어요. 옛날 귀족의 정부인은 머나먼 도쿄에서 온 대단한 집안 따님이 많았는데, 그런 사람들은 바람 한 번 쐬어 본 적 없이 자란지라 몸이 약한 사람이 많았고, 따라서 고령 출산을 하게 되면 죽게 될 수도 있었대요. 고귀한 가문의 따님이 시가에서 죽으면 자칫 정치 문제로도 번질 수 있었기 때문에 정성껏 모셨던 것이지요. 이게 관습이 되고 규율이 된 거랍니다. 부인들이 조신해서 침소를 물린 게 아니라고요.
- 228쪽
이런 식으로 저자는 침소 사퇴식에 대해서도 본질적인 면을 이야기한다. 본처를 몇년 상대하다가 질릴 즈음 그녀를 물리고 새 여자를 상대할 판타지에 젖어서 현대에도 침소 사퇴식이 있었으면, 하고 좋아라하는 가모카 아저씨를 말로 물리친다. 재미있다.
그런데, 40대 중년 남녀가 대화하는 형식이고, 1970년대가 배경이어서 그런지, 가모카 아저씨는 너무도 당당하게 유부남의 불륜과 성매매 경험을 말한다. 거사를 앞두고 출격 준비를 말하는 대목에서 여자인 오세이는 생리 주기 체크와 화장품 속옷 등을 말하는데 이 아저씨는 지갑과 '아내에 대한 알리바이'를 말한다. 뜻밖에 허를 찌르는 웃음을 주기는 하지만, 불쾌한 기분이 든다. 게다가, 아내를 속이고 꼬신 상대 여성에게 돈을 많이 들여 근사한 대접을 해서 분위기를 잡았는데 결정적 순간에 상대 여성이 생리 기간이라고 거부하자, 가모카 아저씨가
"그럼 그렇다고 처음부터 말했으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 아닙니까. 이건 사기 아닌가요? 편취아닌가요?(127쪽)"뭬야? 먹고 튀겠다는 거야. 뭐야?(128쪽)"
이런 말을 하는 것에서는 아주 질렸다. 그런데 상대 여성은 매우 미안해하며 아저씨를 달래주고 있다! 나원참, 나 같으면 당장 지갑에서 그날 저녁값을 꺼내 아저씨 면전에 뿌린 다음, 하이힐을 벗어 들고 마구 패 줄텐데. 이 견공의 자제분아! 사기에 먹튀라니? 하고 소리지르면서. 아놔, 나는 이 분야의 경험과 공부 부족 때문만이 아니라 성격이 이래서 평생 관능적이고 에로틱한 책은 못 쓰겠구나!
참, 제목인 '여자는 허벅지'는 가모카 아저씨가 첫 경험을 할 때 여자의 허벅지가 상상보다 너무 두꺼워서 놀랐다는 경험담에서 유래한다. 엉? 원래 여자는 엉덩이보다 허벅지가 더 두껍다는 것도 모르다니?
'호박씨를 깐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지. 그닥 좋은 의미로 쓰이는 말은 아닌 까닭에 못 들어봤을 수도 있겠다. 앞에서는 시치미 뚝 떼고 조신한 척 하면서 뒤로는 딴 짓거리를 한다는 뜻의 이 말은 '간통'이 불법이었던 시절의 밤문화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던 듯하다. 그렇다고 지금은 '간통'이 합법화 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법으로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온전히 각자의 도덕적 판단에 맡기겠다는 뜻이니 국민의 교육이나 의식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헌법재판소가 내린 '간통법 폐지'의 사유에 있어서도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이런 점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간통법이 폐지되었다고 하여 국민 개개인의 교육수준과 도덕성이 함께 좋아졌다고는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양자 간에는 정의 상관관계가 아니라 부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성적으로 개방된 듯 보이는 일본도 매춘이 합법화된 것은 아니지만 출판이나 영상매체에서의 성적인 묘사는 우리나라에 비해 확실히 자유로운 듯 보인다. 달리 말하면 이것은 법적으로 규제할 것은 규제하지만 실현 불가능한 엄격한 법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선을 긋고 그 안에서는 대부분 허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의 성문화가 이렇다 보니 작가들의 성적 담론도 거침이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실생활에서 극도로 절제하는 일본인의 스트레스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성적인 방면으로 분출되는 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에세이 <여자는 허벅지>는 제목만큼이나 여성의 성에 대한 도발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다. 여자가 말하는 여성의 성 담론은 자칫 딱딱하고 이론적이어서 재미가 없거나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흘러 공감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연애소설로는 일가견이 있는 작가의 노련함은 이 책에서도 십분 발휘되어 솔직하면서도 불쾌하지 않고, 지적이면서도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1971년부터 1990년까지 주간지 '슈칸분슌(週間文春)'에 연재한 칼럼 중 일부를 묶었다는 이 책은 그동안 흘러간 세월과 함께 시대에 뒤떨어진 한물간 이야기로 넘쳐날 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여자는 자신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의 부인'이라 불리고 싶어 한다. '~의 부인'이라 불러 주었을 때 여자는 비로소 꽃이 된다. 이것은 단순히 '이제는 매일 남자랑 잘 수 있겠다'라는 즉물적이고 쩨쩨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남자의 성욕은 한순간 발산하면 그것으로 끝이 나지만, 여자의 그것은 느리고 느긋하고 지긋하며 길고 천천히 피어난다. 다시 말해 남편을 두고 아이를 낳아 키워 세상에 내보내는 그 모든 행위가 성욕인 것이다." (p.37)
작가는 자신의 일방적인 이야기로 인해 책을 읽는 독자가 자칫 흥미를 잃지나 않을까, 우려하여 '가모카 아저씨'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킨다. 이를테면 '가모카 아저씨'는 작가의 이야기 파트너인 동시에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평범한 중년 남성의 이미지를 재현함으로써 때로는 작가로부터 심한(?) 공격을 받기도 하고 찌질한 모습 때문에 남성 독자의 동정(?)을 받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재미와 함께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가모카 아저씨한테 시험해보자. "이 세상에 명기란 것이 정말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여자가 진심으로 사랑해 몸과 마음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불태울 때 누구나 명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당연히 어떤 여자든 자신을 불태우면 명기가 될 수 있겠죠." 이것으로 아저씨는 여자 경험이 빈약하다는 걸로 판명되었다." (p.151)
두 사람의 성 담론은 성욕, 월경, 바람기, 정관수술, 체위, 불륜 등 다방면으로 펼쳐지지만 단순히 재미와 호기심의 충족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말하자면 이 책은 성과 관련된 인생론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이제 막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사춘기 시절에서부터 '침소 사퇴식'을 해야 하는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인생 경험을 남성과 여성의 입장에서 다룸으로써 자칫 삼류 외설 문학으로 흐를 수도 있는 여지를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일본의 에세이스트 사카이 준코는 이 책의 해설 '어차피 쓸 거라면 다나베 시이코 씨처럼'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는 이 에세이를 통해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재확인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비로소 생겨나는 묘미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이렇게 긴 음담패설을 읽고 났는데도 기분이 상쾌한 것은 남성을 무참히 때려눕히기보다 우열을 가리지 않은 채 끝맺었기 때문 아닐까요." (p.309)
요즘은 성희롱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진 까닭에 어떤 자리에서건 성과 관련된 농담이 거의 사라졌지만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하더라도 성인 남녀가 모인 사적인 자리에서는 언제든 19금 농담이 성행했었다. 물론 때로는 듣기 거북한 농담으로 인해 어색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말이다. 반면에 방송이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지금보다도 더욱 엄격하게 금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남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정한 수위를 넘지 않는 성적 농담이나 성 담론은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일종의 윤활유와 같은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수위 조절이라는 게 무척이나 어려워서 농담 한마디로 인생 전체를 망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겠다. 이 책의 재미있는 부분을 인용하기 어려운 것도 다 수위 조절을 신경쓴 탓이다.
간만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DVD를 구해서 보았다. 다나베 세이코
이 여자가 이렇게 감성적인 소설을 썼다고?
단지 제목이 재미있어서 아내와 공유하려고 산 책의 저자가 이렇게 재미난 사람일 줄
이야...... 가끔은 심사숙고하는 것보다 우연한 인연이 더 재미있기도 하다.
말 나온 김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내용을 잠시 보자
2003키네마준보 선정 베스트 일본영화 4위
2004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고 화제작
그래 최소한 13년은 된 영화였다.
DVD에 광고 문구를 그대로 옮겨본다.
잊혀지질 않아 그 겨울, 바닷가 ...
좋아해. 너도, 네가 하는 모든 일도.
어느날 유모차에 탄 그녀가 내게도 왔다! 츠네오는 마작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
를 하는 대학생이다. 어느 날 그녀는 언덕길을 내려오는 유모차와 마추친다. 그
안에는 놀랍게도 한 소녀가 있다. 다리를 쓰지 못해 할머니가 끄는 유모차를 타고
거리를 산책하는 소녀의 이름은 조제. 우연한 만남으로 조제의 집에 드나들면서, 츠네오
는 점차 조제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둘만의 아름답고 특별한 사랑이
시작되는데 ......
이런 판다스틱한 영화의 소재가 되는 소설을 쓴 사람이
중년의 아저씨와 술을 마시면서 술을 적게 마시는 사람은 쪼잔하다느니
너도 허벅지에 천착하냐는 등의 물음을 묻는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리고 나
이가 들면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야(?)하다는 속설이 생각났는데 ......
영화와 소설 그리고 에세이를 통해 만나는 작가나 배우의 인상이 꼭 하나로
통일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매력적이고 오래 보고픈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
각을 해본다.
오늘도 출근하는 나를 잡아세워 자기 등산화에 묻은 흙을 털어달라던 아내는
월악산으로 등산을 가고 땀을 뻘뻘 흘리고 6시 20분이 지나 곧 30분까지 해당되
는 아침버스 할인에 늦을까봐 50미터쯤 전력질주를 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
다.
'임원이 되든 무엇을 하든 이 말썽꾸러기가 없다면 내 삶은 참으로 재미없을
꺼야.'라는 생각 말이다.
월악산 다녀와서 무릎이 아프다고 투덜거릴 그녀를 오늘 밤 10시에는 볼 수 있
을 것이다. 전속 마사지사 역할은 오늘도 계속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