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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폐기물 사이
보물 파피루스 Last Cabbage 개복치 마을의 요괴 셜록 홈즈의 편지 작가의 말―고양이 씨에게 바친다 옮긴이의 말 |
저히로모토
관심작가 알림신청역이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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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서 오셨습니까?”
냥즈는 나를 보자마자 그렇게 물었다. 눈매가 날카롭고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칠 정도의 위압감을 내뿜었다. 반면에 뽀송뽀송하고 아름다운 은빛 털과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에메랄드빛 눈동자. 여느 고양이와 다른 기품과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단연코 내 묘생에서 넘버원 핸섬 캣이었다. “그렇습니다만…… 혹시 전에 우리가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나요?” “아뇨, 오늘 초면이 확실합니다.” “그럼 어떻게……?” “추리, 아니, 그저 관찰이지요.” “놀랍군요……. 꼭 마법 같습니다.” “그저 관찰이라고 했습니다. 냐트슨 씨, 저는 당신을 동거묘로 정했습니다.” --- 「생명과 폐기물 사이」 중에서 바스커가 천을 위로 들자 너무도 끔찍한 사체가 그 안에 있었다. “……제 동생 빌입니다.” 동찰인 케이브조차 이맛살을 찌푸리는데 냥즈는 사체를 눈앞에 두고도 전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사체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냄새를 킁킁 맡고, 무슨 의미라도 있는지 멀리 떨어진 돌 같은 것을 주워 관찰하는가 하면, 빌의 다리에 끼워진 붉은 고리를 지그시 바라보며 꼼짝도 하지 않는가 싶더니 갑자기 고개를 끄덕거렸다. --- 「생명과 폐기물 사이」 중에서 양파를 끊은 냥즈의 모습은 주위에 ‘공허한 눈동자를 지닌 절세미묘’로 비쳐서 암컷 고양이를 넘어 인간들마저 감탄의 한숨을 내쉴 정도라, 그와 함께 다닐 때가 많은 나로서는 몹시 거슬린다. --- 「보물 파피루스」 중에서 “나는 이미 자네에게 누누이 말했네. 추리란 관찰하는 것과 아는 것. 그리고 일상을 조금 바꾸는 것이 실로 대단한 모험이 된다고 했지.” --- 「보물 파피루스’ 중에서 그 고양이를 모르는 어린 동물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무더운 여름의 며칠 동안 일어난 이야기. ‘양배추’, 통칭 ‘배추 할배’. 베이비캣들은 모를 이 고양이는 참치 해변 마을에서 가장 오래 산 고양이다. 그러나 지금은 없다. 고양이는 영물이라지만, 없다. --- 「Last Cabbage」 중에서 나는 초조해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아아, 냥즈가 냥냥펀치 대결에서 졌구나’ 하고 추리했다. “……파퀴냥오.” “파퀴냥오?” “응. 그는 훌륭한 하드펀치냥이더군. 대단했네.” 냥즈가 스스로 그날을 언급한 김에 나는 물어보기로 했다. “자네는 그 파퀴냥오라는 고양이에게 진 건가?” --- 「Last Cabbage」 중에서 |
절세미묘 냥록 냥즈와 그의 파트냥 냐트슨의 대활약기
인간들은 모르는 그들만의 스펙터클! 길고양이 냐트슨은 가다랑어 언덕에서 신비한 고양이 냥즈를 만난다. 자신의 과거를 알아맞히는 그에게 이끌려 하리모토 부인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 냐트슨. 어느 날 동물 경찰 케이브가 사건을 의뢰하면서 그의 정체가 탐정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냐트슨은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조력자가 된다. 그들 앞에 놓인 사건들은 기이하기 짝이 없어, 차에 치여 죽은 들개가 매일 밤 조금씩 이동하기도 하고, 종이에 휘감겨 익사한 새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렇게 복잡기괴한 인간 세계 속, 이들 묘생 최고의 활약이 펼쳐진다. “고양이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인간들이여, 모두 모여라!” 귀여움으로 중무장한 셜록 홈스 패러디 소설 이 소설은 일본의 웹소설 플랫폼인 ‘소설가가 되자’에 연재되다가 2018년 제6회 ‘인터넷소설대상’을 받으며 정식 출간되었다. 작가가 고양이에 대한 애정을 담아 구축한 귀엽고 참신한 세계관이 사뭇 진지한 추리 과정과 대비를 이루며 크게 인기를 끈 작품이다. 폐건물에 숨은 ‘냥아치’들로 골머리를 앓는 장면이나 길에서 강아지를 잡아타며 ‘독시’라고 부르는 장면 등, 곳곳에 기발한 장치들이 포진해 있다. 또한 이 소설은 ‘셜록 홈스’ 시리즈를 충실하게 패러디한 작품이기도 하다. 두 마리 고양이가 하리모토 부인의 집에서 함께 사는 설정은 홈스와 왓슨이 허드슨 부인의 ‘베이커가 221번지 B호’ 하숙집에서 살던 설정을 차용했고, 셜록 홈스의 마약중독설을 고양이에게 유독한 양파를 수시로 깔짝이는 냥즈 캐릭터로 재해석한 것은 물론, ‘셜록 홈스’ 시리즈의 유명 작품 속 여러 설정을 가져와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나는 인간들이 언젠가 자연과 동물을 위해서도 자신들의 힘을 써줄 거라고 믿네.” 세상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다시 보게 하는 본격 ‘냥이중심주의’ 무엇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고양이의 시선에서 인간 세상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사건은 고사하고 별일도 되지 않을 일들이 고양이의 눈에는 크나큰 사건, 미스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묘사했다. 독자들은 두 고양이보다 먼저 사건을 전말을 간파하거나 반대로 고양이의 시각에서는 너무 간단한 진실을 뒤늦게 깨달음으로써, 세상을 얼마나 인간중심적 태도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환기하게 된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전개되면서도 따뜻하고도 진중한 공존의 메시지가 담긴 소설이다. 작가의 말 이 이야기는 원래 불로의 고양이가 주인공이었다. 어린 시절 나는 고양이에게 초콜릿을 줬나? 그러고 보니 그 고양이가 삼색 털 고양이였던 것 같기도? “응? 으응?” 뭔가 이어질 것 같으면서도 이어지지 않는다. 속이 타지만 내 머리로는 이게 한계인 듯하다. “어려운 건 떠올리지 말자. 다음번에 고양이 씨와 만나면 상의해야지.” 그러니 얼른 와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냥즈 없이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냐트슨처럼 나도 고양이 씨가 없으면 냥즈의 뒷이야기를 쓸 수 없다. 야옹 하고 울어볼까 싶었지만 관두었다. 고양이에게는 고양이만의 사정이 있을 테고, 어쩐지 고양이 씨가 필요한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닐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집 작은 창문을 잠그지 않고 고양이 씨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의 말 : 고양이 씨에게 바친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