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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우종영 저 / 한성수 | 메이븐 | 2019년 09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9 리뷰 47건 | 판매지수 11,910
베스트
인문/교양 97위 | 인문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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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98쪽 | 490g | 145*210*18mm
ISBN13 9791196509484
ISBN10 1196509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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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Prologue 당신도 나무처럼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Chapter 1.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에게 배우다

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순간에 나무가 가르쳐 준 것
막 싹을 틔운 나무가 성장을 마다하는 이유
일단 잘 멈추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나를 놀라게 만든 어느 할아버지의 한마디
오래된 숲일수록 적당한 틈이 있는 까닭
살다 보면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숲속을 걸으며 깨달은 인생의 진실
나무 키우기와 아이 기르기의 공통점
내가 아버지의 장례를 세 번 치른 이유

Chapter 2. 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주목나무에게서 잘 내려오는 법을 배우다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은 씨앗처럼 용감해질 것
사람들이 나무를 심을 때 흔히 하는 실수
등산을 가도 산 정상에는 오르지 않는 이유
죽기 전에 꼭 한 번 던져 보아야 할 질문
자연의 이치에 맞게 살아간다는 것
세상에 함부로 대해도 좋을 존재란 없다
결국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Chapter 3. 30년간 나무 의사로 살면서 깨달은 것들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내가 예순이 넘어 다시 시험 준비를 하는 이유
세상에서 하나뿐인 명함을 만들다
나무 의사의 잠 예찬론
나이테에서 배우는 기록을 하는 삶에 대하여
아이들이 숲에서 자라야 하는 까닭
일을 한다는 것의 의미
내가 땅을 사서 곡식 대신 나무를 심은 이유
내 손으로 작은 집을 지으며 깨달은 것들
오늘 하루가 어떤 하루일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Chapter 4. 나무와 더불어 사는 즐거움

무인도에 살게 된다면 데려가고 싶은 나무 - 붉나무
단점이 다 열등감이 되는 건 아니다 - 먼나무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 메타세쿼이아
올 테면 와 봐라, 내가 질 것 같으냐 - 버즘나무
괜찮습니다. 느리면 좀 어떻습니까? - 소나무
가끔은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자 - 벚나무
이 땅의 아버지들, 그리고 아버지로 살아갈 누군가에게 - 황칠나무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 대나무

Chapter 5. 뿌리 깊은 나무처럼 단단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 주고 싶은 나무 - 미선나무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내줘야 하는 게 있는 법 - 개박달나무
‘그러거나 말거나’의 정신으로 - 튤립나무
어머니가 그리울 때 생각나는 나무 - 보리밥나무
서른 살에게 해 주고 싶은 말 - 아까시나무
자꾸만 누군가와 담을 쌓게 된다면 - 탱자나무
흔들려 봐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 팽나무
나의 삶도 누군가에게 이런 향기로 남기를 - 백리향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천수천형千樹千形. 천 가지 나무에 천 가지 모양이 있다는 뜻이다. 한 그루의 나무가 가진 유일무이한 모양새는 매 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한 노력의 결과다. 수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무의 선택은 늘 ‘오늘’이었다.
--- 「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다」 중에서

이제는 알 것 같다. 인생에서 정말 좋은 일들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값지고 귀한 것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담금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이제는 포기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우리가 원하는 행복이나 성공 같은 좋은 일들이 우연히 갑작스럽게 찾아온다면 노력이나 인내 따위는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 힘이 들어도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스스로를 응원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라고.
--- 「막 싹을 틔운 나무가 성장을 마다하는 이유」 중에서

생존을 위한 버팀은 한번 싹을 틔운 곳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나무들의 공통된 숙명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피할 길이 없고, 사람을 비롯한 다른 생명체의 위협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버틴다고 하면 굴욕적으로 모든 걸 감내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평생 나무를 지켜본 내 생각은 다르다. 나무에게 있어 버틴다는 것은 주어진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 내는 것이고, 어떤 시련에도 결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버팀의 시간 끝에 나무는 온갖 생명을 품는 보금자리로 거듭난다.
--- 「살다 보면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중에서

수녀님은 태어날 때부터 알레르기 때문에 나무나 풀을 만지지 못했다. 남보다 쉽게 풀독이 오르고, 어쩌다 나무나 풀 근처에 있는 벌레에 쏘이기라도 하면 살갗이 퉁퉁 부어올라 바로 병원에 가야만 했다. 하지만 수녀님은 잎에 닿은 팔이 가렵고 따가울 텐데도 온종일 약을 발라 가며 나무를 돌보셨다. 사람도 끼니를 거르고 쉬지 못하면 바로 탈이 나는데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라고 내버려 두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 선생, 나는 나무가 너무 좋아요.”
--- 「일을 한다는 것의 의미」 중에서

나이 든 자에게 필요한 것은 세월이 만들어 낸 빈 공간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을 품어 내는 주목나무의 자세가 아닐까. 주목나무가 비어 있지 않았다면 한겨울 매서운 비바람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 물러나야 할 때 억지를 부리기보다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잘 내려놓고, 그 빈자리를 드러내야 한다.
--- 「주목나무에게서 잘 내려오는 법을 배우다」 중에서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끈기 있게 기다리는 자세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기다림 그 자체만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작은 씨앗이 캄캄한 흙을 뚫고 세상 밖으로 머리를 내밀듯, 우선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 나아가려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괴테도 말하지 않았던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과 기적이 모두 숨어 있다”고.
---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은 씨앗처럼 용감해질 것」 중에서

맞서 싸우지 않고 일단 한 걸음 물러서서 부드럽게 우회할 줄 아는 것. 그것은 결코 지는 것이 아니다. 저 혼자 강하게 곧추선 나무가 한여름 폭풍우에 가장 먼저 쓰러지는 법이다.
--- 「결국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중에서

누군가는 그랬다. 좋은 일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고, 더 좋은 일들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지만,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고. 그것이 바로 내가 지금도 아픈 나무들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그리고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다.
---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중에서

내게는 1년에 단 한 번, 찬란하게 피어나는 벚나무의 꽃이 마치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처럼 보인다. 화려한 벚나무 꽃그늘 아래 서 있으면 “이만큼 고생했으니 1년에 한 번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게 살아 봐도 괜찮아” 하는 벚나무의 혼잣말이 들리는 듯하다. 일시에 피어올랐다가 한꺼번에 떨어지기까지 열흘 남짓한 시간은 벚나무가 자신에게 선사하는 축제의 순간이 아닐는지.
--- 「가끔은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자 : 벚나무」 중에서

대나무는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지금 설령 사람들이 정해 놓은 틀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더라도 불안해하거나 스스로를 못났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 어쩌면 대나무는 기죽어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왜 남이 정해 놓은 틀 안에 들어가지 못해 안달입니까?”
---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 대나무」 중에서

인간은 작은 유혹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시련 앞에 맥없이 무너지는 약한 존재다. 그러니 흔들리지 않으려 너무 애쓰기보다는 오히려 흔들리며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현명할지 모른다. 힘을 빼고 세월의 흐름에 온몸을 맡겨 보는 것. 바닷가 포구에서 거친 바람을 맞으며 살아가는 팽나무처럼 말이다.
--- 「흔들려 봐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 팽나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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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려운 질문에 부딪칠 때마다 나는 항상 나무에게서 그 해답을 얻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에게 배우다

누구에게나 오로지 짊어지고 가야 할 인생의 무게가 있다.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저마다 생의 대가로 무언가를 책임지고 감내하며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선택의 기로에서 과연 무엇을 택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얼마나 만족스러운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복도가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누구에게나 선택은 어렵고 힘들다. 그때마다 길잡이가 되어 줄 존재가 늘 곁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여기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30년 동안 아픈 나무를 돌봐 온 나무 의사 우종영이다. 그에게 있어 나무는 힘들고 어려운 일에 맞닥뜨릴 때마다 가장 현명한 답을 주는 스승이자 철학자였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휴식과 평안을 느끼게 하는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나무 덕분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던 좌절의 순간에도 다시 삶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었다는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무 의사로 살아온 지 30년. 곰곰이 되짚어 보니 내가 나무를 돌본 게 아니라 실은 나무가 나를 살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부딪치는 힘든 문제 앞에서도 나는 부지불식간에 나무에게서 답을 찾았다. 척박한 산꼭대기 바위틈에서 자라면서도 매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의 한결같음에 나는 감히 힘들다는 투정을 부릴 수 없었다. 평생 한 자리에서 살아야 하는 기막힌 숙명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나무를 보면서는 포기하지 않는 힘을 얻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남은 날들을 꼭 나무처럼만 살아가자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다가 미련 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처럼, 주어진 하루하루 후회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무 곁에 서면 불필요한 일과 무의미한 관계가 구분되고, 삶은 저절로 단순해진다”
뿌리 깊은 나무가 자꾸만 흔들리는 인간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것들

사람들은 흔히 나무를 수동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환경을 감내할 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는 못할 거라고 짐작한다. 그런데 나무는 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환경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생명체다. 움직일 수 없는 탓에 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이고, 생존하려면 주변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똑같은 종인데도 사막과 초원의 경계쯤에 자리한 나무는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나무에 비해 뻗는 가지도 적고, 가지에 달린 잎도 얼마 되지 않는다. 대신 건조한 기후에 살아남기 위해 잎이 두껍다. 아예 사막으로 들어가면 그나마 있던 잎도 모두 없애고 잎이 달릴 자리에 가시만 남긴다. 변화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연의 모습을 고집하지 않고 그곳에 맞게 적응해 가는 것이다.

천수천형千樹千形. 천 가지 나무에 천 가지 모양이 있다는 뜻이다. 한 그루의 나무가 가진 유일무이한 모양새는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다. 나무는 선택 앞에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마치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온 힘을 다해 이 순간에만 집중한다. 이처럼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고, 변화를 올곧이 받아들이며,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 완전히 적응하는 능력이야말로 나무의 제1 생존 전략이자, 나무가 이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생명체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나무의 무서운 결단력을 알고 나면, 과연 인간이 나무보다 현명한 존재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물질적 풍요와 선택의 자유는 이전 시대의 인간들은 누려 보지 못한 선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고통의 근원이기도 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보도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도 150가지 이상의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처럼 선택할 게 많다 보니 사람들은 선택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결과를 낳을까 봐 혹은 더 좋은 걸 놓치게 될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것도 놓치고 싶지 않은 현대인들은 더 많은 일과 복잡한 인간관계에 얽매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에 놓이고 만다. 매일매일 흔들리듯 사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나무는 결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다. 수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무의 선택은 늘 ‘오늘’이었다. 그러므로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두려움이 밀려올 때는 나무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사람들이 머리가 복잡할 때 숲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나무 곁에 서면 불필요한 일과 무의미한 인간관계가 구분되고, 삶은 저절로 단순해지므로.

“당신도 나무처럼 살아갈 수 있기를”
나무 곁에 오래도록 머물며 깨달은 단단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

나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나무의 오랜 지혜에 탄복하게 될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에도 적지 않은 통찰을 준다.
나무의 씨앗이 싹을 틔울 확률은 대개 10퍼센트 미만이다. 나머지는 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썩어서 사라진다. 어렵게 싹을 틔워도 나무는 몇 해 동안 자라지 않는다. 작은 잎에서 만들어 낸 소량의 영양분을 오직 뿌리를 키우는 데만 쓰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무는 바깥세상과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따뜻한 햇볕이 아무리 유혹해도, 주변 나무들이 보란 듯이 쑥쑥 자라나도 결코 하늘을 향해 몸집을 키우지 않는다. 이렇게 보내는 기간이 평균 5년. 짧지 않은 시간 뿌리를 단단하게 만들고 나서야 비로소 성장하기 시작한다. 이런 나무의 속성은 인내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크나큰 위로가 된다. 나무는 인생에서 정말 좋은 일들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값지고 귀한 것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담금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 준다.

나무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에게도 귀한 교훈을 전한다. 나무를 심을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나무가 좋아할 만한 장소가 아닌, 자기가 좋아하는 장소에 묘목을 심는 일이다. 그러나 나무가 잘 자라기를 바란다면 그 나무의 본성이 잘 발현될 만한 장소에 심고 그 뒤에는 버린 듯해야 한다. 사랑이 지나쳐 자꾸만 만져 보고 뿌리까지 흔들어 보다가는 나무가 제힘으로 자라는 능력을 잃을 뿐 아니라 일찍 죽어 버린다. 아이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사랑과 근심이 지나치면 아이를 망치기 쉽다. 반대로 간섭하고 싶은 마음을 거두고 한 걸음 뒤에서 아이를 지켜보면 아이는 일찍부터 제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법을 깨우친다.

나무는 나이 들어가는 법도 남다르다. 세상 그 무엇보다 치열하게 살지만, 그 무엇에도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생명을 품을 줄 아는 나무들.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제 속을 비우고, 그 빈 공간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을 품는다. 나무의 텅 빈 속은 한겨울 매서운 비바람에 지친 동물들의 은신처로 변모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언젠가는 하던 일을 넘겨주고 한발 물러서야 할 때가 찾아온다. 그때가 오면 나무처럼 가지고 있던 것을 움켜쥐고 있기 보다 잘 내려놓고 그 빈자리를 드러내면 어떨까. 노자도 말하지 않았던가. “그릇이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듯, 비어 있음으로 유용하다”고.

이 책에는 인간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나무의 다양한 지혜가 담겨 있다.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알아채지 못했던 나무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 가며 사람에게서는 얻을 수 없는 위안과 평안을 얻기를, 그리고 더 좋은 인생을 사는 법을 배워 가기를 바라는 뜻도 함께 담았다.

회원리뷰 (47건) 리뷰 총점9.9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영겁의 시간을 몸에 새긴 지혜로운 철학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겨**전 | 2019.10.03 | 추천30 | 댓글45 리뷰제목
#서평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이 책은 마치 로버트 풀검의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의 한국판 버전 같았다. 그 책이 1,700만부 판매된 이유가 있듯 이 책 또한 그러하다. 로버트 풀검은 일상의 여러 다양한 것들이라면, 우종영 작가는 나무와 숲에서 만난 것들을 소재로 삼는다. 두 책 모두 비슷한 느낌의 담백하고 담담하되 깊은;
리뷰제목

#서평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이 책은 마치 로버트 풀검의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의 한국판 버전 같았다. 그 책이 1,700만부 판매된 이유가 있듯 이 책 또한 그러하다. 로버트 풀검은 일상의 여러 다양한 것들이라면, 우종영 작가는 나무와 숲에서 만난 것들을 소재로 삼는다. 두 책 모두 비슷한 느낌의 담백하고 담담하되 깊은 울림있는 사색을 동반하게 된다. 

 


자연과 나무는 인간보다 컸다. 인간보다 오래 살아서 ···, 인간보다 오래 견뎌서 ··· 일지도 모르겠다. 그 수없는 세월의 풍파를 모두 몸 속 깊이 기록했기에 더 깊은 울림을 간직한건지도 모를 일이다. 프롤로그에 담긴 글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저자가 숲과 나무로부터 배운 것의 기록을 나무로 만든 종이 책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어 더욱 감사하다.



# 디자인 + +

출판사의 디자이너들도 내용에 어울리게 만들려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페이지에서도 숲의 향기와 사색의 흔적이 보인다. 표지의 묵은 초록빛은 풍성하지 않지만 깊은 숲의 고독한 겨울 느끼게 한다. 첫 속지와 마지막 속지는 나무 껍질마냥 갈색으로, 대단원 사이는 표지와 같은 깊은 초록빛깔로, 사진마다 어울리는 배경색, 제목의 글자색도 갈색과 초록빛, 심지어 페이지 숫자마저도 가녀린 새싹이 올라오는 것 같이 꼬물거리는 느낌이 귀엽다. 또 군데군데 담겨있는 사진은 깊은 숲에서 만난 옹달샘 같았다. 

 



#책 중에서 + + +

p.88~91 / 오래된 나무는 대부분 속이 비어 있다. 대표적인 예가 태백산 산자락에 살고 있는 주목나무들이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 년을 간다는 주목나무는 세월이 흐를수록 속을 비워 몸 안의 빈 공간을 넓혀 간다. 한겨울 세찬 바람이 불 때 태백산에 오르면 주목나무에서 오래된 퉁소 소리처럼 깊은 울림을 들을 수 있다. 속이 비어 있어야만 들을 수 있는, 영겁의 세월이 만들어 낸 소리다. ······ 누구나 어느 순간이 되면 하던 일을 넘겨주고 한발 물러서야 한다. ······ 그럴수록 나이 든 자에게 필요한 것은 세월이 만들어 낸 빈 공간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을 품어 내는 주목나무의 자세가 아닐까. 주목나무가 비어 있지 않았다면 한겨울 매서운 비바람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 물러나야 할 때 억지를 부리기보다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잘 내려놓고, 그 빈자리를 드러내야 한다. 







   숲에 빈틈이 있어야 어린 생명이 자란다.  .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것들이.  .   
   실상 결코 오래가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0 댓글 45
구매 파워문화리뷰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산*람 | 2023.07.11 | 추천11 | 댓글0 리뷰제목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메이븐/2019.9.27.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나무를 만나며 산다. 그러나 나무 본 것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나무를 위해 3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 우종영;
리뷰제목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메이븐/2019.9.27.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나무를 만나며 산다. 그러나 나무 본 것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나무를 위해 3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 우종영은 내가 정말 배워야 할 모든 것은 나무에서 배웠다라고 말하며, 나무병원 푸른공간을 설립해 아파하는 나무를 30년 돌봐오고 있다. 숲 해설가 전임강사 활동과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쓴 책으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게으른 산행 1,2>, <풀코스 나무여행11권의 저서가 있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개성이 있듯,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나무가 각자 저만의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의 서문에서 말한다. 또한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노목에게서 나이듦의 자세를 새삼 깨우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미를 깨닫곤 한다.(p.7)”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30여 년을 나무의사로 살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과 자기인생 이야기를 엮어서 이 책에 소개한다.

 

해를 향해 뻗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우듬지의 끝은 가지에 이르는 햇볕의 상태를 일분일초 예의 주시하다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낌새가 감지되면 미련 없이 방향을 바꾼다. 그 선택에 주저함은 없다.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곧바로 선택을 단행한다.(p.17)” 생각해보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더 큰 문제는 선택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면적만 놓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는 미국 세쿼이아 국립공원에 있는 제너럴 셔면 트리다. 지름 11미터에 높이 84미터 되는 거구의 몸을 자랑한다. 그러나 막 싹을 틔운 어린나무가 생장을 마다하는 이유는 땅속의 뿌리 때문이란다. 작은 잎에서 만들어 낸 소량의 양분을 자라는 데 쓰지 않고 오직 뿌리를 키우는 데 쓴다.(p.32)” 눈에 보이는 생장보다는 자기 안의 힘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을 유형기라고 한다. 사람 또한 유년기와 청년기에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씨앗 안에는 오래도록 씨앗으로 존재하려는 현재 지향성과 껍질을 벗고 나무로 자라려는 미래의 용기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것은 좋은 환경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는 힘과 언제든지 싹을 틔우려는 상반된 힘이 씨앗 안에서 갈등하고 타협하는 증거다.(p.94)” 긴 기다림 끝에 싹을 틔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씨앗은 결국 나무가 되지 못하고 그냥 생을 마감한다. 한 예로 자작나무의 경우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도 씨앗에서 싹이 트는 발아율은 고작 10퍼센트 남짓이다. 두렵지만 용기를 내 껍질을 뚫고 나오는 씨앗만이 성목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모든 나무 는 통계학상 평생을 통틀어 한두 그루의 자손만 남긴다고 한다.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사는 나무가 1년에 수천 개의 씨앗을 맺는다고 가정했을 때 실로 어이없는 숫자다. 나머지는 대부분 싹이 트지도 못한 채 썩거나, 어렵게 싹을 틔워도 경쟁에 뒤처져 도태되고 만다. 그러나 기다리기만 한다고 저절로 때가 오지는 않는다. 가장 좋은 때는 결국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 과 어수선하게 엉클어져 있는 수풀을 일컫는 자왈이 합쳐진 말로 용암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키나무와 덩굴나무, 가시를 단 나무들이 뒤엉켜 숲을 이룬 곳을 이른다.(p.122)” 더구나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 제주도를 상징하는 유명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곶자왈은 화산이 폭발해 흘러내린 용암 대지의 땅으로 사실상 불모지다. 어떤 생명도 잉태할 수 없을 만큼 척박한 바위땅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 것이 바로 작은 풀들과 가시를 단 나무들이다. 뜨거운 햇살과 건조한 땅 위에서도 살아남는 가시를 단 나무들의 질긴 생명력 덕에 자갈밭은 조금씩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고, 그 덕에 한라산 자락에서 날아든 씨앗들이 점차 터를 잡게 되었다.

 

기회란 것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선물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날들이 차곡차곡 쌓였기에 찾아든 결과물이다. 좋은 일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고, 더 좋은 일들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지만,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p.150)”고 누군가 말했다. 그것이 바로 지금도 아픈 나무들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고 저자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라고 한다. 같은 나무라 하더라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잎의 형태와 크기, 수피의 색깔과 질감, 가지의 모양새 등 모든 형질에서 차이를 보인다. 똑같은 나무지만 산 위로 오를수록 키가 점점 작아지는 연속적인 변이를 보이기도 하고, 담쟁이덩굴의 경우 땅을 기어갈 때는 겹잎의 형태를 보이다가 담에 붙어 올라갈 때는 홑잎의 형태를 보인다. 환경에 따라 잎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잎 모양 자체가 바뀌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도 환경에 적응해 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무는 빛이 디자인하고 바람이 다듬는다고 했다. 자연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절묘한 수형 앞에 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p.292)”고 말하는 저자는 문득 내 삶이 과연 어떤 향기를 지니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적어도 과용을 부려 악취가 나는 삶이 아니기를 바라는 저자처럼, 내 인생을 돌아보며 내가 타고난 것을 찾아 발전시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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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나무처럼 살아가는 나무의사의 인생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추**방 | 2019.10.20 | 추천11 | 댓글16 리뷰제목
  책장에 꽂혀 있는 오래된 책 한 권을 오랜만에 꺼내 들었습니다. 10여 년 전 나무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나무 관련 책들을 여러 권 읽었었는데, 그 중 나무의사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는 책을 제목에 이끌려 구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나무를 치료 관리하는 나무병원들이 꽤 있고,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나무의사 자격제도가 생길만큼;
리뷰제목

 

 책장에 꽂혀 있는 오래된 책 한 권을 오랜만에 꺼내 들었습니다. 10여 년 전 나무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나무 관련 책들을 여러 권 읽었었는데, 그 중 나무의사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는 책을 제목에 이끌려 구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나무를 치료 관리하는 나무병원들이 꽤 있고,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나무의사 자격제도가 생길만큼 산림, 조경분야에서 각광 받는 직종 중 하나가 되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나무를 심는 조경회사들은 돈을 벌었어도 나무를 치료 관리하는 회사들은 별로 없었고 체계도 잡히지 않아서 큰 돈을 벌지 못 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나무의사로 15년간 일하며 아픈 나무들을 돌봐주고 나무에게 인생을 배워가던 나무의사 우종영의 글은 나무에 관심이 많았던 제게 많은 울림을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10여 년만에 나무의사 우종영의 글을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며 모진 세월을 이겨낸 나무의 시간만큼 나무의사 30여 년 경력을 가진 우종영의 글들이 더욱 깊이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노목에게서 나이 듦의 자세를 새삼 깨우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미를 깨닫곤 한다. 평생을 나무를 위해 살겠다고 마음 먹고 병든 나무를 고쳐 왔지만, 실은 나무에게서 매 순간 위로를 받고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생각한다. 남은 날들을 꼭 나무처럼만 살아가자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다가 미련 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처럼, 주어진 하루하루 후회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 p.7 프롤로그 중에서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3부까지는 30여 년간 나무의사를 하며 나무들을 통해 깨달은 인생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고, 4부에서 5부는 16가지 나무들의 각각 고유한 특성과 함께 그 속에서 느낀 저자의 생각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저자의 30여 년간의 나무의사로서의 경험이 잘 묻어나 있는 책으로 나무의 생물학적 특성을 토대로 우리가 나무에게 배울 수 있는 삶의 태도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새를 통하든 바람을 통하든 씨앗이 어느 자리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어떤 환경에서라도 나무는 평생을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자라야 합니다. 움직일 수 없는 탓에 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이고, 생존하려면 주변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재빨리 대응해야 하기에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곧바로 선택을 단행(해를 향해 우듬지 방향을 바꾼다고 합니다)합니다. 오늘 이 순간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나무의 모습을 보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희생하는 우리들에게 몸으로 전하는 나무의 조언을 들으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나무의 나이를 알려고 하면 나이테를 보라고 합니다(소나무의 경우 고정생장을 해서 마디만 보면 나이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나무들의 경우는 나이테를 보려고 나무를 자를 수 없는 노릇이라, 전문가들은 생장추로 나무를 뚫어 나이테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 사람들은 죽은 나무의 그루터기의 나이테를 보고 나무의 나이를 대략적이나마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나무는 나이테의 간격이 일정하게 되어 있는데 어떤 나무들은 어느 부분의 나이테가 좁고 짙습니다. 그 이유는 그 시기에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울 통의동에 약600년 된 백송이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쓰러져 죽고 말았는데 나이테를 조사해 보니 일제강점기인 1919년부터 1945년까지의 나이테 간격이 거의 변동이 없을 만큼 좁고 짙었다고 합니다. 사람들만큼이나 나무 또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나이테는 나무의 지난날이 고스란히 담긴 성장 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난 과거를 외면한 채 오늘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과거 내가 살아 온 과거가 쌓여서 만든 모습이 아닐까요? 과거를 잊고 사는 우리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지친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 때 한번쯤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 하루 내 삶은 어떠했는지, 나는 과연 인생이라는 나이테에 어떤 기록을 남겼는지 말이다."



 제가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가 아름다운 길로 유명한 담양 메타쉐콰이어길입니다. 총 길이가 약8.5km로 하늘 높이 자란 메타쉐콰이어 초록 동굴 사이로 산책을 하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도로변에 가로수로 심은 메타쉐콰이어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무성한 가지와 잎이 건물 간판과 창문을 가리고,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이 하수구를 막고, 길게 뻗은 뿌리가 지하의 배수관을 망가뜨리거나 보도블록을 들어 올린다는 이유로 아예 나무를 뽑아 버리거나 몸뚱이만 남겨 놓고 굵은 가지를 몽땅 쳐 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가 메타쉐콰이어의 생물학적 특성 때문입니다. 메타쉐콰이어 같은 침엽수들은 찬 바람이 몰아치는 동토의 땅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나무가 살아가기에 척박한 환경이라 살아남기 위해 서로 연대를 해서 하늘 높이 자라고 뿌리를 서로 단단히 하는 특성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타인을 믿지 못해 모든 것을 혼자 해내려는 마음, 타인을 도움을 주고받는 대상이 아닌 그저 경쟁자로만 바로보며 힘들고 고달프게 사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저희들끼리 어울릴 줄 아는 메타쉐콰이어아가 하는 말에 한 번쯤 귀 기울여 보라고 합니다.



 오래 전 식물원에서 제 눈을 흠뻑 빠지게 한 나무가 있습니다. 작은 부채 모양의 붉게 물든 열매 모양이 얼마나 곱던지 첫 눈에 사랑에 빠지듯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나무에 이름표가 없어서 사진을 촬영한 후 나중에 알아낸 나무의 이름은 "미선나무"였습니다. 미선나무의 열매는 마냥 좋기만 하던 사랑이 이런저런 시련의 과정을 거치며 단단해지듯이 처음에는 짙푸른 빛갈을 띠었다가 작열하는 햇살 속에 점점 붉게 하트 모양으로 물들어 간다고 합니다. 마치 어떤 세파에도 굴하지 않고 그들만의 사랑을 꿋꿋이 지켜 나가는 연인의 모습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결혼 10년차가 넘어가는 저도 결혼 전 약속처럼 아내와 마냥 좋은 사랑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심하게 다투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 시기를 이겨내면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서로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미선나무는 이제 경복궁, 창경궁을 비롯해 곳곳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미선나무 열매를 찾아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고 마음에 드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미선나무 열매를 꼭 한번 찾아봤으면 좋겠다. 그 귀한 나무 앞에서 사랑을 말한다면 그 사랑이 좀 더 뜻깊어지지 않을까."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는 회사일이 바빠서 서평단 기한을 못 지키고 읽지 못하다가 이제야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펼친 책이지만 기대했던대로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인 나무에게 배우는 인생의 지침서로 오랜만에 마지막 장을 읽고 다음 장이 없어서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틈틈이 시간을 쪼개며 읽느라고 일주일이 걸렸지만 나무와 함께 보낸 일주일은 제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메이븐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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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3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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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용. 잘 읽고있어용!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일**랑 |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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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요 추천추천합니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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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l******4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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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나무일까 생각해보게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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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몽**글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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