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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 막노동꾼 출신 서울대 수석합격자 장승수 이야기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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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5쪽 | 437g | 153*224*20mm
ISBN13 9788934914297
ISBN10 8934914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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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동꾼 출신 서울대 수석합격자 장승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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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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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을 하느라 땅바닥에 처박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나는 쓰러질 것 같은 현기증을 느꼈다. 아카시아 한 그루가 서 있었던 것이다. 아니 두 그루였다. 그러나 그들은 한 몸을 하고 있었다. 바지 하나를 두 연인이 같이 입은 듯 1미터쯤 한 줄기로 자라던 그 아카시아는 위로 올라갈수록 두 줄기로 갈라져서 더 이상 벌어지지 않고 곧게 곧게 자라고 있었다. 세상 그 어떤 연인들도 나눌 수 없을 것 같은 은근한 눈길을 주고받으며 마주 보고 선 채, 전생에 다하지 못한 사랑을 나무로 태어난 이승에서라도 다하겠다는 듯, 그래서 영원히 한 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하늘에 시위하듯.
--- p.133
물수건 배달을 할 때, 특히 오락실 홀맨 노릇을 하던 시절에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일들도 반드시 필요하고 누군가 해야 할 일 이긴 하겠지만, 웬지 창조적인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단순히 여기에 있는 물건을 저기로 옮겨 놓고, 혹은 사람들의 시중을 들어 주면서 돈을 버는 것보다는 내 조그만 힘을 보태 뭔가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 내 생각 이었다.
--- p.116
내가 공부하는 풍경 가운데 남과 다른 게 있다면 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로 암기를 위해서, 혹은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대개들 연필로 연습장에다 무엇을 써 보거나 그려 보면서 공부를 하는데, 나는 전혀 그러지 않는다. 수학 문제조차도 암산으로 풀 때가 많고, 다른 과목은 아예 하루 종일 공부해도 연습장과 연필이 필요없다.

책을 두 손에 쥐어 세우고 30c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한 채 책과 눈싸움이라도 벌이듯 글자를 뚫어지도록 쳐다보고 앉아 있는 것이 나의 공부하는 자세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도 종이에 써 보지 않는다. 국사의 연대를 외울 때도 마찬가지다. 지구과학을 공부할 때 나타나는 복잡한 천구의 그림이나, 행성의 궤도상의 운동을 이해하려고 할 때도 역시 그려서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가만히 앉아서 머리 속에다 그려 보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애쓴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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