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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 트윌과 거울 마법

시어니 트윌과 거울 마법

시어니 트윌과 마법 시리즈-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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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28g | 128*188*23mm
ISBN13 9791188053810
ISBN10 118805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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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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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 공장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건물에서 불기둥이 솟구쳤다. 마치 화산이 분출하듯, 굴뚝의 증기보다 더 높이 잔해와 재가 솟구쳐 올랐다. 불길은 건물의 절반을 순식간에 휘감았고, 잠시 후 뜨거운 열기가 벽처럼 밀어닥쳐 시어니의 피부에 맺힌 땀방울을 앗아갔다.
“뛰어!”
시어니는 악을 썼지만 자기 귀에조차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시어니는 딜라일라의 손을 잡고 무작정 공장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클렘슨은 보이지 않았고 조지와 도버는 저만치 앞에서 도망치고 있었다. 시어니는 그들 뒤를 따라갔다. 폭발의 잔해가 시어니의 왼쪽으로 열 걸음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나무에 떨어져 나무를 반으로 쪼개놓았다.
무언가 쉭 하는 소리를 내더니, 아까보다 작은 두 번째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공장 벽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잔해가 시어니와 딜라일라를 향해 곧장 날아오고 있었다.
--- p.58

“무슨 일이시죠?”
시어니가 물었다.
남자의 넓은 턱 위로 희미한 웃음이 번졌다.
기억이 떠오른 순간 시어니는 숨이 막혔다. 전에 본 적 있는 턱이었다. 코는 가짜로 붙인 듯했지만 저 턱과 눈은 똑똑히 기억했다. 우체국에 붙어 있던 수배 전단지에서 본 얼굴이었다. 에머리의 심장 속 두 번째 방에서 보았던 감옥 환영, 그 감옥의 창살 뒤에 갇혀 있던 자였다. 파울니스섬 앞바다에 떠 있던 보트 속 남자이기도 했다.
입이 마르고 혀가 벽돌처럼 굳어졌다. 시어니는 테이블 아래서 냅킨을, 종이 냅킨을 움켜쥐었다.
어쩔 줄 모르던 시어니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당신이 바로 그래스 코발트군요.”
--- p.87

헤드라이트 불빛이 정면으로 그 사람을 비춘 순간, 시간이 멈춰버렸다.
그 남자가 팔을 치켜들었다. 택시 앞유리는 박살나지 않았고 시어니는 총성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머리가 뒤로 확 젖혀지면서 운전석과 앞유리에 검붉은 피가 튀었다.
기사는 축 늘어지며 운전석에 쓰러졌다. 택시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도로에서 멀어지며 주변의 식물과 땅, 그리고 공포스럽게도 시커멓게 휘몰아치는 강물을 비추었다. 에머리는 한 손으로 시어니의 어깨를 단단히 잡고 다른 손으로는 택시의 천장을 짚으며 버텼다.
택시가 검은 강물에 떨어진 순간부터 시간이 다시 흘렀다. 시어니는 몸이 앞으로 쏠린 채 운전석을 붙잡았다. 양 손목을 따라 통증이 치솟았다. 시커먼 어둠이 택시로 밀려들었다. 차가운 강물이 시어니의 발목까지 차올랐다.
--- p.119

“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는 이유가 뭐야, 시어니?”
귀까지 빨갛게 물든 시어니는 옆으로 몸을 기울여 수프를 휘저었다.
“그런 건 묻지 마세요.”
시어니는 조그맣게 자른 당근과 토마토 조각들이 수프 속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깊은 숨을 내리 들이마시며 홍조가 가라앉길 기다렸다. 마침내 얼굴에서 발그레한 기운이 가시자 말했다.
“아시잖아요.”
“시어니…….”
에머리는 목소리 끝이 잦아들었다. 이름을 부른 다음에 어떤 말을 하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끝내 생각을 털어놓지 않았다. 시어니는 에머리가 아닌 다른 대상으로 신경을 돌리려 애먼 수프만 계속 휘저었다.
일 분쯤 지나서야 에머리는 입을 열었다. 한숨으로 시작한 말이었다.
“자네는 내 견습생이야.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알잖아.”
--- pp.185-186

시어니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가 가만히 멈추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걸었다.
에머리가 팔을 둘렀을 때의 감촉이 고스란히 어깨에 남아 있었다. 시어니가 시커먼 강물에 빠져 오들오들 떨고 있었을 때 이마에 와 닿던 에머리의 따뜻한 입술도 기억에 생생했다. 에머리는 생각을 감추려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곤 했다. 그는 상념에 잠겨 툭하면 밤늦게까지 잠을 못 이뤘다. 신중한 표정과 불가해한 눈빛 뒤에 그는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을까?
혼자만의 짝사랑. 정말 그런 걸까?
--- pp.240-241

시어니가 고풍스러운 거울을 부여잡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동안 그래스는 주문을 마저 외웠다.
“……나와 연결되어라.”
딜라일라는 숨이 막히는 듯 컥컥거렸다.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콧구멍에서 피를 쏟기 시작했다. 공포에 찬 눈으로 그래스를 바라보다 눈알이 뒤로 휙 넘어가면서 흰자만 보였다.
그제야 그래스는 딜라일라를 놓아주었다. 딜라일라는 의자에 묶인 채 축 늘어졌다.
“안 돼!” 시어니는 딜라일라에게 달려갔다. “딜라일라! 아, 안 돼!”
그래스는 달려오는 시어니의 가슴팍을 팔로 거칠게 쳐냈다. 뒤로 나동그라지며 시어니의 등에 박힌 유리 파편들이 피부 안쪽으로 더욱 깊숙이 파고 들어갔다. 시어니는 비명을 지르며 숨을 몰아쉬었다. 입술에서 피 맛이 돌았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니, 아직 안 끝났어.”
그래스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미소 띤 얼굴로 에이비오스키를 돌아보았다.
--- pp.391-39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말 엄청나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소설로, 일단 시작하면 스토리에 푹 빠져 끝까지 읽게 될 것이다. 특히 주인공 시어니와 에머리의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 더 픽셔녈 리더 The Fictional Reader
이 책에 완전히 푹 빠졌다. 그야말로 기대를 한참 넘어선 최고의 소설이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복합성을 그려내는 수준에 깊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다음 편이 나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릴지!
- 더 피그먼티스트 The Figmen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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