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대 교수, 특히 법대 교수로서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하신 분은 드문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이런 에세이집을 내실 생각을 하셨는지요?
저는 작년에 환갑을 맞이했습니다. 환갑을 앞두고 자연히 제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님은 만남을 통하여 역사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그동안 정말 귀한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극적인 만남은 1991년 여름, 주님의교회 전교인 수련회에서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난 것이었습니다. 그 후 매우 엄격하고 자아 중심적이었던 제가 매사를 하나님께 의존하면서 저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은혜와 축복을 간증이나 특강을 통하여 젊은이들에게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자주 있었습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코스타(KOSTA)에 참가하여 신앙과 전공 및 직업이라는 주제로 제가 만난 하나님과 저의 비전과 소명을 나누면서, 내가 경험한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 한국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원대한 뜻과 계획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책으로 나누고 싶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아직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이미 믿고 있는 성도들에게는 하나님과 더욱 친밀한 교제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데 이 책이 쓰임 받게 되기를 바랍니다.
2. 《법으로 사랑하다》는 제목이 참 의미심장하면서 쉽게 다가오는데요. 이렇게 제목을 결정하시게 된 사연이 있나요?
아내와 함께 책의 제목을 무엇으로 정할까 상의하면서, 제가 평생 연구하고 가르쳐 온 법과 하나님을 만난 후 깊이 체험한 사랑을 연결할 수 있는 제목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 아내는《법보다 사랑》이란 제목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드라마 제목처럼 청년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코드라고 여겼던 것 같아요. 저는 법학을 통해 이웃을 사랑하고, 나아가 이웃나라 특히, 아시아의 체제전환국이나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하고 협력하고자 하는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제목으로《법으로 사랑하다》가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정하였습니다. 두 아들과 며느리를 비롯한 주변의 지인들과 제자들도 이 제목이 참 좋다고들 하더군요. 우리 법률가들이 법을 통해 선한 사람들을 악한 사람들로부터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따뜻한 배려와 사랑을 전하며, 나아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이웃나라를 지원하고 협력함으로써 사랑을 전하고 축복을 나누는 통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3. 마흔이 넘어 쉽게 변하지 않는 시기에 교회 수련회를 통해 회심하신 후가 궁금합니다.
막상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받고 보니, 성경은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를 가득 담고 있는데 반해, 법학서적들은 시간이 지나고 법이 바뀌면 다 바뀌고 없어질, 유한하고 무익한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한 상태에서 법을 계속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 것인지 깊은 회의에 빠졌습니다. 진로 문제를 놓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강구하던 중에 로마서 5장 6~8절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제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훨씬 전부터 저를 사랑하고 계셨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법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것은 물론, 경제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도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결과이며, 제 인생 전체가 하나님의 은혜이자 축복의 결과인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빚어진 걸작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4. 끝으로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온갖 현실적 장애를 극복하고 대학자의 꿈을 가지고 국내 최초의 경제법 전임 교수가 되었지만, 진정한 자유와 행복은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 비로소 얻게 되었습니다. 경제법 학자로서 저의 꿈도 제가 보기에 바람직한 경제질서의 형성에서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경제질서의 구현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우리 아시아에서도 멀지 않아 ‘아시아경제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우리 한국이 그러한 공동체의 형성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 크리스천들이 그를 위한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적극 헌신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그동안 축적해 온 학문적 소양과 능력 및 경륜을 가지고, 북한과 아시아 여러 나라에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법과 제도를 갖추는 데 헌신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거기에 필요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그러한 법제를 원활히 운용할 수 있는 법률가를 양성하는 일을 도우면서, 아시아에서도 국경이라는 장벽 없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로이 왕래하고 유통할 수 있는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원하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널리 전파될 수 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