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똑같다! 이해되는가? 이게 현실이다. 이게 진리다. 조금의 가감도 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다. 여러분의 학점이 2점대든 4점대든, 토익점수가 500점이든 950점이든, 자격증이 있든 없든, 공모전 경험, 아르바이트 경험, 배낭여행, 어학연수, 봉사활동 경험이 있든 없든, 그것이 대단하든 초라하든 인사담당자의 눈에는 이렇게 보일 뿐이다. 대동소이! 똑같다! 이것이 일 년에 수 만장의 입사지원서를 만졌던 나뿐만 아니라 한국의 인사담당자와 면접관은 물론 전 세계의 채용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읽어보는 자기소개서마저 똑같다는 사실이다. ---p.34
“……세상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당구조차도 진지하게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가치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당구를 통해서 이 세상에는 하찮은 것이 하나도 없으며, 사람들이 하찮게 생각하는 것에도 나름대로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배우고 깨달았습니다. 저는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H기업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당구를 치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 남들이 뭐라 해도 당구를 치는 열정으로 일에 전념하고 싶습니다. 당구를 치는 마음으로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남들이 모르는 의미를 찾아내면서 일하고 싶습니다.”---p.41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이렇게 말했다.
‘집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 집을 갖다 세울 건전한 지구가 없다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스펙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 스펙을 담을 좋은 그릇이 없다면.’---p.48
대기업 서류전형을 위한 스펙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인정한다. 하지만 나도 묻고 싶다.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하는 여러분의 선배들이 스펙이 모자라서 매년 낙방한다고 생각하는가? 여러분은 대기업의 서류전형에 통과하는 것이 목표인가, 취업에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목표인가? ---p.49
스펙만 쌓으면 된다고 생각한 지원자는 면접 들러리라는 신종직업을 가지게 된다. 물론 급여는 없다. 괜한 말이 아니다. 면접에는 스펙이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스펙이 문제가 되었다면 면접 대상자가 될 수 없다. ---p.56
취업준비를 하고 싶거든 가장 먼저 ‘나는 어떤 사람’인지 파고들라. 이것이 바로 자기분석이다. 아래는 여러분들이 가장 잘 범하는 오류들이다.
·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서, 어떠한 사람이라고 말해야 하는 오류
·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지 않고, 어떤 사람이라고 말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오류
· 스펙쌓기를 하느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경험을 하지 못하는 오류
· 스펙쌓기를 하느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갖지 못하는 오류
· 무엇이 문제인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오류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오류
· 오류에 빠져 사는 남들을 보면서 자신도 도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오류 ---p.67
‘우리는 경쟁은 안중에도 없이 예술적인 가치에 따라 움직였다. 우리의 목표는 탁월하게 훌륭해지고 기막히게 위대해지는 것이었다.’
애플은 대중과 회사가 그토록 목을 메는 경쟁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다. 애플은 경쟁이라는 구호와 강박에서 벗어나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에만 몰두했다.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를 추구하고 결국 그것을 성취하는 순간 역설적이게도 모든 경쟁자를 물리치고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되었다. 취업과 인생도 마찬가지다. 취업에 성공하고 진짜 행복한 삶을 누리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스펙은 안중에도 없이 진짜 내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만을 생각하며 행동했다. 목표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서 행복해지는 것이었다.’ ---pp. 90-91
인디언들은 10대의 한 시기에 혼자서 숲으로 들어간다. 숲 속에서 혼자 생활을 하며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계속 머문다. 무엇인가를 찾을 때까지 숲에서 나오지 않는다. 금을 찾는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세상에 왔는가?’, ‘내가 이 삶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나는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인가?’ 등과 같은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얻게 된다. 그 답이 바로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삶의 비전이다. …(중략)… 한국의 대학생들은 스무 살이 훨씬 지나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기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조차도 모른다. 자신에 대해 모르니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pp.103-104
면접관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를 만나든 ‘진짜배기’가 되는 방법은 없을까? 방법이 있다. 바로 지원자 스스로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느끼고, 그렇게 행동하면 된다. 일상 속에서 매일, 순간순간 나의 생각과 행동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면 된다. …(중략)… 면접 때 강조하고 싶은 인내심, 성실함, 원만함, 배려심, 진취성, 패기, 열정, 창조성 모두 마찬가지다. 말을 준비하지 말고 삶을 그렇게 살면 된다. 말이나 기술이 아니라 삶으로 면접을 준비한다면 당신이 면접관 앞에 앉아 있기만 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면접관은 그렇게 느낄 것이다. ---pp. 114-115
과도한 떨림, 두려움, 남들에 비해서 더 많은 긴장감을 갖고 있다고 느낀다면 면접을 보기 전후에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한다.
“나는 나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나만의 가치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왔는지?, 그 가치가 한 쪽으로 치우친 것은 아닌지?, 그 가치는 나와 세상에 이로운 것인지?, 그 가치와 지원 동기가 일맥상통하는지?, 그 가치로 입사 후 포부를 설명할 수 있는지?, 무엇보다 이 모든 것들을 생각이 아니라 그 동안의 경험으로 말할 수 있는지?”---p.127
수많은 현장 경험을 통해서 확신하건대 지원자가 가슴만 펴도 50%는 합격선에 들어간다. 아무리 뛰어난 지원자도 가슴이 펴져 있지 않으면 합격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면접관은 구부정하고 불안한 자세로 앉아서 패기, 적극성, 열정, 끈기와 체력을 강조하는 지원자보다는 아무 말 안 해도 가슴을 쫙 펴고 앉아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p.130
그런데 똑같은 상황에서 아주 담담하고 온화한 표정으로, 살짝 미소까지 지으며 “아, 이거? 옷 예쁘지? 새로 샀어. 그런데, 택시가 지나가면서 흙탕물을 튀겨버렸지 뭐야. 좀 황당하지? 기사님이 바빴나 봐, 그래서 지금 열심히 빨고 있어. 살다 보면 별 일이 다 있다니까.”하고 대답할 수 있을까? 좋은 인상을 갖기 위한 최고의 비결은 이러한 상황에서 이처럼 대답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사이코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누구든 할 수 있다. 네이티브 스피커가 되기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저와 같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온 힘을 쏟아야 한다. 확신하건대 현존하는 최고의 취업 성공 비결이다. ---p.156
회사는 영어점수를 채용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모든 직원이 어학실력을 갖출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지원자들에게 영어점수를 요구하고, 직원들의 진급에 반영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토익점수 외에는 우리의 능력을 보여줄 방법을 모르고, 찾으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는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여 모두가 중요하다고 착각하는 영어점수를 채용에도 반영하고, 인사고과에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점수가 아닌, 여러분들의 살아 있는 능력을 보여줘라. 그래야 회사도 변한다. 지금처럼 가면 회사는 정체되고, 구성원들은 불행해진다. ---pp.169-170
독서토론은 경쟁자와 함께 하면 시너지가 나서 서로가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상생의 원리가 철저하게 관철되는 과정이다. 수십 권의 책을 읽고, 수십 번의 토론을 거치며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고민한 지원자를 압도할 수 있는 스펙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내가 아는 한 그런 스펙은 존재하지 않는다. 독서토론은 취업을 위한 최고의 스펙쌓기이다. ---p.182
살아 있는 삶이란 세상의 흐름에 대하여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하기도 하고, 의문을 갖고, 세상의 흐름보다 앞서 나가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하며, 세상과 나의 관계를 이해하며 자신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다. 처음부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순응만 하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다. ---p.189
사람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큰일 날 소리다. 잘못하면 인생을 망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할 일은 그 앞에 반드시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일이라고 느낄 때’라는 전제가 깔린다. ---p.200
프랑켄슈타인, 뱀파이어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괴물들은 ‘이런 모습으로 살고 싶지 않은데 이런 모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갈등, 분노, 원한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자신의 모습과 운명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괴물은 세상에 없다. …(중략)… 우리 사회에서 괴물을 만드는 가장 흔한 말은 ‘대학 가서 하고 싶은 것 실컷 다해라!’이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일, 가슴 뛰게 만드는 일들을 나중에 다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참고 견디며 산 젊은이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실컷 다했다는 이야기는 도무지 들어보지 못했다. ---p.202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취업을 해야 하고,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스펙을 쌓아야 하고, 스펙을 쌓기 위해서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끊어야 합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끊으면 모순과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힘센 자들이 제멋대로 사회를 주무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의 바탕에 끝나지 않는 경쟁이 존재합니다. 이것이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입니다.
---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