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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시골의 즐거움
2장 사교계 입문 3장 첫걸음 4장 라 몰 저택 5장 감수성과 독실한 귀부인 6장 발음하는 방법 7장 통풍 발작 8장 눈에 띄는 장식이란 무엇인가? 9장 무도회 10장 마르그리트 왕비 11장 처녀의 왕국 12장 당통이 될 것인가? 13장 음모 14장 어느 처녀의 생각 15장 이것은 음모인가? 16장 새벽 한시 17장 오래된 칼 18장 잔인한 순간들 19장 희가극 20장 일본 꽃병 21장 비밀 각서 22장 토론 23장 성직, 삼림, 자유 24장 스트라스부르 25장 덕성의 임무 26장 도덕적 사랑 27장 교회의 가장 좋은 자리 28장 마농 레스코 29장 권태 30장 희가극 극장 칸막이 좌석 31장 그녀를 두렵게 하라 32장 호랑이 33장 무력함의 지옥 34장 재사(才士) 35장 폭풍우 36장 서글픈 일들 37장 성탑 38장 세력가 39장 음모 40장 평온판결 41장 42장 43장 44장 45장 해설 ㅣ 타락한 사회가 처단한 강렬한 젊음 스탕달 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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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작가 알림신청Stendhal,마리 앙리 벨(Marie Henri Be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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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이야기를 수없이 끊으면서 마침내 그들은 그 동안 서로 몰랐던 것에 대해 무척이나 힘겹게 이야기하게 되었다. 부인이 라 몰 씨에게 보낸 편지는 레날 부인의 젊은 고해사제가 쓰고 그녀가 나중에 베낀 것이었다.
“종교가 내게 얼마나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했는지! 그래도 난 그 편지의 아주 지독한 대목들은 완화시켰어요……” 쥘리앵의 열광과 행복은 그가 그녀를 이미 용서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일찍이 그가 이처럼 사랑에 미친 적은 없었다. 한동안 대화를 나눈 끝에 레날 부인은 쥘리앵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독실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진심으로 하느님을 믿어요. 또한 당신이 내게 권총 두 발을 쏘았는데도, 당신을 보자 내가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알겠어요……” --- pp.424~425 “저는 여러분의 계급에 속하는 영예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께서 보시듯이 저는 자신의 비천한 운명에 반항한 농부일 뿐입니다. (……) 저는 제 젊음이 동정할 만하다는 사실에 신경 쓰지 않고 도리어 저를 통해 저와 같은 하층민으로 태어나 어떻게 보면 가난에 짓눌리면서도 운 좋게 좋은 교육을 받고 부유한 사람들의 오만이 사교계라고 부르는 곳에 대담하게 끼어들려 한 저 같은 하층계급 젊은이들의 용기를 영원히 꺾으려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배심원 여러분, 그 점이 바로 저의 죄입니다. 그러니 저는 저와 같은 계급의 동료들로부터 판결을 받지 못하는 만큼 더 가혹하게 벌을 받을 것입니다. 저의 눈에는 배심원석에 부유한 농민은 보이지 않고 오직 분개한 부르주아들만 보입니다……” --- p.410 |
쥘리앵 소렐은 베리에르의 목재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마을 신부에게 라틴어를 배우고 퇴역 후 베리에르에 은거중인 늙은 군의관에게 책을 빌려 읽으면서 지식과 야망에 눈뜬다. 쥘리앵은 특히 나폴레옹을 숭배한다. 나폴레옹 시절처럼 군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음으로써 출세하고픈 마음에 군인을 꿈꾸기도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어 비천한 신분을 타고난 사람이 출세할 수 있는 길은 성직자가 되는 길뿐임을 알고 별로 마음에도 없는 성직자가 되고자 한다. 그는 뛰어난 라틴어 실력을 인정받아 베리에르 시장인 레날 씨 집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고, 레날 부인과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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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혁명이 형성해놓은 사회에서 행위의 은밀한 동기와 영혼의 내적 본성에 대해 스탕달은 『인간극』 전체와 맞먹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 귀스타브 랑송
『적과 흑』은 프랑스에서 나폴레옹이 몰락한 이후 왕정이 복고되고 낭만주의가 만개하던 1830년대를 배경으로 출신이 비천하지만 큰 야심을 지녔던 한 청년이 맞닥뜨린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탕달은 당시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했던 두 건의 치정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소설을 집필했다. 스탕달은 어쩌면 그저 통속적인 치정사건일 수도 있는 이 사건들에서 남다른 정열의 분출을 엿보고는 『적과 흑』이라는 걸작을 탄생시켰다. 또한 스탕달은 낭만주의적 목가가 판을 치던 시대에 자유주의자와 복고주의자 간의 대립 양상 등 당대의 시대상을 소설 속에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예리하게 비판함으로써 사실주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적과 흑』은 사회소설, 성장소설인 동시에 뛰어난 심리소설이기도 하다. 야심을 따라 사는 것, 타인의 욕망을 나도 욕망하는 것은 쥘리앵이 살았던 19세기 프랑스의 조류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강렬한 시사점을 남긴다. 2004년 한국 문인이 선호하는 세계명작소설 100선 서머싯 몸이 뽑은 ‘최고의 작가 10명과 그 작품들’ 『적과 흑』은 비천한 집안에서 태어난 뛰어난 청년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야심과 정열로 말미암아 파멸해가는 모습을 탁월하게 묘사한 프랑스 근대소설의 걸작이다. 청년은 신분 높은 여성들과 사랑에 빠지면서 점차로 파멸해간다. 스탕달은 주인공 쥘리앵 소렐이 여인들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인물들이 겪는 연애심리를 매우 섬세하고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다. 실제로 스탕달은 『연애론』을 펴냄으로써 연애심리에 대한 탁월한 혜안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스탕달은 줄곧 ‘소설은 사회의 거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당시 유럽을 휩쓸던 낭만주의 사조의 한복판에서 사실주의적 미학을 내세웠던 스탕달은 그런 의미에서 선각자라 할 만하다. “내 소설은 백 년 뒤의 독자들이나 이해할 것이다.” --- 스탕달 스탕달은 역사적 사실들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 ‘연대기’라는 부제를 쓰면서도 “내 소설은 백 년 후의 독자들이나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탕달의 소설은 소설 발표 당시나 그가 죽은 후에도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세기 후반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소설의 제목 ‘적과 흑’은 당대 젊은이들의 야심의 목표였던 군인과 성직자의 신분을 상징한다. 야망을 가진 한 개인이 견고한 사회의 틀 안에 존재하는 여러 장벽에 부딪혀 파멸하고 스러져가는 이야기는 동서를 막론하고 현대 문학과 연극, 영화 등에서 하나의 보편적 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주제는 근대 이전의 문학에 존재하지 않았다. 부르주아 계급이 부와 지식을 얻고, 낭만주의가 만개하고, 옛 신분제도가 와해하면서, 다시 말해 근대로 진입하면서 새로 등장하게 된 주제이다. 스탕달의 『적과 흑』은 이 주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