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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틈새

푸르른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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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09쪽 | 479g | 153*224*30mm
ISBN13 9788954602785
ISBN10 8954602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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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 읽었던 소설을 마흔에 이르러 다시 펼쳐든다.
단정한 문장 사이로 동경과 갈망과 결핍의 한 시절이 빛살처럼 지나간다. 우리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지 기어이 알아내고자 때로는 온몸으로 바깥으로 향하고, 때로는 내면 깊숙이 침잠하던 시절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다 해도 누구나 청춘의 시절을 겪는다. 그 시절 우리가, 그들이 얼마나 서툴고 불안한 존재였는지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작가는 그 시절을 이야기할 때 빠져들기 쉬운 유혹들을 외면한다. 80년대를 통과한 스무 살 젊음의 고뇌와 방황을 과장하지 않는다. 허세를 부리지도, 엄살을 떨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미화하지 않는다. 곳곳에서 웃음이 스며나지만 사유는 가볍지 않다. 남루할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은 격조 있는 문체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치장들을 걷어버린 자리에 오롯이 남아 있는 것은 삶에 대한 진정성이다. 삶의 근원에 맞닿아 있는 가식 없는 울림이다.
박현욱(소설가)
『푸르른 틈새』를 통해 나는 내 스스로 나도 모르게 유배시킨 나의 가장 소중한 우울을 곱씹는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잃어버린 지도 모른 채 살았던 내 과거와 만나며,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나만의 후미진 과거를 남몰래 애도한다. 책갈피를 서너 장만 넘기면, 나는 어느새 스무 살 풋내기 시절로 돌아가 있다. 그녀의 문장 속에서는 예리한 지성과 따스한 멜랑콜리가 불안하게 공존한다. 권여선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내게는 그저 작가 한 사람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직 완전히 떠나오지 못한 나의 이십대, 내 소중한 벗들의 이십대가 동시에 덮쳐오곤 한다. 해설이 아닌 인터뷰를 선택한 이유는 그녀를 삼인칭의 미학적 거리가 아닌, 이인칭의 육체적 직접성으로 만나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품 그 자체만큼 ‘이인칭의 그녀’를 뜨겁게 대면할 수 있는 또 다른 참고문헌은 없을 것이다.
정여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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