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연구센터의 출범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7년 무렵 이뤄진 두 사람의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익명의 후원자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후원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젊은 시절을 방황 속에서 보내다, 인생의 스승이 된 스님 한 분을 만나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후 그는 자신이 찾은 행복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한편 최인철 교수는 2000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 부임한 후 2007년 안식년을 맞아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를 출간한 상태였다. 그런 어느 날 최인철 교수는 지인을 통해 “기업인을 대상으로 심리학 강의를 해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을 받게 되는데, 이때 후원자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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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연구센터가 열과 성을 다해 만든 첫 번째 『행복교과서』는 교사뿐 아니라 일반 독자도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 맞춰 완성됐다. 덕분에 “기존 교과서에서는 보기 힘든 내용” “교과서지만 평범한 어른들이 봐도 좋다”는 등의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행복연구센터는 곧 『행복교과서』의 탄생을 알리는 출판기념회 겸 교사 대상 강연회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의 기획에 돌입해 본격적으로 독자와 만날 채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행복교육에 대한 폭발적인 반향이 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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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연구센터는 한발 더 나아가 남다른 학구열을 가진 행복 교사를 위한 또 하나의 전문 교육 프로그램 기획에 나섰다. 기초 워크숍, 심화 워크숍에 이어 2014년 만들어진 3단계 교육과정 ‘교사행복대학’이 그것이다. “기초와 심화 워크숍을 운영하면서 그 이상의 전문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제는 ‘행복교육 전문가’를 길러내야 할 시점인데, 그러려면 조금 더 심도 깊은 트레이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게다가 교사들이 심화 워크숍 인문학 강의에서 큰 자극을 받는 모습을 보니 번뜩 서울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최인철 센터장은 서울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을 벤치마킹한 교사행복대학의 구상을 시작했다. 최고경영자과정은 서울대학교 안에서 진행되는 여러 연수 프로그램 중에서도 손에 꼽는, 높은 수준의 강의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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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그동안 행복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었다. ‘행복(幸福)’이라는 단어는 그 이름 때문에 ‘운이 좋은 상태’ 정도로 여겨지며 삶의 목적으로 삼기엔 너무 가벼운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또 ‘나는 행복보다는 마음의 고요를 원한다’ ‘너무 행복하면 안 된다’ ‘인생에는 행복 말고도 중요한 것들이 있다’ ‘행복은 성공을 포기해야 찾아온다’ 등과 같은 말들도 행복을 곡해했다. 물론 ‘노력해도 소용없다. 행복은 유전이 결정한다’는 오해도 있다. 그러나 행복의 본질을 탐구한 많은 연구가 ‘즐거움, 만족, 의미를 경험하고 있는 주관적 상태’가 행복의 본질임을 입증했다. 행복은 ‘행복’이라는 단일 정서가 아니라 ‘좋은 정신 상태(Good mental state)’를 가능하게 하는 모든 감정 상태로, ‘삶 전체의 행복’과 ‘순간의 행복’ 모두를 의미한다. 즉, 행복은 인지적 행복과 감정적 행복의 총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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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수업은 선생님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어요. 구체적인 수업 방법은 크게 이론 중심과 활동(실습) 중심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기본적인 방향은 행복연구센터에서 제시하지만 여기에 교사 개개인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진행하는 식이죠.” 행복수업은 『행복교과서』를 기본 바탕으로 삼지만 정식 교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으로 실시되는 만큼, 담당 교사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구성하고 진행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만큼 교사의 자발적인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행복연구센터 역시 “교사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길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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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고등학교는 2010년부터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한 교육 캠프, 위캔플라이를 독자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올바른 가치관과 긍정적인 자아상을 정립하고, 구체적인 삶의 방법과 실천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삶의 도약을 위한 자기계발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입학 직후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1박 2일 합숙 오리엔테이션 ‘위캔플라이 제로’를 시작으로 1학년과 2학년의 각 학기 중 열리는 총 4회의 캠프까지, 다섯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친구와 마음 열기, 공부와 어울리기, 대화법 놀이, 하나되기, 역할 찾기, 강점 찾기, 성품 찾기 등 학년에 맞춰 단계적으로 구성한 세부 프로그램을 갖췄고, 2018년 3월부터는 『행복교과서』 챕터인 관점 바꾸기, 나누고 베풀기, 감사하기를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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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연구센터가 제시하는 행복교육의 두 번째 비전은 ‘교실 밖의 행복수업’이다. 지금까지 행복연구센터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실 안 행복수업’에 집중해왔다. 그렇다면 행복연구센터의 새로운 과제는 교실 안에서 행복수업의 기초를 닦은 이들이 교실 밖에서도 꾸준히 행복을 연습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일 테다. 최인철 행복연구센터장이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행복을 점검하고, 일상 속에서 개인의 행복 향상을 돕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일이다. “교실에서 행복을 배운 아이들이건, 행복을 배우지 못한 어른들이건 모바일에서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 혹은 관련 활동을 제시하는, 이른바 ‘행복 토털 솔루션’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개인화된 행복교육 모바일 서비스를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이런 걸 해보려는 곳이 여럿 있었는데 우리 행복연구센터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애플리케이션을 잘 만들어낼 수 있다면 학교 밖의 행복수업, 즉 성인 다수를 포함하는 행복수업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p.8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