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고 지금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그린 책으로는 『양반에서 노비까지 조선의 신분 제도』, 『엽전과 함께 굴러가는 조선의 경제』, 『붓끝에서 묵향으로 피어나는 우리 그림』, 『블랑카 플로르』, 『엄마 찾아 삼만 리』, 『풀을 엮어서 은혜를 갚다』, 『수상한 아파트』 등이 있습니다.
우리 반에 들어온 유명인사는 강선이뿐 아니다. 몇 년이 가야 한마디 할까 말까 한 동미. 잠시도 쉬지 않고 주절주절, 구시렁구시렁거리는 수다쟁이 호재,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녀서 별명이 ‘나는 못해’가 된 민중이. 엄마는 민중이 얘기를 들었을 때 주변 사람을 힘 빠지고 김새게 만드는 아이라고 했다. 이 아이들이 모두 우리 반이 된 걸 알면 엄마는 뭐라고 할까? --- p.19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다. 엄마가 나만 보고 산다는 말 --- p.21
아빠의 낡은 구두 앞코를 보면 내가 왜 태어났을까 그런 마음도 든다. 내가 없으면 아빠는 반들반들 빛이 나는 새 구두를 신고 다닐 수 있었을 텐데. --- p.40
엄마들의 능력은 거의 신에 가깝다. 서로 입을 모으면 세상의 비밀은 다 털린다. --- p.47
“6학년이 되면 뭔가 삐딱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아진대. 반듯한 길에 싫증이 나서 일부러 가시밭길을 찾아가고 싶어 한다는 거야. 진정한 사춘기로 들어선다는 말이래. 그래서 반장도 매일 비슷한 아이를 뽑기보다 반전을 원한다는 거야. 우리 반 아이들도 반전을 원하면 어쩌냐?” --- p.56
“아이고 선생님은 어쩌면 그렇게 우리가 하나하나 가르쳐야 해요? 선생님이 학생 같고 우리가 선생님 같잖아요.” --- p.86
사람에게는 먹는 것에 대한 자유가 있는 거야. 그것은 권리이기도 하지. --- p.87
“이 교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늘 걱정된단 말이야. 매일매일 수상쩍은 일들을 만드는 반 같단 말이지.” --- p.145
“개는 똥을 누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자기 똥을 먹어 버렸대. 주인이 하도 야단을 치니까 똥을 누는 게 큰 잘못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그 뒤로 개는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주인에게 자신의 똥을 들키지 않았대. 주인은 개가 똥을 먹어 버리는 것도 모르고 자기네 개가 똥을 누지 않는다고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다녔대.” --- p.174
“내가 왜? 뭐가 걱정이야?” “학교에서 쫓겨날까 봐요. 우리끼리 얘기지만 3월부터 지금까지 선생님이 제대로 한 거는 하나도 없잖아요.” --- p.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