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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천국
이영광 | 창비 | 2010년 08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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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3쪽 | 196g | 125*200*20mm
ISBN13 9788936423186
ISBN10 8936423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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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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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높은 적이 있었던가. 그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안하지만 마이너리티다. 과거에는 지식인의 눈으로 마이너리티를 대상화했지만 지금은 오롯이 마이너리티다. 한패거리다. 한때는 제아무리 가난하고 가진 것 없어도 정신만큼은 높고 의연했다. 외롭고 쓸쓸하지만 높다고 백석이 그랬잖은가. 지금은 아니다. 그저 외롭고 낮고 쓸쓸하다 못해 가히 죽을 지경이다. 이영광이 그렇고, 그의 시가 그렇다. 현실이다. 현실이 시인을 몰현실적인 현실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아니, 그가 맞선 것이다.
그렇다고 어디 기죽을 화상인가. 그는 한술 더 떠서 아예, 날 때부터 시선장애를 가져서 보는 것이라고는 도무지 낮고 외롭고 쓸쓸한 쪽뿐이라고 고집한다. 높고 잘나고 빛나는 것들에게는 시선을 줄 생각이 반푼어치도 없다. 이영광은 수많은 선천성 시선장애인들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다.
마음이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것은 착해빠져서 그렇다. 멀게는 공자부터 가깝게는 권정생까지 시인은 착하다고 한다. 착해야만 시인이라는 말이다. 누가 때리면 맞고만 있는 병신 같은 착함이 아니라 불합리한 폭력과 폭압에 맞서 저항할 수 있는 착함이다. 욕된 견딤을 지나, 해독불능의 죽음을 지나, 이번 시집에서 그는 자연사(自然死)가 없는 이 시대의 모든 죽임의 원흉들에게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내면의 상처를 자가치유해온 솜씨를 용산에서 4대강에서, 여기저기서 ‘물불’ 가리지 않고 뽐내고 있다. 참혹한 내상의 치유과정에서 불치의 현실―병인(病因)―을 읽어낸 것이다. 온몸으로 견딘 투병기며 참혹한 현실복귀전이다. 오래 건재할 것이다.
안상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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