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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망치는 나쁜 성실함
eBook

나를 망치는 나쁜 성실함

: 인정투쟁, 완벽주의, 강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법

[ EPUB ]
리뷰 총점8.9 리뷰 13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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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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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0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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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3.8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9.9만자, 약 3.3만 단어, A4 약 62쪽?
ISBN13 9791188248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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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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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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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신과 육체의 온전함은 언제든 깨어질 수 있고, 그 깨진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공포감을 안겼다. 응급실에서 나는 그 공포의 극한을 체험했다. 그리고 그 순간 완전히 홀로 있을 수밖에 없음에 몸서리치게 외롭고 쓸쓸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의 실체를 처음으로 경험했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헤쳐나갈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과 공포가 죽음을 떠올리게 했다. 이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보다는 죽는 편이 더 쉬울
것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한 번의 경험은 ‘또 그런 생각이 들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더 심해지면, 더 진도를 나가면 어쩌지?’라는 두려움과 불안을 가져왔다.
--- p.24

남성 중심의 문화 속에서 여성으로 태어난 자신의 본성과 가치를 부정하거나 뒤로 미뤄놓고, 일단은 남성과 비슷해지고자 애를 써야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도달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신기루. 이것이 내가 품었던 ‘커리어 우먼이라는 로망’의 실체였다. ‘착하고 날씬하고 겸손하고 매력적이어야 한다’라는 여성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충족하려 애쓰면서 한편으로는 남성에게 기대되는 ‘감정을 제어하고 일을 우선으로 두며 지위를 추구하고 공격적이어야 한다’라는 가치를 함께 실현해야 한다.
--- p.47

나는 나 자신에게 어떤 기대를 해왔나 되짚어보았다. 나는 내가 어떤 일을 시작하든 끝까지 꾸준히 매달려 성과를 거두는 사람, 경제적으로 독립된 사람이기를 바랐다. 일과 가정생활, 개인 시간의 균형을 잡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런 기대는 예전에 부모님이 내게 건 기대와 닮아 있었다. 부모님과 겪은 여러 사건과 상호작용 속에서 내 몸과 마음에 마치 진리처럼 달라붙은 목소리들이, 마치 원래부터 내 것이었던 듯 내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양육과 개인적인 생활을 고심 끝에 선택했음에도 전업주부로서의 생활은 뭔지 모를 불안감과 불편감을 가져다주었고,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경제적 독립을 이뤄온 사람들을 보면 열등감과 질투 섞인 부러움에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했다.
--- p.60

나는 몸과 정신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몸에 온전히 집중하여 몸이 내게 들려주는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내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는 가장 직접적이고 접촉하기 쉬운 방법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표현할 언어를 갖지 못한 사람은 그 모든 것을 몸으로 받아서 안고 있게 된다. 내 경우 화가 나면 차가운 기운이 가슴에서 팔다리로 뻗어나가 손발이 차가워졌었다. 또 불안하고 긴장되는 순간에는 온몸이 얼어붙어 굳어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그런 신체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내 신체가 반응하는 그 순간을 알아차려보는 연습을 통해 알게 된 것이지 그 전에는 알지 못했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내가 내 몸에 관심을 갖고 알아주지 않았을 때는 느낄 수 없었다.
--- p.96

그러다 관계에서는 ‘경계를 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것이 그저 내게 부담스러운 요구나 기대를 하는 사람에게 선을 긋고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만 이해했다. 그때 내게 떠올랐던 이미지는 양손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내 영역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무 자르듯 툭하고 잘라버리면 더 이상 상처는 받지 않아도 됐지만, 거기서 관계도 함께 멈추었다.
나중에 상담 선생님과 대화하다가 나로서는 충격적일 정도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타인과의 경계를 짓는다는 것은, 손바닥을 내 쪽으로 보이면서 막는 것이 아니라 내 손바닥을 상대방이 볼 수 있게 뒤집어서 ‘보여주는’ 행위라는 것이다. ‘나를 보여준다’라는 것이 경계를 짓는 일의 핵심이라는 말이었다.
--- p.152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결과가 실패로 끝날까 봐 불안한 마음이 들 때, 그래서 더 이상 집중하여 앞으로 나아가기가 버거워질 때 그런 자신에게 실망하지 말았으면 한다. 단지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이유가 이전에 갖고 있던 삶의 각본 때문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다시 중심을 잡으면 되는 일이다.
오롯한 자신으로 존재하면서 원하는 것을 시도하고 남들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자기를 인정하는 것, 스스로를 격려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 이것이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이다.
--- p.231~232

지난 1년여의 멈추어 회복하는 시간을 돌아보았을 때 내게 생긴 변화 중 하나는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짜인 조직이나 단체 속에 나를 구겨 넣는 일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졌다. 그로 인해 주어지는 대가가 아무리 달콤하더라도, 내게는 나로 숨 쉴 수 있는 적당한 여유와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그러니 그런 유혹을 전처럼 덥석 물어버리지 않고 한 템포 쉬어갈 수 있었다.
--- p.25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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