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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 우리가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오지 마을

[ 개정판 ] 한뼘여행-001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4건 | 판매지수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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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81g | 145*205*22mm
ISBN13 9791158160661
ISBN10 1158160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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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마을 / 만항재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마루다. 정선에서 영월, 태백으로 이어지며 이는 운탄로의 일부분이다. 운탄로는 산 구석구석을 뚫었고, 이곳 만항재까지 이어져왔다. 만항재가 있는 능선은 태백산에서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으로 금대봉, 은대봉 그리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인 정암사도 이 자락에 있다.
보통의 기온보다 5~10도 정도 차이가 나서 안개가 자욱한 날이 많다. 구름 위를 걸을 수 있는 상상 속 그곳이다. 구름 속을 느낄 수 있는 만항재, 그 아랫마을인 만항마을이 천국이 아닐까 싶다.
--- p. 199

울릉도 나리분지 / 성인봉 등반
대표적인 코스가 도동에서 올라 성인봉을 찍고 회귀하는 코스이다. 하지만 도동에서 오르는 길은 대원사 입구에서부터 등산로까지 올라가는 길이 시멘트이며 가팔라 쉽게 지치기도 한다. 약 5~6시간 정도 예정하면 다녀올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리분지에서 오르는 코스를 추천한다.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으로 오르는 길은 도동에서 오르는 것보다 훨씬 쉬우며, 천연림으로 오르는 길이라 오르는 내내 힐링을 하며 걸을 수 있다.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행할 수 있다. 다만 화산섬이다보니 정상까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지 않고 쭉 오르막길로 되어 있다.
신령수를 지나고 나서부터는 1,500여 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야 성인봉에 도착할 수 있다. 예전에 계단이 없을 때는 이보다 수십 배 힘들었던 길이니, 예전보다 쉽다고 생각하며 한 계단 한 계단 오르길 바란다. 성인봉에 올라 전망대까지 보고 도동으로 내려오면 최고의 성인봉 코스를 밟은 것이라 할 수 있다.
--- p. 286

월등마을 / 복사꽃
처음 이곳에 간 건 2006년 3월이었다. 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 가는 답사였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다. 어머니는 그때 몸이 많이 좋지 않으셨다. 웬만큼 완치가 된 후 처음으로 함께하는 가족나들이라 더 기억하고 있다. 그곳에 가면 항상 어머니와 아버지 생각이 난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한 아버지가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걷는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인 것 같다. 복사꽃의 꽃말은 ‘사랑의 용서’이다.
여행에 미쳐서 집안을 어머니에게 맡겼던 과거, 그 때문에 어머니가 편찮으셨던 건 아닐까 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용서에 어머니가 그의 손을 잡아주며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월등마을에 붉은빛이 아닌 부드러운 분홍빛이 있는 건 사랑의 용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p.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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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려받는 것이다. 제 피의 온도는 스스로 높일 수 없는 것이다. 평생을 돌아다니며 살아야 하는 업의 전생에 뜨거운 피가 먼저 돌아야 하는 것이다.
그의 들끓는 피도 물려받은 것이다. 반세기 가까이 방방곡곡을 떠돈 아비의 바람 같은 삶을 그는 대물림한 것이다. 그 온도를 주체하지 못해 스무 살 청춘 은 바람 앞에 섰고, 마흔이 넘은 지금도 바람 안에 산다. 하여 그의 여행담은 가벼울 수 없다. 그에게 여행은 전생의 업이어서이다.
지난 십여 년, 그와 더불어 참 많이도 싸돌아다녔다. 무턱대고, 정처 없이, 그 리고 아무데나 헤집고 다녀서 우리의 여행은 거칠었고, 하여 행복했다.
먼길 돌아와 이제야 무용담 한 자락 내려놓는 네가 대견하다. 너와 한없이 싸 돌아다녀서 좋았다. 내 여행의, 이제는 내 인생의 한자리를 차지한 인연아.
손민호 (중앙일보 여행레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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