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7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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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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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38.46MB ? |
ISBN13 | 9788936408169 |
KC인증 |
발행일 | 2019년 07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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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38.46MB ? |
ISBN13 | 9788936408169 |
KC인증 |
재희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 해설_강지희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
박상영이 핫하다고 요즘 뜬다고. 그런 걸 내가 놓칠 리가 없으니 일단 책은 사둔다. 사 놓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나중에야 읽었다. 멀쩡히 소설집이 있는데 젊은작가상에 실린 단편들을 먼저 읽었다. 자이툰 부대에 가서 운명적인 남자를 만나고 우럭인지 광어인지 중요하지도 않은데 그런 거나 따지는 남자가 나오고. 남자가 나오고. 남자는 남자를 사랑하는.
첫 번째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와 자이툰 파스타』는 찌질하고 우스운 이야기의 집합체였다. 인스타 중독에 술 먹고 물건 훔치고 바람피우는 거 적발하고 헤어지면서 울고불고 난리. 두 번째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은 전작에 비해 얌전해졌다고 할까.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와 자이툰 파스타』가 사랑에 때문에 대환장 파티를 벌이며 나 좀 알아달라고 했다면 『대도시의 사랑법』은 사랑과 이별의 폭풍이 한차례 지나가고 인생의 쓴맛, 매운맛, 단맛은 다 본 자의 쓸쓸함을 보여준다.
『대도시의 사랑법』에는 네 편의 단편이 연작 형식으로 실려 있는데 어머나 세상에, 나 두 편이나 읽어본 적이 있네. 「재희」는 게이 남자와 여자의 우정을 그린다. 스무 살에 만난 '나'와 '재희'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운명적으로 자신들이 아웃사이더라는 걸 캐치해낸다. '나'의 비밀을 재희는 지켜주고 '나'는 재희가 만나는 몹쓸 남자들과 스토커를 처리해 준다. 그들은 한 시절을 서로가 가진 약점을 보듬어 주며 지낸다.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은 암이 재발한 어머니를 간병하며 지독하게 앓았던 사랑의 추억을 곱씹는 '나'가 나온다. 열두 살 띠동갑 프리랜서 편집자와 만났던 시절을 복기하며 추억이란 기습적으로 나타나 뒤통수를 때릴 준비를 하는 불청객임을 깨닫는다. '규호의 규호에 의한 규호를 위한' 연가로써 읽히는 「대도시의 사랑법」과 「늦은 우기의 바캉스」는 사랑이 대체 무엇인데 이 난리인 건지 한심하면서도 짠하고 결국에는 뭉클해서 그래 임마 너 하고 싶은 거 다해라고 말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소설이다.
네 편의 소설은 '사랑 없인 못 살아'가 공통 주제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끊임없이 '나'를 소개한다. 혐오와 멸시를 당해도 웃고 애인이 자신을 부끄러워해도 화를 내지 않는 '나'. 고등학교 때 남자애와 놀이터에서 키스하다 걸려서 엄마가 강제로 정신 병원에 집어넣어도 엄마를 미워하지 않는 '나'. '카일리'와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데도 그렇게 될 수 없었던 걸 어쩔 수 없음으로 치환해서 긍정하는 '나'. 원하는 건 '하루만 네 방의 침대가 되고 싶어' 같은 노래를 부르며 킹사이즈 침대를 사서 '너'와 함께 하고 싶은 '나'.
이런 '나'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죽여? 살려? '나'의 엄마는 죽기 전까지도 당신의 그런 아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한때 열렬했던 우정과 사랑의 시간이 지나가고 어깨를 잔뜩 구부리고 그렇고 그러했던 과거를 애써 담담한 척 굴며 '소설'을 쓰는 '나'만이 남는다. 결핍과 외로움을 누구도 대신 채워줄 수 없으며 사랑은 기대와 환상이라는 콜라보로 밥 먹듯이 배반을 때리는 한심한 녀석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나'만이.
사랑 없인 못 살지만 사랑이 있었기에 '나'는 살아가겠지. 「늦은 우기의 바캉스」의 마지막 문단을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무수히 많은 소원 리스트를 지우고 썼던 단 하나의 소원이 애틋해서. 누가 누굴 사랑하는지 따지는 건 2020년에는 세련되지 못한 사상임을 인정하자. '대도시의 사랑법'에 그런 조항은 없으니까. 누굴 사랑하든 말든 각자 알아서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지침이 『대도시의 사랑법』에 담겨 있다.
절반은 마음에 들고, 절반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1. 재희
나는 이 단편을 참 재미나게 읽었다.
일단 소설집의 문을 여는 작품으로 그 발랄함이 좋았고, 이 환상(?)적인 조합의 매력에 푹 빠졌다.
보편적이지 않은 여성과 남성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니, '과연 내 인생에는 그런 인연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없었을... 것이다.
절친은 있었겠지만, 잠깐 우정이 소중했던 시기에만 잠시 어울렸을 뿐이고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소원해져 요즘은 거의 명맥만 유지하는...
중간 중간의 에피소드는 파격적이기도 하고,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예를 들면 문란(?)한 생활로 인한 원치 않은 임신이과...망설임이 없이 낙태를 하는 부분은 많이 낯설기도 하였거니와 그 즈음의 세대에서는 이렇게 경솔한가 싶기도 했지만...둘 사이는 살짝 부러웠다. 서로의 방패가 되거나 지킴이가 되는 부분은 읽으며서도 든든하였다.
재희의 결혼 이후에는 과연 이 둘은 어찌 되었을지...그 후일담이 기대가 되기도 한다.
2.우럭 한점 우주의 맛
이 작품은 이 소설집의 백미가 아닐까 한다.
얼마전에 읽은 '시절 기분'의 김봉건 작가도 소설집의 마지막 단편에 엄마 이야기를 담았지만, 김봉건의 건이 게이 자식을 둔 뻔~한 클리쉐를 답습했다면, 이 작품은 독특하다.
엄마의 일대기와 엄마의 암투병과 키가 190은 충분히 넘을 것 같은 문신남과 광어 이야기, 미제 이야기...그리고 마지막 부분까지. 잘 읽히고, 이래 저래 생각할 여지가 많았고 마음에도 그 흔적을 많이 남긴듯 하여 좋았다.
아마, 앞으로도 올림픽 대공원이나 현대 아산병원 언저리에 가게 되면, 이 글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글 때문에 박상영 작가의 이전 작품과 다음 작품이 기대되기도 하였다.
3.4 대도시의 사랑법 / 늦은 우기의 바캉스
일단, 내 입장에서 정리해보면 게이들의 문화중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스스로들을 남성이지만 여성화하는 부분들이다. 그래, 그렇다 치자. 그런데 왜 항상 그들의 일상을묘사할 때에는 마치 자기들이 여성인듯한 말과 행동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또 여성도 조용하거나 지적인 면도 있을 텐데, 대부분 슬그머니 천박하고 쌍스러운 말투와 행동으로 일관하니 공감하기가 많이 어려웠다.
특히, '대도시의 사랑법'에서는 왜 친구들과 본인을 포함하여 '티아라'라고 이름짓고 서로 지연,소연등 가수의 이름을 붙이는 부분이 나오는데, 여기서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
거기에다 '늦은 우기의 바캉스'도...심플하게 정리하면 돈많은 외국남자와 방콕에 여행을 가서 과거의 남자를 생각한 이야기'가 큰 뼈대인데...여기서도 많이 공감을 할 수 없었다.
포장은 실컷 해놨지만, 잘못 읽으면 그저 화대(?)받는 남성성인일 뿐이니.
책을 다 읽고나니...새삼 한국 문학의 문제점이 눈에 보인다.
김봉건 작가의 책 리뷰에도 비슷하게 썼지만, 소재가 '게이'인데, 이것이 더 이상 먹히지 않을 때 작가는 어찌 해결할 요량이신지. 비슷한 책을 몇 권 읽으면 아마 더이상 이 작가나김 김봉건 작가의 작품을 기억하지 않게 될 것 같다. 요즘 트렌드인지 모르겠지만, 에세이도 진절머리나고...
어쨌거나 작가면...말빨 보다는 글빨 수준을 높여야 하지 않을런지.
퀴어소설들에 대한 편견이 약간 좀 있었거든요. 딱히 재미는 없지만 이른바 흥미로운 소재로 하는 책팔이. 그런 생각을 했던 과거의 내 뺨을 후려치고 오고 싶었을만큼 재미있었습니다. 킬링타임으로 소설책 사봤다가 언제든지 또 읽고 싶어서 이북까지 구매한 제 진정성을 알아주세요. 영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여자캐릭터였던 재희도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물론 제일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규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