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카메라를 능수능란하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하고, 많이 찍어보면서 사진에 대한 감각을 키워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론 공부를 통해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응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렇게 꾸준하게, 끈기 있게, 계속 찍어 나가다보면 어느새 사진적으로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의 천재는 1%의 왕성한 호기심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 p.4
좋은 빛이 좋은 사진을 만든다. 여기서 좋은 빛은 맑은 날 낮처럼 풍부한 양의 빛이 아니다. 적은 양의 빛이라도 주요 대상을 잘 드러내고, 주제 표현에 적합하다면 좋은 빛이다. 새벽 매직 아워의 빛, 이른 아침의 빛, 늦은 오후의 빛, 저녁 매직 아워의 빛, 실외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빛도 저마다의 특성이 있고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좋은 빛이다. 또 한낮과 밤, 흐린 날, 비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날, 폭풍우와 태풍이 몰아치는 날의 빛도 표현 목적에 따라서 얼마든지 좋은 빛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이런 날의 빛은 화창한 날과 다른 느낌과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이 가능하다. p.16~17
저속 동조는 [사진 01-23]에서 보듯 밤거리에서 탱고를 추는 장면이나, [사진 01-24]와 같이 새벽에 눈 내리는 풍경을 촬영할 때 효과적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날이 금요일이었다. 번화가 플로리다 거리로 나가니 곳곳의 작은 광장에서 탱고 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춤추는 슬픔’이라는 탱고를 영화 [여인의 향기]의 한 장면처럼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카메라에 외장 플래시 장착하고 삼각대를 펼쳤다. 카메라의 플래시 동조 모드를 저속 동조로 설정한 후 댄서의 움직임에 따라 셔터속도를 달리하면서 셔터를 눌렀다. 셔터속도를 1/8초로 하니 이 시간의 간극에 의해 댄서의 움직임이 표현되었다. --- p.50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존재의 노출이다. 소설가 신경숙은《바이올렛》에서 작고 미미한 것에 귀를 기울이라 했다. “익명의 존재들이 끊임없이 걸어오는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을 이끌어내는 것이 영화나 노래, 소설이 아니겠어요.” 사진도 마찬가지다. 소소한 사물을 담은 사진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마음을 움직인다. --- p.97
광각렌즈는 화각이 넓어 프레임 안에 많은 피사체가 들어간다. 이로 인해 간결하게 구성하기 어려워 산만한 프레임이 되기 쉽다. 따라서 현장을 잘 살펴보고, 프레임 안의 피사체들이 시각적인 질서를 이루도록 프레이밍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광각렌즈로 간결한 프레이밍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p.105
우리의 시지각은 사물을 인식할 때 가까이 있는 사물끼리, 유사한 사물, 형태, 색상끼리, 연속되어 있는 사물끼리, 공통성이 있는 사물끼리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단순하게 인지한다. 이를 집단화의 원리라 하며, 유사성의 원리, 근접성의 원리, 연속성의 원리, 완결성의 원리, 공통성의 원리가 있다. 이들 원리에 따라 사물들을 구성하면 쉽게 단순화 시킬 수 있다. 또 어둠을 배경으로 빛을 받는 대상이 있거나, 어둠에 둘러싸인 대상에 빛이 비치면 밝은 곳의 대상에 강하게 시선이 향하는 폐쇄성의 원리도 있다. --- p.148
아이의 시선을 엄마의 어깨를 피해 프레임의 중앙으로 유도하는 것이 숄더 프레임 샷이다. 이를 어깨걸이 프레임 샷 이라고도 한다. 1950년대 미국의 사진가 로버트 프랭크가 많이 사용했고, 이후 유진 스미스 등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즐겨 사용했다. 이들은 프레임의 전경 좌우에 의도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사물을 배치해 시선을 중앙으로 유도했다. 길거리, 노천시장, 공연장, 지하철 역사 등 복잡한 장소에서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중앙의 대상으로 시선을 이끌 수 있다. --- p.163
우리의 마음은 색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생애의 어느 시기에는 빨간색이나 파란색이 또 다른 시기에는 노란색이나 초록색에 이끌릴 때가 있다. 빨간색은 삶의 강렬한 에너지가 필요할 때, 파란색은 아픈 마음을 치유 받고 싶을 때, 노란색은 희망이 필요할 때, 초록색은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 끌린다는 말이다. 이러한 색채가 가지는 심리를 사진에 적용하면 색이 하나의 기호로 작동해 메시지를 쉽게 전할 수 있다. --- p.192
“상대방의 표정을 잘 관찰하라. 그러면 그의 눈 속에서 나를 끌어들이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때 셔터를 눌러라.”고 한 인물사진의 대가 유섭 카슈의 말을 떠올려보자. 인물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교감이 이루어지는 순간에 셔터를 누르라는 말이다. --- p.204
사진적 성장을 위해서는 대상을 사진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적으로 본다는 것은 대상을 깊이 있게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즉 눈을 뜨고 있으면 자동으로 보이는 사물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사물을 유심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사진은 디테일의 예술이다.” 라는 말처럼 자세히, 오래 들여다봐야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사물들이 보이는 것이다. --- p.248
사진에서 상징과 기호는 사진가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또 독자들은 이 상징과 기호를 통해 사진에 함축된 의미를 읽어낸다. 이 세상은 ‘기호의 제국, 의미의 바다’ 라고 할 만큼 수많은 상징과 기호들로 가득 차 있다. 파악하기에 비교적 쉬운 기호도 있고 중간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기호도 있고, 의미를 파악하기 아주 어려운 기호도 있다. --- p.256
사진은 사진가 자신의 표상이다. 사진에 작가의 사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진에 작가의 주제의식, 표현방법, 프린트 방식 등이 일관되게 표현되어야 하고, 사진만 봐도 누구의 작품인지 금방 알 수 있어야 진정한 사진작가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작가의 주제의식이 잘 드러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주제작업에 있다. --- p.292
사진이 영상언어이긴 하지만, 독자들이 한 장의 사진으로 작가의 주제를 제대로 읽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일정한 기간 동안 사진 작업이나 주제 작업을 했다면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전문가에게 리뷰를 받아보는 것도 좋고, 큐레이터에게 보여주는 것도 사진적 성장을 위해 좋은 방법이다.
--- p.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