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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의 비상

흡혈귀의 비상

: 미셸 투르니에 독서노트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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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4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608쪽 | 756g | 128*188*35mm
ISBN13 9788972752189
ISBN10 8972752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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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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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은주
미셸 투르니에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번역하기에 가장 험난한 고준이라 할 그의 독서노트 《흡혈귀의 비상》에 도전한 번역자 이은주 씨는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미셸 투르니에로 박사 과정에 있다. 광범위하고도 텍스트적인, 지적 사유와 위트로 흘러 넘치는 저자의 깊이 있는 통찰의 고지까지 정확하고 예리한 참구로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역자의 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지극한 애정으로부터 가능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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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한 명의 저자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수의 저자들을 갖는다. 그것은 그 책을 읽은 사람, 읽는 사람, 읽을 사람들 전체가 창조 행위에 있어서 책을 쓴 사람에게 마땅히 보태어지는 까닭이다. 쓰여졌으나 읽히지 않은 책은 온전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반(半)존재만을 가졌을 뿐이다. 그것은 하나의 잠재성이며, 존재하기 위해 열심히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알맹이가 없이 텅 빈 불행한 존재이다. 작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며, 한 권의 책을 출판할 때 그는 익명의 남녀의 무리 속으로 종이로 만들어진 새떼를, 피에 굶주려 야윈 흡혈조들을 풀어놓는 것이다. 그 새들은 닥치는 대로 독자를 찾아 흩어진다. 한 권의 책이 독자를 덮치면, 그것은 곧 독자의 체온과 꿈들로 부푼다. 그것은 활짝 피어나고, 무르익어, 마침내 자기 자신이 된다. 그것은 작가의 의도들과 독자의 환상들이 구별할 수 없게 뒤섞여 있는` `어린아이의 얼굴에 아빠의 모습과 엄마의 모습이 섞여 있듯이` `풍부한 상상의 세계이다. 마침내 독서가 끝나면, 소진되어 독자에게서 버림받은 그 책은 제 상상력을 수태시키려 다른 생명을 기다릴 것이며, 그 소명을 실현할 기회를 만나면, 마치 수탉이 무수한 암탉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듯, 이 손에서 저 손으로 넘나들 것이다.
--- pp 12-13
무용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이라고 장 콕토는 시에 대해서 말했다. 작가와 창조적 예술가에게 이 모순적인 상태로부터 유래하는 결과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존경받고 사랑받고 칭송되지만, 또한 기생충과 돌팔이 약장수처럼 은밀히 경멸당한다. 음악가, 소설가, 희곡작가 그리고 시인들은 모두 어릿광대들인 것이다! 모순은 경제적인 차원에도 있다. 하나의 작품은 얼마큼의 가치가 있을까? 예술가는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대가를 받아야 할까?`이 질문들에, 받아들일 수 있는 대답은 두 가지뿐이다. 전무 아니면 무한. 셰익스피어, 발자크, 발레리에게 어떻게 돈을 지불할 것인가? 그들이 그들의 '고객들'에게 제공한 '서비스'를 누구도 결코 수치로 환원할 수 없을 것이며, 따라서 그들에게 모든 것을 줄 수는 없으므로, 만일 그들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최선의 답은 아마도 그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이 될 것이다.
--- pp 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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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에는 '독서노트'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이 부제는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글들이 위치하고 있는 지점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치한 분석이 있다는 점에서는 비평에 가깝지만, 비평가가 할 수 없는 자유로운 해석과 상상이 있다. 치밀한 비평가와 분방한 소설가가 함께 있다고 할까.

본격적인 비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글들조차도 딱딱한 방식은 아니다. 투르니에가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은 거의 언제나 일관되게 '그 사람은 누구인가'이다. 그래서 투르니에의 비평에는 공허한 말이 없다.

이런 투르니에라는 사람의 '읽기'는 하나의 작품 속에 매몰되지 않는다. 그는 작품과 작가를 동시에 아우르고, 그 작품을 태어나게 만든 한 인간의 영혼을 염탐하며, 그 영혼이 살았던 시간들을 바라본다. 작품이 작가와, 작가가 시대와 맞물리는 깊은 '읽기'는 독서의 본질적인 부분이지만, 이런 독서를 실제로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 짧은 글 긴 친묵 (신국판 양장 248면)
이 산문집은 철학적 신화적 교양으로 무장한 미셸 투르니에 특유의 사유의 깊이, 매섭고 해학적인 에스프리, 그리고 시적 몽상이 개간해놓은 침묵의 넓이와 자유로움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그의 글들은 모두 다씹고 소화하여 입에 넣어주어야 받아먹는 안이하고 게으른 독서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의 시적 산문은 때로는 의식 속에 도전적인 불을 켜고 적극적으로 사유하고 때로는 읽던 책을 접어놓고 깊고 멀리 몽상의 길로 접어들며 이미지의 신선함에 참가하기를 독자에게 요구한다.

2. 예찬 (4 6판 양장, 448면)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 지성의 사유가 담긴 82편의 산문 모음집!
"예찬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어떤 아름다운 음악가, 한 마리 우아한 말, 어떤 장엄한 풍경, 심지어 지옥처럼 웅장한 공포 앞에서 완전히 손들어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예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다. 그와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우정은 함께 예찬하는 가운데서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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