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7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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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376g | 128*188*30mm |
ISBN13 | 9788936437978 |
ISBN10 | 8936437976 |
발행일 | 2019년 07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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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376g | 128*188*30mm |
ISBN13 | 9788936437978 |
ISBN10 | 8936437976 |
재희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 해설_강지희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
처음에는… 젊은 친구 특유의 글쓰기로만 생각했습니다. 글에 유머가 있고, 생각에 탄성이 있는 것으로 좋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 것은 몇 쪽을 넘기지 않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간힘을 쓰며 살았던 습관이 보였고, 그가 애썼던 노력이 힘을 잃기 시작하자 용기를 내어 다시 있는 힘을 다 짜내며 만들어낸 글의 탄성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작품을 잃는 내내 연작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렇다고 뭘 알아서, 공감을 해서, 충고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던 것이 아니라 너무나 막막해서,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느낀 아픔입니다.
재희와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 우럭 한점으로 우주의 맛을 알았던 이야기,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만난 사랑이야기는 이국땅 태국에서 늦은 우기의 바캉스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저의 아픔도 글을 따라 장소를 옮기며 무력하게 끌려갑니다. 사람이 사는데,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할까요? 먹을거리가 없어서 허기진 개가 허접한 쓰레기통을 헤매며 허기를 참듯 사는 세상도 아닌데, 물리적으로는 배고플 이유가 없는 세상이 되었는데, 왜 이렇게 사람은 허기진 듯 힘들게 살아야 할까요? 누가 그렇게 룰을 정하고 강제를 할 수 있을까요? 강제된 힘이 작용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것은 그것이 영화가 되었던 소설이든 아니면 일상이 되어버린 지저분한 권력이 흘리는 구정물이 가득 담긴 뉴스에서든 보고 듣기에 힘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세상이 될 수 있을까요?
“나는 오롯이 나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 몹시 견디기 힘들었다. 이 두가지 모순된 감정이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까지도 조금 곤란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336쪽) 그는 곤란을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적어도 한명의 시민으로서 나는 내 글의 속도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사회가 나아간다는 사실이 퍽 반갑다.”(337쪽)라며 우리 사회의 변화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속도는 사실 내재화된 억제 속에서 브레이크가 잡힌 채 쓴 그의 글을 기준으로 했을 때에만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를 뿐입니다. 우리 사회는 그렇게 빨리 변화하고 있지 못하지요. 그가 사실 자신이라는 사실에 힘들어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와 이웃이 만든 억압이 작용했기 때문이고 그 억압때문에 그는 조그만 사회의 나은 변화에도 기뻐하는 것일 뿐입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가 아닙니까?
“소설 속에서 사회적으로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이슈들을 정면으로 다루며 나는 나 역시도 이 모든 문제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또한 완벽하게 무결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338쪽)는 그의 말 뒤에는 견디기 힘든 말들이 화살이 되어 그에게 꽂힌 아픔이 느껴집니다. 그는 “실은 겁이 많고 불안지수가 높은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얘기를, 나의 얘기를 써주”었다는 이유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들이 내게 전해준 문장 속 진심 어린 단어들과, 그것을 나에게 건네기 위해 짜냈을 안간힘과 용기가 모여 지금의 나를, 이 책을 가능하게 했다. 지금 어딘가에서 구부정한 자세로 이 책을 읽고 있을 당신에게도 이 무수한 용기와 안간힘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339쪽)는 작가의 말에 몸은 그렇지 않았지만 구부정한 마음으로 글을 읽었던 나는 그의 용기와 안간힘을 전해 받았습니다. 이제 우리 세상에 자신을 자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세상의 변화에 기뻐하고 강요된 짐을 벗을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다시 또 다른 강요들을 벗기는 힘을 키우면 더욱 좋겠지요.
자유는 입으로만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기대할 것이 못됩니다. 오늘도 깨닫는 진실입니다.
간만에 부산 남포동 창비에서 하는 작은 책방에서 고른 책이였다. 또 처음보는 작가라 모험을 하듯..보라색이 대도시랑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음악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틀었는데...디제이가 쉴새없이 자기만 알아들을 수 있는 자기의 말만 하고 있는 책같다. 너무 내뱉는 말이 많다. 혼자말인 듯. 대화인 듯 헤깔리는 ..같이 대화를 하는 상대라면 한 번 보고는 두 번 다시는 안 보고 싶은 대화상대라고나 할까.나는 요즘 이렇게 일상적인 말들만 많이 내뱉는 글들이 소음 같을 때가 있다. 예전 같으면 읽다 말았을텐데...이젠 식탁에 남긴 잔반을 버리기 아까워 내가 먹어 치우듯 그렇게 책도 기어코 다 먹는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낸다.
작가의 20대 대학시절부터 30대 초반의 인생이야기 같다. 자전 같으면서도 아닐 것 같은...많은 인물들이 나오는 것 같지만 재희,엄마,규호,그리고 사랑이라고 느꼈던 학생회장의 아저씨.이 어정쩡한 학생회장 아저씨가 우리 세대랑 겹쳐져서 짠하다. 있는대로 자유를 느낀 세대지만 그러나 구태의 규제에 얽매여 살짝 방종처럼 울타리를 벗어났다가 어. 나도 모르게 몸에 베여 있는 그 제약들을 상기하며 다시 제대로 살아야지하며 사는 모습이...지금의 내 모습과 비슷한 거 같다. 동성애...말로는 생각으로는 이해한다. 그렇게 태어난 걸 어쩌란 말인가..그사람의 많은 취향중에 하나일뿐인데..그 취향을 가지고 내가 뭐라고 판단을 한 단 말인가...근데 지금은 여기 엄마의 모른척 하고픈 맘을 이해가 된다. 여기 주인공은 가장 가까운 존재에게조차 배척 당하는 것으로..상처가 흉터로 각인되어 있었지만. 너내들도 자식을 낳아봐야 그 맘 조금은 이해를 할텐데...자식으로서 부모를 이해하기 위해선 내가 자식을 낳고 키워봐야 부모님의 맘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근데 알기만 하고 내 사랑은 자식들에게만 흐른다.그 맘 부모님에게도 되돌려 줘도 될텐데...난 아직 자식이므로 받기만 받는다.
만나면 입담이 좋은 사람이 있듯이 이 작가의 필담은 재치가 있어 끝까지 읽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소음 같다고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끝까지 다 읽어냈으니...
대도시의 사랑법(2019)를 읽고
소설은 서평을 쓰기가 부담스럽다. 이미 읽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우오 어떻게 이런 문장을...’이라는 생각이 드는 평론가들의 멋들어진 서평을 읽다보면, 내가 서평을 남기는 행위 자체가 사뭇 부끄럽고 민망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너무 재미있다. 너무 재미있어서, 더 쓸 말이 없다. 어떤 말을 쓸까 싶어서 한 번 더 읽어보기도 하고, 출판사 리뷰도 찾아보는데,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바로 ‘연령대별 평균 점수’. 20, 30, 40대는 9.0점이고, 10대는 0점, 50대 이상은 6.0점인 것이다. 역시, 소재가 가져다주는 부담감이 아직은 있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그래도 6점이나 받았다는 건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아니, 박상영 작가의 글이 아니었다면 읽지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부터 동성애에 대해서는 이런 생각을 해왔다. 동성애 자체를 반대하거나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가족은 안 그랬으면 한다. 이율배반적이라고 욕해도 상관 없다. 이게 솔직한 내 마음이니까. 그리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생각하지는 않을까.
소설은 소설로만 받아들여야할지, 아님 현실을 고려해야 할지. 자꾸 이 소설 속 서술자가 작가를 모티브로 삼은 인물은 아닌지. 작가가 일부러 이런 효과를 의도한 건지, 소설을 읽으면서 슬쩍슬쩍 책의 표지 안쪽의 작가 사진을 몇 번 들여다보았다. 작가의 관상을...흠..작가는 게이처럼 생겼나 안 생겼나...이렇게 보면 게이 같고, 이렇게 보면 잘 생겼고...(핫!!) 정말 부질 없는 사고의 흐름이었지만 말이다. 여튼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서, 왜 이런 내용을 그냥 재미있게 웃고 책을 덮을지, 아니면 동성애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해야할지 고민한 이유는, 나에게도 자녀가 둘이나 생겼기 때문이다. 아들아이 하나, 딸아이 하나. 나중에 우리 아이가 동성애에 빠진다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사회가 어찌 바뀌어 있을지 궁금하다. (참고로 얼마 전,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동성 결혼 인정법안에 서명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저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작가가 남자이건 여자이건, 소설 속 등장인물이 남자이건 여자이건, 그것들은 부가적인 요소일 뿐이다. 그런 부가적인 요소들도 소설의 요소라면 요소이지만,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므로, 이 소설을 읽으며, 거부감을 느꼈다면, 그건 편견이 아직 정신을 침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어떤 사안에 대한 가치판단은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공정한지, 정의로운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행복하려면 적어도 아프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카일리ㅠㅠ)
너무나 매력적인 문장이 많은 대도시의 사랑법. 한 달 뒤쯤,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그때는 인상적인 문장 위주로, 서평을 남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