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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위대한 유산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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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64g | 136*205*30mm
ISBN13 9788960861039
ISBN10 89608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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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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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민숙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추억으로 번역 내내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는 그는 미국 공교육연구소 부소장을 거쳐 현재 미국 로드 아일랜드 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스 후즈후’ 3개 부문(세계, 미국, 미국 여성)에 등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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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내가 떠내려가는 것을 금방 발견하셨다. 물고기보다는 내가 더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곧장 물속으로 뛰어들어 나를 붙잡으셨다. 그렇지만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나를 끄집어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버지는 아들과 바지장화 그리고 약 100리터가 넘는 물을 함께 시냇가로 끌고 나오는 데 간신히 성공했다.
내가 안전하게 숨을 쉬는 것을 확인한 아버지는 젖은 옷에 달라붙은 바지장화를 벗겨냈다.
누군들 수심이 1미터도 안 되는 시냇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해보았겠는가.
“어떡하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너희 엄마가 알면 나를 가만두지 않을 텐데….”
우리는 어머니에게 어떻게 변명할 것인지 궁리하며 속옷까지 말렸다. 그날은 더 이상 낚시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가 그날 잡아 올린 유일한 수확이 나라는 사실에 아무 불만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아버지가 잡은 가장 큰 월척이었다. 아버지가 나를 놓치지 않은 것이 너무나 다행스러웠다.
―「잡았다 놓아주기」 중에서

아버지는 양팔을 흔들며 큰 소리를 질렀고, 나도 계속해서 무스 부르기 휘파람을 불었다. 이쯤 되면 한번쯤 고개를 들어 우리를 봐줄 법도 했지만, 무스들은 그런 호의를 베풀어주지 않았다. 우리는 계속 무시당하고 있었다.
“이 녀석들, 이래도 우리를 무시할 테냐!”
마침내 아버지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 아버지가 돌을 하나 주워서는 무스 무리를 향해 던진 것이다. 성공이었다! 무리 중에서 제일 큰 무스 한 마리가 고맙게도 고개를 들어 우리 쪽을 쳐다보았다. 덩치 큰 무스가 굉장한 스피드로 달리는 것은 대단한 구경거리였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녀석이 우리 쪽으로 달려온다는 것이었다. 무스를 뛰게 하는 데 성공한 아버지는 이렇게 외쳤다. 휘파람보다 훨씬 크고 절박한 외침이었다.
“튀어!”
우리 부자는 그날 몇 가지 기록을 갱신했다. 나는 30미터 달리기와 철조망 밑으로 포복해 빠져나오기에서, 아버지는 두 걸음만에 철조망 뛰어넘기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나는 아버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무스 부르기 솜씨’를 갖고 계신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휘파람 솜씨는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무스를 달리게 하는 방법」 중에서

방학을 앞둔 어느 날, 내가 스쿨버스에서 내리는데 아버지가 문 앞에 서 계셨다.
“너에게 꼭 해야 할 어려운 얘기가 있구나. 와들이 좀전에 죽었단다. 이웃 사람이 자동차를 후진시키다가 뒤에서 놀고 있는 와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서….”
아버지는 커다란 팔로 나를 꼭 껴안아 주셨고, 나는 든든한 품 안에 안겨서 울음을 터뜨렸다. 아버지는 벌써 작은 나무 상자를 준비해놓으셨다. 우리는 와들을 묻고 흙을 덮어 구멍을 메웠다. 그러나 우리 가슴속에 난 구멍은 그 어떤 것으로도 메울 수가 없었다.
그날 오후 아버지와 내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정확하게는 기억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아버지가 내게 죽음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애를 쓰시던 모습이 단편적으로 생각난다.
“우리는 이 세상을 잠시 지나가는 존재란다. 언젠가는 떠날 수밖에 없지. 그러니 헤어짐과 슬픔은 인생에서 불가피한 요소라고 봐야겠지.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었다고 해서, 그 무덤에 네 가슴까지 묻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아버지와 허심탄회하게 나누었던 마지막 대화였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또 다른 무덤,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주신 방법으로 작별을 고하며 서 있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첫 번째 이별」 중에서

아버지는 예전에 동굴 탐험에 대해서 말씀하신 적이 있다.
“지하 세계에서는 길을 잃기가 쉽단다. 그래서 탐험가들은 긴 로프를 이용하지. 한쪽은 동굴 입구에 묶고 다른 한쪽은 자기 몸에 묶은 다음, 움직이면서 푸는 거야. 길을 잃어도 로프를 따라 나오면 되니까.”
세상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로프가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들 대부분은 인생이라는 세계를 탐험하러 나가기 전에 우리 삶의 로프 한쪽 끝을 집에 묶어놓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방황을 거듭하는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증세는 계속 악화되었다. 아버지의 눈빛이 흐려졌다. 눈꺼풀을 이용한 의사소통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아버지에게는 눈꺼풀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는 로프를 손에서 놓으셨다. 우리에게 돌아오지 못하신 것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나는 겨우 열세 살이었다. 나는 깊은 동굴의 미로 속에 빠져버렸다. 다시 불을 밝히고 동굴 밖으로 걸어 나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가 불을 밝히자 끝 모르게 이어진 로프가 보였다. 그것은 아버지가 내 인생에 묶어놓으신 로프였다. 나는 그 로프를 잡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로프 따라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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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평소 말수가 적으셨다. 늘 일터에 나가 계셨기 때문에 함께한 시간도 추억도 많지 않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새삼스레 당신이 평소 툭툭 던지셨던 말씀들이 떠오르고, 나는 자주 눈가가 젖어든다. 그리고 또 자주 웃음 짓는다. 그때만 해도 제법 위트 있고 철학적이었던 말들을 지금 떠올린 건 내 모습이 점점 아버지와 닮아가고 있다는 얘기일까? 오늘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에서 내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발견한다. 아직도 깊이를 다 알 수 없는 당신의 품과 위트가 자꾸 눈물겨운 건 왜일까?
허영만 (만화가, 故 허종 님의 아들)
사람은 추억을 만들지만 추억은 사람을 만든다. 아버지와의 기억은 자녀의 삶을 결정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리 스탠리는 단 13년간 아버지와 함께했던 추억을 통해 아버지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를 독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한 마디로 감동이다. 모든 아버지들과 가정의 필독서로 권하고 싶다.
김성묵 (두란노 아버지학교 국제운동본부장, 재한·재학의 아버지)
처음에는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리다가 어느새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면서 아버지가 떠올랐다. 마지막 부분에선 코끝이 찡했다. 이 책은 직장과 학교를 오가며 검투사 시합에 여념이 없는 우리들에게 색다른 관점을 열어준다. 게리 스탠리의 아버지 G. L. 스탠리로부터 큰 가르침을 얻었다. 지금도 늦지 않은 것 같다. 꼬마 녀석과 열심히 놀아야겠다.
한상복 (『배려』의 저자, 원희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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