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초난감 기업의 조건" 의 출간을 축하합니다. 제가 아는 한, 한국은 초난감이 낯설지 않은 나라입니다. 1950년대 이래로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가장 초난감한 아이디어인 공산주의와 부대껴왔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미국인들은 한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반을 갖춘 선진 국가라는 사실도 압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뮤 같은 머드게임에 푹 빠진 한국인들이 독보적인 실력을 보이는 이유가 이런 사회 기반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인 10대들이 컴퓨터 화면을 들어다 보면서 자신의 멋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성이 광폭한 오크나 사악한 기사나 무자비한 데몬에게 점령당했다고 말한다면, 십중팔구 상대는 한국인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 『초난감 기업의 조건』이 출간될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최첨단 선진 국가로 부상하는 기로에서 한국은 중요한 선택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1) 다른 기업들이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여 재정적 손실과 대량 해고와 절망과 비애에 시달리며 소프트웨어 시장과 하드웨어 시장을 키워갈 것인가? 아니면 2) 다른 나라 바보들이 저지른 재앙을 멋지게 피하면서 첨단 기술 업계에서 전대미문의 업적을 달성할 것인가?
안타깝지만 저는 1번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보편적이며 인간의 초난감함은 역사와 상식과 경험을 무시하는 재능이 뛰어납니다(믿어지지 않는다면 잠시 북쪽을 바라보십시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독자 여러분에게는 최첨단 업계의 어리석음과 초난감 병을 치유하는 해독제가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닙니다. 고도의 지식과 통찰력을 심어줄 조직적 기억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과거 실수를 피하고 미래로 전진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만약 실수를 저지른다 해도 이제껏 아무도 저지르지 않은 독창적인 실수일 겁니다. 행운을 빕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박 재 호
타산지석(他山之石)과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옛 말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측면이나 실패로부터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예전 로마 제국에는 실패한 장군을 사형시키는 대신, 다음 번 전투에 다시 등용했다고 합니다. 한번 패배를 경험한 장군은 다음에 또 패배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반면 적군은 또 다시 등장한 패배한 장군을 보고서 깔보고 방심하기 때문에 승리할 확률이 그 만큼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훌륭한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비행기 추락이나 토목/건축 사고가 발생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원인을 분석하는 상황에 대해 헨리 페트로스키는 "실패는 공학도에게 확실한 가르침을 주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라고 단언합니다. 성공한 사례와는 달리 실패한 사례는 공학도 입에 두고두고 오르내리기에, 이후에 유사한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실패의 대가는 너무나도 혹독합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단 한번의 실패가 팀은 물론이고 회사까지 침몰시킬지도 모릅니다. 패배해도 다음에 또 기회를 부여 받았던 로마 제국의 장군과는 달리 요즘 프로젝트 관리자는 한번만 잘못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입니다. 그 만큼 살기가 팍팍해졌다고나 할까요?
현실적으로 실패가 불가능하다면 간접적으로 실패해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간접적으로 실패를 경험할 수 있을까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과거 실패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교훈을 얻으면 됩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 특히 IT 관련 직종에서는 이런 호사를 누리기가 곤란합니다. "2차 프로젝트는 있어도 실패한 프로젝트는 없다"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실패'라는 용어를 꺼내면 관련자 모두가 다치기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실패를 덮어버리므로 실패에 대한 이력이 남지 않습니다.
이렇게 "실패를 공론화시키지 못하는" 암흑과도 같은 상황에서 실패담을 찾아 나서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온갖 성공 사례로 도배된 책은 매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지만 실패 사례를 조금이라도 다루는 책을 찾기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실패 백과사전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책이 등장했습니다. 놀랍게도 한 장(章)도 아니고 책 한 권(卷) 전부에 IT 관련 대기업이 철저하게 실패하고 망가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 『초난감 기업의 조건』이 주인공입니다.
이 책은 PC 세상을 열었지만 PS/2 하드웨어와 OS/2 운영체제 때문에 몰락해버린 IBM은 물론이고 서슬 퍼런 반독점법과 복제 방지 기능 때문에 호되게 당한 마이크로소프트 사와 악을 행하지 말자는 철학을 내걸고 중국 정부에 협조하는 바람에 이미지를 구겨버린 구글에 이르기까지 여러 유명한 IT 관련 대기업을 차례로 도마에 올립니다. 그리고는 IT 서적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화려한 입담으로 숨쉴 틈도 주지 않고 날카롭고 냉정하고 빈틈없이 난도질해버립니다.
IT 횟집 창문을 통해 내부에서 벌어지는 화끈한 이벤트를 지켜보고 있으면 묘한 쾌감과 짜릿함이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입담이라면 조엘 스폴스키에 절대 뒤지지 않는 에릭 싱크가 이 책 2판 서문에서 날카롭게 지적했듯이, 우리는 모두 강 건너 불구경을 좋아하는 본성을 타고 났기에 자기 회사가 아닌 남의 회사가 재난을 당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즐겁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죄의식은 저 멀리 휴가를 보내신 다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혹시 누가 압니까? 이 책에 나온 교훈 하나가 무의식 중에 여러분 머리 속에 침투해서 자리를 잡고 있다가,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빙산으로 돌진할 때 불현듯 등장해서 호루라기를 불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억눌린 업무 스트레스도 시원하게 날려버리시고 IT 환경에서 살아 남기 위한 생존 비급도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아, 이 책에서 차마 지면에 담지 못한 역자들의 뒷담화가 이어지는 이 책 전용 블로그인 http://chonangam.blogspot.com/도 꼭 챙겨주세요.
이 해 영
『조엘 온 소프트웨어: 유쾌한 오프라인 블로그』가 나오고 나서 어느 독자 한 분이 온라인 서점에 참으로 멋진 서평을 올리셨습니다. 이름은 기억 나지 않습니다만, 글 솜씨가 대단한 분이셨죠. 그 분은 『조엘 온 소프트웨어: 유쾌한 오프라인 블로그』가 재미난 이유는 바로 "씹는 맛" 때문이라 하셨습니다. 저 역시 100% 공감하구요.
그런데 "씹는 맛"으로 치자면 릭 채프만은 조엘 못지 않은 어금니를 자랑합니다. '멍청한 IT 기업들 씹어주기'에 책 한 권을 몽땅 할애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이 책은 참 재미있습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한 IT 기업들을 차근차근, 꼬치꼬치, 냉정하게, 논리적으로 팍팍 씹어주는 탓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도 아주 좋습니다.
그렇다고 재미에만 치중해 읽다 보면 본래 저자의 의도를 잊어버릴까 조금 걱정이 됩니다. 모든 책이 그렇듯이, 책을 읽는 과정 자체는 어디까지나 1막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독자 개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릭은 우리에게 씹는 맛을 한껏 선보입니다. 씹는 맛 다음에 느끼는 뒷맛은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똑같은 맛을 보고도 뒷맛이 쓰다는 분도 계시고, 달다는 분도 계시고, 아예 아무 맛도 못 느끼는 분도 계시니까요.
이왕이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맛,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맛, 그래서 (기업 차원에서든 개인 차원에서든) 아둔한 실수를 줄여주는 맛이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는 간간히 저자의 의도를 한번쯤 생각해 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아, 한 가지 더! 이 책을 번역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서도 충분히 교훈을 배울 수 있을 텐데, 아니 국내 기업들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교훈이 더욱 도움이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한국판 『초난감 기업의 조건』이라는 책에 도전하고 싶은 독자분 안 계십니까?
--- 역자 서문 중에서
『조엘 온 소프트웨어』 출간 이후 우리들 너무 무미 건조하게 지내고 있지 않았던가. 자 이제 또 한 번 맘놓고 즐길 수 있는 때가 왔도다!"
- Cyberlogtiec 김형준
이 책의 대부분 내용은 한 때 잘 나가던 어떤 회사가 얼마나 멍청한 짓들을 해 가면서 망해갔나(혹은 힘든 나날들을 보냈나) 하는 얘기들입니다. 처음에는 정말 '씹어 돌리고, 비꼬고, 마음껏 조롱하는' 그런 책으로 알았습니다. 더군다나 저자는 '내가 아무리 잘나고 일을 잘 하더라도 남들의 실수라는 행운(?)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라는 다소 해괴하고 '비표준적'인 주장을 펼칩니다. 초반에 다소 불편하던 심기는 책장이 넘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지며 어느새 맞장구를 치게 됩니다. 그럴듯하게 포장한 '성공담' 내지는 '필승전략'의 함정이 얼마나 깊고 헤어나기 힘든지를 깨달음을 얻은 성과는 보너스였습니다.
- 베타리더 권일경
이 책은 그토록 똑똑하고 잘나가던 기업들이 어떤 삽질들로 인해 시장지배력을 잃어갔는지 위트있게 기술하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평소에 존경해 마지 않던(?) 초우량 IT기업들이 바보같은 실수를 일삼는 것을 보며, '별거 아니였잖아?'라는 생각에 일종의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 베타리더 임현수(프리버즈, http://fribirdz.net)
릭 채프만은 대표적인 IT 기업들의 뼈 아픈 실패 요인들을 콕콕 집어서, 영웅적인 존재였던 그 기업들이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실패한 이유들을 그만의 19금 등급의 독설로 비꼬아가면서 설명해주고 있다. 그의 표현방식이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환상에 빠져들게끔 성공사례만 늘어놓는 책들 보다는 훨씬 현실적이고 교훈적이다. 간만에 물건 하나 건졌다. 야호!
- 베타리더 이광수 Microsoft MVP, 패왕넷 http://www.paewang.net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IT라는 최첨단 분야를 호령하던 기업들이 순식간에 무너진 까닭에 대해 저자가 하나씩 보따리를 풀 때마다 그 어리석음에 배꼽을 잡다가도, 나 역시 그들을 답습하지는 않을까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재미와 교훈,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던 흔치 않은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강력히 추천합니다. :)
- 베타리더 곽경석
IT 업계에서 소프트웨어 개발뿐만이 아닌 마케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한 책이었습니다. 개발자로서 사실 기획, 마케팅분야에 관심을 갖지 못했는데, 세계 유수 기업들의 재앙과도 같은 마케팅 실수를 낱낱이 밝히고 배울점까지 요약해주는 센스(!)와 지은이의 재치 만점 입담에 지루할 틈 없이 '맞아! 맞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 베타리더 김미수
독설적이면서도 경쾌한 문장에 몰입의 재미가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책. 식상할 수도 있는 IT 기업의 흥망성쇠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 낸 작가의 솜씨가 책 읽는 내내 감탄하게 만든다. 혹시 휴가 때 책을 하나 챙긴다면 올해는 단연 이 책을 꼽고 싶다.
- 베타리더 김동호
--- 베타리더 한 마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