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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 재봉틀 그리고 요강
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 신에게 바친 아이 첫 명절 옷 아버지와 자두 첫 죽음 응답 없는 첫사랑 꽃 천 가방 코즈헬와스 아버지가 때린 따귀 넌 길에서 주워 왔어 잉크를 아주 많이 핥았지 페스 틀 저택에 사는 아이들 싸움 교육 첫 번째 싸움이 시작되다 나의 점박이 귤류고모 고기 고양이 테키르 제캬이 씨는 공화국 식탁보를 털다가 캬밀 하사 자로 맞은 아픔 당나귀 젖 하지 마, 하산 녹슨 못 캐비아 제가 이 글을 왜 썼을까요? 나의 추억에 관하여 |
Aziz Nesin,본명 : 메흐멧 누스렛 Mehmet Nus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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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사내아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습니다. ‘사임 형이 뭐라고 했었지? 먼저 주먹을 날린 후에 바로 연달아 주먹을 날리라고 했었지. 그래.’ 사내아이는 내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는지 방어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에서 뒹굴고 고함 소리가 났습니다. 난 사내아이를 깔고 앉았습니다. ‘더 이상 때릴 필요가 없겠군. 얘는 힘이 없어.’ 나는 일어서서 양동이의 손잡이를 잡았습니다. 내가 걸어가자 아이들은 양쪽으로 갈라서 길을 내주었습니다. --- 「첫 번째 싸움이 시작되다」 중에서 어디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집에 무상으로 고기를 주었습니다. 아마 결핵퇴치단체였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그곳에서 도장이 찍힌 서류 하나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 서류를 정육점으로 가지고 가면 정육점 주인은 우리에게 돈을 받지 않고 일주일에 500그램의 고기를 주곤 했습니다. 우리에게 일주일에 500그램의 고기는 엄마를 회복시킬 약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고기를 조금 남겨 두고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게 그 고기를 먹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 「고기」 중에서 |
터키 풍자 문학의 거장 아지즈 네신, 그가 처음으로 고백하는 유년 시절 이야기
‘터키의 국민작가’ ‘풍자문학의 거장’ ‘실천하는 지성’ 등 아지즈 네신의 앞에 붙은 수식어는 그가 진정한 시대의 어른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지즈 네신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풍자’를 선택하였고 웃긴 세상이 더 우스워지지 않도록 수많은 작품으로 사람들을 위로하였다. 혹독한 겨울을 따뜻한 웃음으로 날 수 있도록 평생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 것이다. 『당나귀는 당나귀답게』『개가 남긴 한 마디』와 같은 작품에서 보여준 특유의 풍자와 위트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지즈 네신이 자신의 유년 시절에 관한 책을 썼다. 살림Friends의 청소년문학 시리즈인 살림YA노블스의 네 번째 책, 『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아지즈 네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어린아이를 통해 바라본 맑고 투명한 세상 어린시절 그의 하루일과 중 하나는 동네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것이었다. 그는 이 일이 너무 싫었다. 그가 물을 길으러 갈 때면 늘 동네 아이들이 나와서 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물통을 양손에 들고가면 아이들이 모두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놀리는 것 같았다. 한없이 작아져서 없어져버리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가 물을 길으러 갈 때면 동네 여자아이가 나와서 그를 이유 없이 괴롭히고 놀려댔다. 툭툭 치면서 말이다. 그는 차마 여자 아이를 때릴 수는 없어서 꾹 참았는데 친했던 사임 형이 부끄럽지도 않냐며 그를 자극했다. “부끄러운 일이야. 남자는 여자한테 맞고 다니지 않아. 넌 왜 그 애를 가만두니? 손이 묵여 있냐?” 그리고 그에게 싸움의 기술을 전수해준다. 바로 먼저 싸움을 걸어서는 안 되지만 누군가가 시비를 걸어오면 첫 번째 주먹을 날려야 기선을 제압한다는 것이다. 물 길러가는 게 너무나 큰 고통이었던 아이에게 닥쳐온 시련은 결국 싸움으로 이어지고 그는 얼결에 승리를 거둔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엄마의 호통뿐이었다. 위에 소개된 ‘첫 번째 싸움’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는 총 33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한 죽음, 사탕이 먹고 싶어 부모님의 돈을 몰래 훔쳤던 일, 이를 감추기 위해 했던 얄팍한 거짓말, 좋아했던 선생님께 맞았을 때의 충격 등 마치 ‘어린’ 아지즈 네신이 쓴 한 권의 일기장을 보는 듯하다. 고난과 시련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웃음 국민적인 위인으로 불리는 그도 우리와 다름없는 평범한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점이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웃음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지즈 네신과 같은 위인도 연약하고 서글펐던 어린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지즈 네신은 매우 가난하고 궁핍했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엄마와 동생을 하늘로 보내야 했다. 아이가 견뎌야 할 시련이 비단 ‘물을 길어오는 것’뿐만이 아니라 ‘죽음’과 같이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크기의 고통이었다. 하지만 이 박한 환경 속에서도 그는 매우 올곧게 자랐으며 이 책에서도 얘기하고 있듯이 어린시절의 추억들이 자신의 글과 가치관, 인생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바탕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처럼 불우한 어린아이들을 위해 죽어서도 기부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통해 완성된 사람이란 어떤 것인지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에는 빈곤과 설움의 시절을 견뎌 낸 한 어린아이가 어떻게 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신념을 지키기 위해 저항했는지,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있다. 고난을 웃음으로 승화한 여유, 자신보다는 늘 주변을 돌봤던 그의 사랑은, 풍족함에 둘러싸여 작은 스트레스에도 점점 약해지고 있는 요즘의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