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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 양장 ]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074이동
리뷰 총점8.9 리뷰 59건 | 판매지수 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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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03월 0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38g | 137*210*20mm
ISBN13 9788934980421
ISBN10 8934980427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감동은 계속된다!
21세기 일본문단의 자존심! 마쓰이에 마사시가 펼치는 소설 미학의 진경.

‘유구하게 흐르는 대하를 닮은 소설’ ‘풍요로운 색채와 향기를 담은, 경탄을 부르는 작품’ 등 화려한 찬사를 받으며 데뷔한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 마쓰이에 마사시! 그가 데뷔작이자 베스트셀러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감동을 이어갈 신작 장편소설『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으로 돌아왔다. 마흔여덟 살, 이혼 후 다시 독신이 된 남자 주인공이 새 동네, 새 집에서 인생 제2막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내 동경하던 단독주택에서의 우아한 삶, 그리고 옛 연인과의 오랜만의 해후……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색채감 풍부한 언어는 더욱 조탁되었고 삶과 인간에 대한 애정은 한층 깊어졌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은 빠르게 빠르게 읽고 어서 달려가라 손짓하는 작품들과 달리, 서정과 서사, 서경의 균형감을 지닌 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여유 있는 독서의 맛을 선사한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인생 네 번째 이사다.
입사 이 년째 되는 봄, 네리마 구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독립했다. 고지 정에 위치한 회사까지 걸어서 이십 분, 요쓰야에 있는 철골 이층 연립주택의 방 하나에 식당과 부엌이 딸린 집에서 살았다. 혼자 살았고 가구와 가전제품은 새로 샀기 때문에 이사업체를 부를 것까지도 없었다. 방에 있던 책과 레코드를 일단 절반쯤 꺼내 상자에 담아서 시빅에 싣고 세 차례 왕복한 것으로 이사가 완료됐다.
결혼해서 처음 세 든 집은 오기쿠보에 있는 방 두 개에 거실과 식당이 있는 아파트였다. 신혼은 제로에서 시작하는 작은 생활, 같은 말은 아무도 안 했을지 모르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결단코 아니라고 충고하겠다.
결혼은 친척을 두 배로 늘리고, 짐을 두 배로 늘리고, 싸움을 네 배로 늘린다.
아내의 옷차림은 늘 봐서 익숙했을 텐데도, 막상 이삿짐을 풀어 대량의 여자 옷과 가방과 신발이 나타나자 시골 쥐가 된 기분이 들었다. 내 이름이 쓰인 상자는 열어도, 열어도 책과 엘피와 시디뿐. 아내의 미간에 주름이 깊게 잡혔다.
협의 결과 아내는 드레스룸을 점령하고 나는 현관 옆 한 평짜리 북향 방을 특별 자치구로 얻었다. 책과 레코드와 시디는 사용중일 때만 거실에 들여놓고 끝나는 대로 바로 치울 것이며, 방이 꽉 차서 거실에까지 나올 경우 신속하게 처분하겠다는 조건부 승인이었다.
편집자니까 책은 직업과 관련된 도구라고 말해도 아내는 도서관 있잖아, 도서관, 이라고 반박했다. 당신 옷은 어떠냐고 지적할 틈도 없이 원피스도 코트도 신발도 가방도 책이랑은 다르단 말이야, 올해 안 사면 내년은 없는걸, 평생 한 번뿐인 만남이라고! 하고 아내가 선제공격을 가했다. 고소득자인 아내가 자기 돈으로 산다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아내 뒤를 지키는 옷장은 충성을 맹세한 병사처럼 흐트러짐 없이 정렬하고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밟히면 찔릴 것 같은 핀힐. 퇴각하는 수밖에 없다.
--- p.25~27

‘다다시 씨의 오래된 집에 구경 가도 돼?’
가나의 메일은 아주 간단했다. 거기에 쓰여 있는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갓 세탁한 흰 시트처럼 무덤덤하고 그저 바람에 펄럭펄럭 날렸다. 나도 따라하듯 어디까지나 무심하게 승낙하는 답신을 보냈다. 메일이 오간 끝에 이번 주 토요일에 놀러 오는 것으로 약속이 잡혔다. 목소리를 들을 일도 없이 뭔가를 정하는 것은 편하다면 편하지만 뉘앙스를 알 수 없으니 점점 불안해진다.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산다는 사실도 이 방문이 특별한 건지 아닌지 잘 알 수 없게 했다. 전철을 갈아타고 멀리서 오는 게 아니니까 방문의 동기가 가벼운 것이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
그래도 나는 머리를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회전시켜 가나의 방문 동기에 내가 기뻐해야 할 가능성이 숨어 있는지 상세히 검토했다. 역시 모르겠다.
그 장면을 떠올려보고 당황도 했다. 나와 가나는 바로 일 년 전까지 사귀는 사이였다. 사귀는 사이가 아닌 지금, 한 집 안에서 대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은 건가. 사
귀는 사이가 아닌 남녀는 뭐가 이렇게 성가시게 신경을 써야 하는 걸까.
--- p.79~8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우리는 모두 내일을 모르고 살아가잖습니까.
저도 다음 페이지를 모르는 채 소설을 써내려갔습니다. 독자들과 페어플레이를 한 셈이랄까요. 시작은 오래된 집만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한 편의 연애소설이 완성되었더군요.”
_출간 기념 작가 인터뷰에서

청춘의 격정이 지나간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
그 궁극의 차분함과 아름다움에 대하여


마흔여덟 살, 다시 독신. 얼마 전 이혼한 주인공 ‘다다시’의 혼자 사는 일상은 생각보다 편했다. 깐깐하고 솔직한 아내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었고 새로 이사한 집은 취향대로 단장해도 좋았다. 눈앞에 등장한 고양이와 눈인사하는 여유도, 저녁달 걸린 공원을 느긋하게 걷는 여유도 생겼다. 이렇게 그저 우아하게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유한에서 오는 허무와 애상, 건축과 공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감동을 잇는 소설 미학의 진경을 펼친다.

누군가는 입는 옷으로 사람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먹는 음식으로 일상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쓰이에 마사시는 사는 공간으로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오래된 주택은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이혼을 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우아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라는 문장으로 소설의 막을 내리기까지, 주인공 다다시가 걷는 여정뿐만 아니라 오래된 주택의 변모에 주목하며 따라가보는 것도 우아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성인 남성의 담백한 사랑과 섬세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소설은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이 처음이 아닐까. _ [케이크]

가능하다면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소설이었다. _ 일본 아마존 독자평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은 읽고 난 다음, 가만히, 세상도 멈추고 그냥 잠시 있고 싶어진다. _ [요미우리 신문]

회원리뷰 (59건) 리뷰 총점8.9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평범한 일상의 기록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해**이 | 2022.09.30 | 추천5 | 댓글1 리뷰제목
  책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의 제목과 여름이라는 시간적 배경, 여름 숲과 별장, 건축과 사람 이야기의  담백함이 아주 좋게 각인되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다. 책「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이다.  두 권의 책을 읽은 결과 이 작가의 문체는 덤덤했다. 조용하지만, 여운이 남는... 일상을 다뤘는데, 주변 환경과 인물의 묘사가 과하지않게 ;
리뷰제목

 

책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의 제목과 여름이라는 시간적 배경, 여름 숲과 별장, 건축과 사람 이야기의 

담백함이 아주 좋게 각인되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다. 책「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이다. 

두 권의 책을 읽은 결과 이 작가의 문체는 덤덤했다. 조용하지만, 여운이 남는...

일상을 다뤘는데, 주변 환경과 인물의 묘사가 과하지않게 몰입되도록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적절한 장소에 잘 배치된 듯한 느낌이랄까!

집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고, 이야기의 배경과 어울림이 있다. 

시간 설정에 있어서도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1년이란 시간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장소와 시간, 사람과 자연 안에 녹아있다.

 

책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이혼 후 다시 독신이 된 남자가 새 동네, 새 집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책의 첫 문장이 '이혼을 했다' 라고 시작한다.

에둘러 표현하지 않은 사실적 첫 문장에 바람이 스며드는 듯한 마음의 서늘함을 느꼈다. 

혼자 된 남자가 원하는 집은 자연림이 남아있는 공원 근처에 있을 것,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할 수 있는 오래된 단독주택일 것.

비단 혼자가 된 남자가 원하는 집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도 이런 집을 동경하지 않을까?

붐비는 도시와 적당히 떨어지되, 완전히 생활 근거지에서 고립되지 않은 바깥 지역.

생활이 피폐하지 않다면, 돈 있으면 정말 살 만한 곳...

 

▶ 오카다는 아직 사십대잖아. 월급은 많이 받으면서 마음 편하게 혼자 살지.

이걸 우아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 하여간 부러울 따름이군. 

이걸 우아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77쪽)

'으스스하게 춥고 벌레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욕조에서 목욕하는 나를 봐도 사쿠라자키 씨는 

우아하다고 말할까. 말할 것 같다....(78쪽)

 

겉으로 보는 것과 살아내야 하는 삶을 보는 시각은 이렇게 차이나기 마련이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어느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는 편한 이런 삶이 우아하다고 하면......

기혼 남성들의 로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결혼하지 않고 삶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할수도.

 

▶일 관계로 만나서 삼 년간 어깨에 손을 얹은 적도, 심지어 악수한 적도 없었다.

줄곧 브리에크를 밟고 만일을 위해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걸었다. 그렇기에 가나의 이사를 계기로

가까워진 거리는 바싹 마른 짙단에 성냥불을 갖다대는 것 같은 일이었다.

연애 금지의 신이 있다면 이제 다 틀렸다며 눈을 감고 머리를 내저었을 게 틀림없다.(58쪽)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생각의 전환이 남자에게도 일어난다. 

5년동안 연애하고 헤어졌던 여자(가나)를 다시 만났다. 무감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남자의 독백이 인상적이었고, 아무래도 우아한 독신의 삶은 끝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표현이 너무 딱이어서 이 작가 의외로 맛있게 글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아한 남자의 삶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려고 한다. 

타인과 한 지붕 밑에서 살아갈 자신도 별로 없는 남자의 마음이 흔들린다. 

외로워도 혼자만의 왕국을 원했는데....

오래된 집을 고치면서 혼자 사는 생활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갖춰져갔는데....

남자의 마음에 들어온 여자의 존재는 집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았다는 고백에서

아.... 외로움보다는 그래도 사람이구나! 

 

▶가나와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고, 시시한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고 싶다.

나이를 먹어서 정신이 흐려질 때까지. 아니, 흐려진 뒤로도........

우아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 (254쪽)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작품은 누구나 들여다보기 쉽게 일상을 촘촘하게 표현했다. 

표현이 섬세한 느낌을 매번 받는다. 일본 문학의 특징인가 싶기도 하고.

참 희안하다. 평범한 어느 누구의 일상 기록인데, 꼭 내가 아주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참 끌리는 작가이다. 아무래도 한 권의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작년 봄에 출간된 책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예약해놓는다. 

 

 

댓글 1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파워문화리뷰 적당한지 어떤지 모르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꼼* | 2022.07.22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철학이나 자기계발서보다 소설을 좋아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물론 그 이유 중 하나는 책을 읽는 재미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위에 서는 이유는 내가 삶에서 배워야 하는 여러 가르침들 중에서 소설은 단 한 가지만 제시한다는 점이다. 머리가 나쁜 나로서는 한 번에 여러 가르침을 설명도 없이 제시하였을 때,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할뿐더러 여러 가르침들 중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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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나 자기계발서보다 소설을 좋아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물론 그 이유 중 하나는 책을 읽는 재미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위에 서는 이유는 내가 삶에서 배워야 하는 여러 가르침들 중에서 소설은 단 한 가지만 제시한다는 점이다. 머리가 나쁜 나로서는 한 번에 여러 가르침을 설명도 없이 제시하였을 때,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할뿐더러 여러 가르침들 중 단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철학이나 자기계발서를 소설처럼 후루룩 읽었을 때는 그야말로 시간낭비일 뿐 유익한 독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그동안의 독서 경험에서 얻은 나의 판단이었다. 예컨대 열 개의 가르침을 설명하는 철학책이라면 열 번을 반복해서 읽는다 하더라도 그 속뜻을 완전히 깨우치기 어렵다는 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철학이나 인문서는 소설처럼 실제적인 설명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의 가르침이 철학처럼 명확하지 않을 때가 더러 있긴 하지만...

 

"인간은 애초에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키스를 했어도 잠자리를 함께했어도 알 수 없는 부분은 남는다. 다시 말해 인간이 인간이라는 유별난 생물이 된 이래로, 전달될 게 전달되지 않게 됐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 말은 머릿속에서 멋대로 이야기를 지어내고 터무니없는 것을 상상하게 하고, 엉뚱한 해석을 하게 한다."  (P.244)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을 읽은 소감은 한마디로 '사람은 결국 죽음과 허무에 이끌린다'는 것이었다. 이런 느낌은 전적으로 나만의 주관적인 견해이거나 소설 전체를 흐르는 분위기나 주제에도 부합하지 않는 지나친 편견일 수도 있다. 게다가 소설의 전반적인 서사나 작가의 의도 역시 나와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은 나만의 주관적인 느낌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와 이미 없어진 슈퍼마켓을 그리워하며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조용한 공간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노인들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금방이라도 꺼질 것처럼 연약한 게 흡사 환상처럼 보였다."  (P.146)

 

소설은 주인공인 오카다 씨가 아내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고 십오 년 넘게 살았던 집에서 맨몸으로 쫓겨나게 된 장면으로 시작한다. 40대 후반의 남성, 출판사에 다니고 스무 살 넘은 아들은 미국에 유학을 가 있다. 아내와 합의를 본 기한은 두 달.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이지만 오카다 씨가 원하는 조건은 두 가지, 근처에 자연림이 남아 있는 공원이 있을 것과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할 수 있는 오래된 단독주택일 것. 부동산을 열 군데 이상 돈 끝에 결국 포기하려는 순간 지인의 소개로 두 조건을 만족하는 집을 구하게 된다. 집주인인 소노다 씨는 미국에 사는 아들 부부가 불러서 이주를 하게 되었지만 오랫동안 살았던 집을 그대로 남겨두고 싶기도 하고 집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세를 주겠다는 생각으로 부동산에 내놓지 않았었다.

 

그렇게 어찌어찌 이사를 하고 오카다 씨는 집과 직장을 오가며 낡은 집을 수리하는 일에만 몰두한다. 소노다 씨가 두고 간 고양이 후미를 돌보며 낡은 집을 수리하는 데 무료한 시간을 쓰고 있는 오카다 씨. 그러다 우연히 들른 집 근처의 어느 식당에서 열세 살이나 어린 옛 애인을 다시 만나게 된다. 아내와의 결혼을 이어가던 시절에 5년 동안이나 만났던 그녀의 이름은 가나. 말하자면 내연녀였던 가나 씨는 미래가 없는 오카다 씨와 헤어져 연락을 하지 않던 사이였다. 몸이 아픈 아버지를 돌보며 살아가고 있는 가나 씨의 집은 오카다 씨의 집과 아주 가까웠다.

 

"하늘이 높다. 트레이에 질서 정연하게 늘어놓여 오븐에 넣어지기를 기다리는 버터롤처럼 조개구름이 떠 있다. 공기도 건조하고 얼굴에 닿는 바람도 시원하다. 요 근래 좋은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자전거를 달리다 보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P.144)

 

다시 만난 두 사람이 결국 그렇고 그런 관계로 발전하는 뻔한 로맨스 소설을 연상하겠지만 소설의 결말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2년을 약정하고 떠났던 소노다 씨가 귀국하고, 그렇게 공을 들였던 오카다 씨는 어쩔 수 없이 집을 비워주게 된다. 그리고 근처에 매물로 나온 땅을 계약하고 미래에 자신이 들어가 살 집을 새롭게 구상하게 되는데...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로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작가는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에서 시종일관 기름기를 싹 걷어낸 건조한 문체를 선보이고 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읽는 이들은 이러한 문체로 인해 삶의 허무에 쉽게 젖어들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의 영혼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육체를 맹목적으로 가꾸는 것처럼 영원하지 않은 어떤 대상(예컨대 집과 같은)을 가꾸는 데 필요 이상의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지도 모른다. 그 결과 남들로부터 '우아하다'는 평을 들었다 한들 그게 과연 우리가 지불한 돈과 시간에 대한 적정한 보답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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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우아하지 않아도 괜찮은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v*****i | 2022.07.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아하지 않아도 괜찮은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 마쓰이에 마사시] 마흔 여덟에 이혼을 한 남자는 자신만의 가구들이 들어오는 순간을 보면서 흥분하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공사와 가구에 든 비용이 집을 구할 때 든 중개수수료를 훌쩍 넘어섰지만 괜찮았다. 얼마나 원했던 공간이란 말인가. 아내의 간섭과 잔소리 없이 오로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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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지 않아도 괜찮은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 마쓰이에 마사시]

마흔 여덟에 이혼을 한 남자는 자신만의 가구들이 들어오는 순간을 보면서 흥분하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공사와 가구에 든 비용이 집을 구할 때 든 중개수수료를 훌쩍 넘어섰지만 괜찮았다. 얼마나 원했던 공간이란 말인가. 아내의 간섭과 잔소리 없이 오로지 자신만의 공간을 채워 나간다는 즐거움은 그동안의 결혼 생활의 스트레스가 다 날아갈 것 같았다. 새로 이사한 집은 마음에 들고, 깐깐한 팩폭을 날리는 아내도 집에 없다. 저녁에는 공원을 느긋하게 걸으며 하늘에 걸린 달도 구경할 수 있는 날들이 펼쳐지는 독신의 삶이란 얼마나 우아한가. 그런데, 이것으로 행복하다고 얘기 할 수 있을까?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로 인기가 있는 작가였는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이 처음 접하게 된 작가다. 소설을 읽으면서 번역의 힘일지라도 단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의 내용이나 구성을 떠나서 그냥 분위기가 단정하게 접어 수납되어 있는 수건들의 느낌이라고 할까. 찾아 본 작가의 얼굴을 보니 무척 소설과 닮아 있다. 혹시 작가가 책속의 주인공 오카다 다다시였을까. 때로는 허무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 사진 한 장에 흥미가 생긴다.

오카다 다다시가 큰돈을 들여 집을 고치고 가구를 들여 놓으면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던 때에 나타난 전 연인 가나와 조우하게 된다. 불륜도 아닌, 독신의 삶의 시작에서 다시 만나게 된 전 애인이라니. 그것으로 행복한 엔딩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새로운 반전이 시작된다.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를 책임져야 할 가나는 오카다에게 병원을 가거나 큰일에 부탁을 하지만 함께 살지는 않는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와주며 서로의 아픔과 힘든 시간을 위로하는 친구로 남게 되는 것이 싫지 않은 오카다에게는 어느덧 호기롭게 시작된 독신남의 모습은 사라졌다. 그의 마지막 독백처럼 들리는 이 말은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 것인지 알려주는 것 같다.

"가나와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고, 시시한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고 싶다. 나이를 먹어서 정신이 흐려질 때까지 아니, 흐려진 뒤로도.

몇 번이고 가나와 이야기하자. 집이 완성되고 나서도 늦지 않다. 우아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 P 254

중년의 남자가 아내와 이혼을 하고 자신만을 위한 공간에서 우아한 노후를 맞이하는 얘기 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우아함은 어느덧 소설 밖으로 빠졌다. 우아한 삶이란 어쩌면 주인공의 머릿속에만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오카다 다다시가 혼자가 되고 자신이 원하는 집을 찾아 만들고 비싼 가구들을 들여 놓고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중년의 남자는 본인 마음속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처음 소다노씨에게 집을 빌렸을 아들을 따라 미국으로 들어가 다시는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을것 같으니 마음대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미국으로 갔던 소다노씨가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다는 얘기를 들으며 그 집에서 나가야 된 것이다. 우아한 오후의 모든 시간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시작이라는 것도 해보지 않았는데 사라진 느낌, 처음부터 우아함이라는 것이 없었다는 듯 그의 집이 없어질 것이다. 그래서 소설의 엔딩이 처음, 이혼을 했다로 시작한 첫 문장과 어울려 보인다. 심심하게 흘러가는 듯 보였지만 마지막 뭉클하게 와락 안기며 사라지는 연인의 뒷모습 같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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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51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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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마쓰이에 마사시 작가의 미학이 있는 아름다운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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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밤 | 2022.08.19
구매 평점5점
중년에 짓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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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n******8 | 2022.07.03
평점5점
이 작가 책을 좋아해 국내 출판된 책 다 읽음. 3권 모두 강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p*****k | 20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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