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지금은 세종대학교 역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조선 시대 아동 교육에 관심이 많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연구소에서 만든 ‘조선 왕조 아동 교육’을 고증했어요. 쓴 책으로는 『조선 후기 상인 연구』, 『한국 근대 상업 도시 연구』, 『대한 제국 지방 사람들』 등이 있어요.
“칠복아, 내가 만일 왕세자가 된다면 잘할 수 있을까?” 갑작스러운 내 질문에 칠복이는 입을 벌린 채 말을 멈추었다. “내가 왕세자가 된다면 말이야…….” “마마, 말씀을 멈추십시오!” 칠복이가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놀라서 하려는 말을 꿀떡 삼키고 입을 다물었다. 칠복이는 문을 열고 나가 주변에 누가 있는지 살폈다. 칠복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 가까이 다가왔다. 칠복이의 얼굴은 잔소리를 할 때보다 더 무섭게 굳어 있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하였사옵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함부로 하시옵니까? 왕세자라니요!” 칠복이는 낮은 목소리롤 말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엄숙했다. “아니, 저기, 나는…….” “지금이 어느 때인 줄 아십니까? 단명 세자께서 돌아가신 후에 왕실은 겉으로 평온해 보이나 속으로는 큰 혼란에 빠져 있사옵니다. 비어 있는 왕세자 자리에 후궁들이 자신이 낳은 왕자를 앉히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쓰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장난꾸러기 셋째 왕자 천명군. 어느 날 갑자기 일찍 죽은 단명 세자를 이어 어린 나이에 왕세자에 책봉된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된다. 많은 종친들과 대신들은 천명군이 셋째 왕자이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는데다가 후궁의 자식이라는 것 때문에 반대를 한다. 그러나 천명군이 마음씨 곱고 사려 깊은 마음을 알고 있는 왕은 반대를 물리치고 천명군을 세자로 책봉한다. 화려하고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왕세자지만, 왕세자로 지내는 것이 쉽지 않다. 새벽에 일어나 어른들께 문안 인사를 드려야 하고, 왕의 수라상과 탕약을 살펴야 한다. 그뿐 아니라 하루 종일 어려운 유학 공부를 해야 한다. 게다가 성균관 입학례를 치르고 돌아오는 길에 가마의 손잡이가 부러져 크게 다칠 뻔한 일까지 생긴다. 천명 세자는 왕세자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힘이 들어 게으름을 피운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활쏘기와 말타기에만 정신이 팔린 것이다. 또한 식사를 거르고 맛있는 군것질만 찾았다. 이 일로 천명 세자는 왕에게 꾸중을 듣는다. 하지만 천명세자는 친경을 나가 백성들을 직접 만나 보고, 백성들의 존경을 받는 왕세자가 되려고 결심한다. 왕실에서도 천명 세자에게 어울리는 어여쁘고 똑똑한 세자빈을 간택한다. 천명 세자는 세자빈으로 간택된 최초롱의 얼굴을 보고 크게 놀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