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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 좀 하겠습니다

딴짓 좀 하겠습니다

: 나를 잃지도 않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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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30g | 122*190*11mm
ISBN13 9791189932527
ISBN10 118993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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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딴짓이 단순한 취미가 될 수도, 혹은 미래를 위한 투자나 투잡의 기회를 엿보는 실험의 장이 될 수도 있다. 딴짓을 하는 건 좋아하는 일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기회다.
--- p.9

지금 한 직장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나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외려 나를 표현하는 것은 내가 삶의 무게 추를 어디에 두고 있느냐다. 보험회사에 다니지만 주말마다 하는 서핑에 미쳐 있다면, 택배일을 하지만 직장인 연극 동호회 활동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면, 그 사람은 보험회사 직원이 아니라 서퍼이고, 택배 기사가 아니라 배우다.
--- p.14

이 직업 저 직업 사이를 여행하는 우리에게 정해진 길이라는 건 없다. 이미 남들이 다 걸어서 길이 난 곳을 걷는 게 아니라, 우주의 점과 점을 연결해 자기만의 별자리를 그릴 때가 온 것 같다. ‘우주를 여행하는 N잡러를 위한 안내서’ 같은 것을 내고 싶지만, 나의 우주가 타인의 우주와 달라 섣불리 말을 꺼내기도 어렵다. 그냥 ‘나는 이랬어’라며 일기장을 슬쩍 보여 줄 수 있을 뿐.
--- p.99

먹고사는 숭고한 일에 ‘재미’라느니 ‘좋아한다’는 낭만적 가치를 들이대는 게 불편한 사람도 있겠다. 허나 여러 가지 직업으로 내 목구멍을 책임지는 게 목표인 N잡러로서 이건 포기하기 어려운 가치다. “빵을 좋아해? 그럼 빵집을 해!” “꽃을 좋아해? 그럼 꽃집을 해!”라는 말이 대책 없이 들리긴 하겠지만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 p.102

아직 나는 나를 설명할 명확한 한 단어를 찾지 못했다. 프리랜서, N잡러, 프로딴짓러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이름대로 운명이 가는 것이라면, 이번 운명의 키는 스스로 잡아도 좋지 않을까. 태어날 때 내 이름은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 p.159

이런 ‘딴짓’이 점차 삶을 물들이고, 기어이 삶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친목 모임에서 회사로, 형태를 조금씩 갖추어 가고 있다. (중략) 우리는 이곳에서 정체성을 찾는다. 소속감을 갖는다. 이런 형태의 밥벌이도 있는 것이다.
--- pp.16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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