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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 창비 | 2019년 07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66건 | 판매지수 16,887
베스트
한국소설 81위 | 국내도서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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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376g | 128*188*30mm
ISBN13 9788936437978
ISBN10 8936437976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여름밤, 나의 아름다운 도시, 어쩌면 너 때문에
젊은 소설의 첨단, 박상영 신작 소설


2019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고, 한권의 소설집(『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이 일약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한 박상영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이 출간되었다.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을 비롯해 발표와 동시에 화제가 됐던 4편의 중단편을 모은 연작소설이자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으로, 청춘의 사랑과 이별의 행로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경쾌하게 그려내고, 때로는 밀도 높게 성찰하는 아름다운 작품들이다.

책을 묶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개작을 거친바, “모두 같은 존재인 동시에 모두 다른 존재”(‘작가의 말’)인 30대 초반의 작가 ‘영’이 좌충우돌하며 삶과 사랑을 배워 나가는 과정이 놀랍도록 흥미롭고 깊이 있게 펼쳐진다. 여름의 도시 풍경과 한데 어우러져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읽다 마는 일을 결코 할 수 없는’(김하나 추천사) 빼어난 소설이다. 그것을 방증하듯 출간 전에 이미 영국 Tilted Axis Press와 번역 출간 계약이 이루어졌다. 『채식주의자』 번역으로 한강 작가와 함께 2016년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데보라 스미스의 큰 관심으로, 한국소설로는 이례적인 일을 맞았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언젠가 내가 냉동 블루베리를 맛있게 먹는 걸 본 이후로 재희는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벌크 사이즈의 미국산 냉동 블루베리를 사다 냉동실에 넣어놓곤 했다. 나는 보답처럼 재희가 좋아하는 말보로 레드를 사서 냉동실 블루베리의 옆자리에 올려놓았다. 재희는 새 담배를 꺼내 피울 때마다 입술이 시원해서 좋다고 했다. ---「재희」중에서

그렇게 한참 동안 의미 없는 메시지를 주고받다보면 갑자기 바람 빠진 풍선처럼 모든 게 다 부질없어지곤 했는데, 그가 나에게 (어떤 의미에서든)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벽에 대고서라도 무슨 얘기든 털어놓고 싶을 만큼 외로운 사람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는 그런 외로운 마음의 온도를, 냄새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때의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우럭 한점 우주의 맛」중에서

-더 투명한 쪽이 광어입니다.
-네?
-둘 중에 살점이 더 투명한 쪽이 광어다, 생각하면 구별하기 쉬울 거예요. 더 쫄깃한 쪽이 우럭.
-그럼 오늘부터 저를 우럭이라고 부르세요. 쫄깃하게.
술 취한 나는 인간도 아니다, 방금 무슨 말을 내뱉은 거야, 정말 돌았군, 하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 남자가 또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니요, 광어라고 부르겠습니다. 속이 다 보이거든요. ---「우럭 한점 우주의 맛」중에서

언젠가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둘이 함께 누워 있던 밤에, 규호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카일리가 있음에도 그때 왜 선뜻 나와 사귀기로 했냐고.
-그러거나 말거나, 너였으니까.
그래서나 그러나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그러거나 말거나, 너였다고. 나는 그 말이 좋아서 계속 입 안에 물을 머금듯이 되뇌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도시의 사랑법」중에서

나는 지금껏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몇번이고 나에게 있어서 규호가, 우리의 관계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둘만의 특별한 어떤 것이었다고, 그러니까 순도 백 퍼센트의 진짜라고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온갖 종류의 다른 방식으로 규호를 창조하고 덧씌우며 그와 나의 관계를, 우리의 시간들을 온전히 보여주고자 했지만, 애쓰면 애쓸수록 규호라는 존재와 그때의 내 감정과는 점점 더 멀어져버리고야 만다. 진실과는 동떨어진 희미한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늦은 우기의 바캉스」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그러니까 사실 나, 네가 엄청 필요해”
이토록 활달하고 사랑스러운 소설을 만나는 반가움


「재희」에서 게이 남성인 주인공은 대학 동기인 재희라는 여성과 동거한다. “정조 관념이 희박”한 ‘나’와 재희는 만난 남자들에 대해 수다를 떨고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가깝게 지내다가 재희가 스토커 남자에게 위협받은 사건을 계기로 같이 살게 된다. 둘은 재희의 임신중절수술, 그리고 ‘나’의 연인의 죽음과 작가 등단 등 20대의 큰 사건들을 함께한다. 두 사람의 파란만장한 청춘기와 재희가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무척 유머러스하고 흡인력 높게 전개되며, 찡한 결말이 자못 큰 여운을 남긴다.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은 “이 소설집에서 가장 길고 또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평가(강지희 해설)에 값하는 수작 중편이다. 말기 암 투병 중인 엄마를 간병하면서 지내는 화자 ‘영’은 5년 전에 뜨겁게 사랑했던 형의 편지를 받고 다시 마음이 요동치며 과거를 떠올린다. 철학 강좌에서 만나 연애에 이르렀지만 화자에게 그는 알면 알수록 불가사의한 인물로 다가온다. 학생운동을 한 과거에 여전히 사로잡힌 채 화자를 미국을 좋아한다며 꾸짖고, 아직도 정부가 자신을 감시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그는 자신이 게이임에도 ‘동성애’라는 ‘악습’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는 별난 사람이다. 이 소설 역시 곳곳에 유머 코드가 가득한데, 작가는 그에 만족하지 않고서 끝없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별 볼 일 없는 청년의 일상은 물론 엄마라는 존재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에 이르는 주인공의 궤적을 ‘압도적으로 아름답게’ 펼쳐낸다.

표제작 「대도시의 사랑법」과 「늦은 우기의 바캉스」는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작품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의 주인공은 클럽에서 진탕 취하는 일이 다반사고, 팔리지도 않는 연극 프로그램북을 파는 일을 하며, “쓰레기 같은 글”을 끼적이면서 지내는 인물로, 파트너의 부주의함으로 HIV에 감염된 비밀을 지니고 있다. 클럽 바텐더 규호와 서로 애정을 느끼던 끝에 그는 이 사실을 고백하고, “그러거나 말거나 너”라는 규호의 반응으로 연애가 시작된다. 단란하기도 하고 권태롭기도 한 오랜 연애는 그러나 예기치 못한 일로 갑작스레 변곡점을 맞이한다. 「늦은 우기의 바캉스」는 홀로 방콕에 가게 된 화자의 이야기이다. 규호와 방콕에서 함께한 찬란했던 한때를 곳곳에서 떠올리는 화자의 발걸음이 중심을 이루는 이 소설은 함께 실린 여타 소설과 다르게 유독 웃음기를 거두고서 상실과 고독의 정서에 집중하는 작품으로, 결말부의 짧은 고백이 강렬한 여운을 남기면서 이 연작소설들의 대미를 장식한다.

“그를 안고 있는 동안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퀴어소설의 진화 혹은 한국소설의 성과


한국문학에서 퀴어소설은 이미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박상영은 성에 있어 가볍게 보일 수 있는 면모를 오히려 작품의 매력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그 안에 녹록지 않은 사유를 담아냄으로써 단연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단숨에 자리 잡았다.

박상영의 소설을 퀴어서사라는 독법 안에서만 읽어내는 것은, 청년세대의 삶을 직핍하고, 사랑과 상실,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성찰하며, 개인의 감정에서 비롯해 우리 사회의 정동에 시야가 가닿는 경륜까지 그가 지닌 이 모든 미덕을 충분히 살피지 못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와 정반대로 박상영의 소설에 대해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굳이 일컫는 일 또한 우리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한하는 일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박상영의 소설은 그저 박상영의 소설이라고 말하면 어떨까. 박상영의 소설이 있다면 “아프고 취하고 울고 있어도 괜찮”다고, “사랑의 생존을 한번 더 믿을 수 있”다고(김금희 추천사) 생각하는 사람은 더욱 가파르게 많아질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지금 박상영 소설을 읽는 것이란 주먹을 쥐어보는 일이다. 사랑의 형태를 규율하고 강제하려는 사람들에게, 삶의 정상 상태라는 기만에 취한 이들에게 그건 아니라고 강하게 모션을 취하는 것이며 동시에 그렇게 해서 감각된 손가락 하나하나의 힘, 내 스스로의 체온과 악력에 기대 기꺼이 ‘아닌’ 세상과 결별하는 것이다. 왜냐면 그런 룰이란 우리의 것이 아니니까. 우리의 룰은 그런 위선의 세계가 아니라 한없이 망가져버린 듯한 슬픔에 빠져 있는 어느 새벽, 택시를 잡아타고 형의 집으로 달려 마침내 들을 수 있는 “왔어요?” 하는 인사말 속에, ‘못생기고 귀엽고 가여운’ 연인의 성공을 빌며 공항을 빠져나오는 평일 오전의 안녕 속에 있다. 우리는 그 주먹의 감각으로 대도시를 주행하다가 어딘가에서 마주칠 것이다. 한눈에 반하고 포옹하고 서로의 내면으로 흘러들어가다가 더러는 이별하고 말겠지만 그렇게 주먹을 풀고 발견하게 될 순간의 고독조차 때론 우주적 차원에서 우리를 감싸안아주지 않을까, 박상영의 소설이 있다면. 그래서 우리는 아프고 취하고 울고 있어도 괜찮은 것이다, 사랑의 생존을 한번 더 믿을 수 있는 것이다.
- 김금희(소설가)

이 이야기들은 세상에서 가장 마음 아픈 코미디 같다. 사랑이란 마흔여덟가지 감정을 합친 것보다도 더 알 수 없는 일. 어떤 사랑은 ‘몸을 함부로 굴리는’ 속도감 사이로 깃든다. 어떤 사랑은 무지막지하게 상대의 사랑을 말려 없앤다. 어떤 사랑은 나를 집어삼켰다가 사라져버린다. 어떤 사랑은 있는 동안은 권태인 줄만 알았다. 있다가 없는 것, 없어지고 나서야 뒤늦게 도착하는 것,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는 것. 『대도시의 사랑법』은 빠르고 가벼워 보인다. 그러나 빠르다고 해서 남지 않는 것이 아니고, 가볍다고 해서 진짜가 아닌 것도 아니다. 당신은 현란한 게이스러움에 혀를 내두를 수도 있고 그에 따르는 ‘경박함’에 혀를 찰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결코 할 수 없을 한가지는 이 이야기들을 읽다 마는 것이다. 그저 너무 재미있어서, 또는 ‘이것들이 어찌 되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어가다보면 아, 마지막에는 속수무책으로 눈물을 흘리게 된다. 누군가를 안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을 느껴본 당신이라면. 그러니까, 사랑을 해본 당신이라면.
- 김하나(수필가·카피라이터)

회원리뷰 (66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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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대도시의 사랑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k*****4 | 2021.12.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매일 듣는 라디오에서 박상영 작가를 알게되었고 참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만 하다 응원차, 의리차(매주 라디오로 만나는 사이니까!)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배송받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린 책.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 어려움을 겪었던 나에게, 대도시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까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은 책은 예상을 넘어섰다.'그치, 틀림없이 대도시의 사랑법에 다룰만한 내;
리뷰제목
매일 듣는 라디오에서 박상영 작가를 알게되었고 참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만 하다 응원차, 의리차(매주 라디오로 만나는 사이니까!)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배송받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린 책.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 어려움을 겪었던 나에게, 대도시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까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은 책은 예상을 넘어섰다.
'그치, 틀림없이 대도시의 사랑법에 다룰만한 내용이네.'라는 생각과 함께.
박상영 작가의 글빨에 호로록 쉽게 읽히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보니 왜인지 멜랑콜리해지는 마음과 함께 이토록 다양하고 중요하며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를 폭넓게 다룰까 놀라웠다.
작가는 자신의 글이 세상의 흐름보다 한발 늦다고 했지만,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한발 늦지 않을거라 확신하며, 어렵고도 다양한 주제를 자주 다루어주길 바랍니다!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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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불편한 가운데 사람을 보려고 노력했음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e***n | 2021.12.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퀴어 소설. 남자를 사랑하는 성소수자가가 주인공.분명 연애소설인데 "그"와 "그녀"가 헷갈렸던 책해설을 열심히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책.연작 소설. 4개의 작은 챕터로 구성되어 있음.. 재희.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사전에 이런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책을 읽었을까?아니 구입이라도 했을까? 읽으면서도 계속 생각이;
리뷰제목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

퀴어 소설. 남자를 사랑하는 성소수자가가 주인공.
분명 연애소설인데 "그"와 "그녀"가 헷갈렸던 책
해설을 열심히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책.
연작 소설. 4개의 작은 챕터로 구성되어 있음.
. 재희
.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 대도시의 사랑법
. 늦은 우기의 바캉스

사전에 이런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책을 읽었을까?
아니 구입이라도 했을까? 읽으면서도 계속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성소수자 게이의 이야기임을 알면서도 굳이 끝까지 읽었던 이유가 뭘까?
우선 궁금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란 제목을 붙인 이유도 궁금했고, 난생 처음 읽는 남성 성소수자의 사랑이야기는 어떨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등장하는 주변 인물과 그들의 일상, 그리고 생각을 통해 내 생각을 엿볼 수 있으리나는 기대도 있었다. 정조 관념이 없는?(책의 표현)여성과 남성 게이(주인공)의 동거. 띠동갑 남자를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 암 선고를 받고 치료중인 어머니. HIV보균자를 '카일리'라 칭하며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주인공.

남녀간, 이성간의 사랑에 익숙하다보니, 낯선 단어들과 생경한 표현들이 불편했던 건 사실이다. 이성간의 사랑이 아닌, 사람의 사랑을 보려고 애쓴 게 책을 읽으면서 했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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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크***스 | 2021.11.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차례 및 간략한 내용 재희 게이인 "나"는 대학 동기 재희의 결혼 소식을 듣고 둘도 없는 단짝이었던 시절을 떠올린다. 이태원의 어느 호텔 주차장에서 남자와 키스하는 걸 본 재희는 이후 나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재희가 새로 이사한 학교 앞 원룸을 누군가가 훔쳐본다는 말에 나는 그때부터 재희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남자를 좋아하는 재희와 역시나 남자를 좋아하는 나의;
리뷰제목

차례 및 간략한 내용

재희
게이인 "나"는 대학 동기 재희의 결혼 소식을 듣고 둘도 없는 단짝이었던 시절을 떠올린다. 이태원의 어느 호텔 주차장에서 남자와 키스하는 걸 본 재희는 이후 나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다 재희가 새로 이사한 학교 앞 원룸을 누군가가 훔쳐본다는 말에 나는 그때부터 재희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남자를 좋아하는 재희와 역시나 남자를 좋아하는 나의 동거는 술과 담배, 여러 남자와의 섹스 이야기로 성별을 뛰어넘는 친밀감을 쌓아갔다.
우럭 한점 우주의 맛 완치된 줄 알았던 엄마의 암이 재발했다. 6년 전, 엄마의 암이 처음 발견됐을 때 회사를 때려치우고 애증 어린 병수발을 들던 나는 어느 인권단체에서 주최하는 인문학 강좌를 듣다가 그 형을 만난다. 과거 편집자였고 현재는 철학 교정지를 봐주는 그 형과 어느새 가까워져 깊은 관계가 된다. 하지만 그 형은 자신이 게이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도시의 사랑법 낮에는 간호조무사 학원에 다니고 밤에는 클럽 디제잉을 하는 규호와 사랑에 빠져 동거를 하게 된다. 둘이 만나는 동안 여러 일이 있었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었다. 물론 싸울 때도 있었지만 그들은 어김없이 서로의 곁에 머물렀다. 그러나 나에게 존재하는 "카일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
늦은 우기의 바캉스 나는 틴더로 알게 된 하비비를 태국의 호텔 스위트룸에서 만난다. 마침 그 호텔은 1년 전 규호와 묵었던 곳이라 나는 여러 감정을 느낀다. 낮에 하비비는 일을 하러 가고, 나는 혼자 태국을 돌아다니며 회상에 젖는다.



늦은 우기에도 비는 오고, 다 늦어버린 후에도 눈물은 흐른다. <늦은 우기의 바캉스> p.306



처음엔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연작소설인 줄 알았다. 주인공인 남자, 이후에 영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화자가 대학 시절 동거하던 여자인 친구 재희의 결혼식에 참석해 동기들에게서 동거, 낙태에 관한 소문이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만 해도 그럴 수도 있겠지 싶었다. 그러다 재희와 어떻게 서로를 처음으로 인식하게 됐는지 과거 회상이 시작되면서 놀라움을 안겨줬다.
퀴어를 소재로 한 문학과 영화는 종종 접하고 있는데, 대부분 아니 거의 외국 문학과 외국 영화들이다. 한국 문학도 있었지만 퀴어가 주요 소재가 아닌 부차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이 소설이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게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한국 문학이고, 주인공의 사랑이 주가 될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으며, 내용을 그렇게 무겁게 그리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사실 소설의 시작인 <재희>를 읽을 땐 너무 직설적이라 놀라긴 했다. 필이 꽂히면 만나는 영과 재희의 문란함이 고지식한 나의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재희는 두 명의 남자와 비슷한 시기에 자서 생긴 아이를 낙태하기 위해 영과 함께 산부인과에 가기도 했다. 산부인과에서 생긴 일은 고지식한데 더러 개방적인 면이 있는 내게 통쾌함을 안겨준 게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했다.



나는 내가 아닌 존재로, 아무것도 아닌 채로 순식간에 그라는 세상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우럭 한점 우주의 맛> p.109

때때로 그는 내게 있어서 사랑과 동의어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내게 규호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규호의 실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사랑의 존재와 실체에 대해 증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늦은 우기의 바캉스> p.307




이후에 등장한 이야기들은 게이로 사는 영의 모습을 주로 보여주며 진지하게 만났던 형과 규호에 대한 마음, "카일리"라는 별명을 붙인 그것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삶, 그리고 애증 관계였던 엄마와의 모습 등을 그리고 있었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각자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가족과 연인, 친구 등의 관계가 마음처럼 되지 않을 테고,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을 할 수도 있다. 영의 모습도 그렇게 보였다. 아빠가 바람난 뒤 자식과 조금은 틀어졌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서로를 지킬 수밖에 없는 엄마와의 관계는 어떤 면에서 공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하다 헤어지고, 시간이 흐른 뒤에 떠올리게 되는 연인과의 관계는 영에게는 어렵게만 보였다.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영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었고, 영이 사랑했던 형과 규호를 움츠러들게 만들기도 했다.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해야만 했던 건 이성애자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안쓰러웠다. 영이 진지한 마음을 가졌던 두 사람과의 이별은 오랫동안 외로움으로 남은 듯 보였다.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한국에서 태국으로 정처 없이 떠돌고 흐르는 모습은 화려함 뒤의 외로움을 더욱 짙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한국 문학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라 처음엔 당황과 놀라움을 안겨줬지만, 중반엔 웃기기도 하고 굉장히 직설적인 면이 있어서 통쾌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여운이 있었다.
이전에는 접해본 적이 없었던 새로운 느낌의 한국 소설이라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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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7건) 한줄평 총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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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1점
읽으면서 서술자가 역겹다고 생각한 건 이 책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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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 2022.01.05
구매 평점4점
여러가지, 지금의 사랑? 기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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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 | 2021.12.01
구매 평점3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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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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