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3년의 기록 4 1부 어쩌다, 서점서점 주인이 되다 13만 권의 책 16온라인 판매 2012시에 보내는 메시지 23서점 노동자의 덕목 26독자는 어디에나 있다 29“서가를 비워야 합니다” 34서가를 정리한다는 것 37오래된 책 40달콤했던 시간들 43땅 짚고 헤엄치다가… 47그만두지 마 50이것은 운명인가 542부 이상한 동네, 수상한 사람들역곡동 용서점입니다 59공간을 대하는 마음다짐 62응답하라 역곡 65오후 다섯 시에 문 여는 서점 68힘 빼기 작업 74한 권에 천 원! 77로마인 할아버지 80삶의 문제를 꺼내 놓는 곳 83소설 같은 현실, 현실 같은 소설 86밤에 만나는 사람들 89한밤의 습격 92역곡의 고수 96“히로코라고 불러 주세요” 99첫 번째 손님 102용서점의 마스코트 10570대 단골의 위엄 110민들레, 민들레… 114동네에서 작가를 만난다는 것 117기초체력 키우기 1203부 일단 모입시다드디어 정상 근무 125이상적인 리듬 128셋으로 시작 132‘나’라서 쓸 수 있는 글 135딕싯이 쏘아 올린 작은 공 139진심으로 바라는 일 142누구를 위하여 서점은 존재하는가 145모임의 힘 148오래 장사를 하고 싶은 이유 151모임은 모임을 낳고 154동네 콜라보 157서점으로 먹고살기 161와인도 마시고 음악도 듣습니다 165다 잘되는 건 아닙니다 168용마켓 174고전(古典) 읽기의 고전(苦戰) 177방송 타다! 181기록 186꾸준함의 힘 188에필로그_이제 다시 시작이다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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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박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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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착하고 따뜻한 이야기‘책 읽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몇 년 사이 작은 책방들이 무척 많아졌다. 책과 독자를 만나게 하는 방식과 형태 또한 매우 다채롭다. 그림책 전문 책방이나 시집 전문 책방처럼 특정 분야에 집중한 책방부터, 밤늦게 모이는 심야책방,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읽을 책을 골라 주는 책방, 제목을 알 수 없도록 표지를 감춘 비밀책방, 심지어 ‘이 달의 책’을 선정해 한 달에 한 책만 판매하는 곳도 있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마냥 흥미롭다. 하지만 남다른 전략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책방지기의 절박함이 느껴지기도 해서 어쩐지 마음이 무겁다. 결국 전략 싸움인가. 그런데 여기, 겉으로 봤을 땐 딱히 특별할 것이 없는데 한번 인연을 맺은 이들을 단골로 만들고야 마는 특이한 책방이 있다. 부천에 위치한 ‘역곡동 용서점’이다. 동네 사람들은 맡겨 둔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기 위해, 시장에서 산 바게트 몇 조각을 나눠 주려고 책방 문을 열고 들어온다. 서점 한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가 손님이 오면 책방지기 대신 차를 대접하고, 가끔은 서점 운영에 한마디씩 거들기도 한다. 평일 저녁, 모임을 마치고도 헤어지기 아쉬워 밤이 늦도록 보드게임을 하고, 그렇게 이 동네에 몇 년을 살면서도 잘 몰랐던 동네 이웃을 알아 간다. 모임 안에서 20대와 70대가 친구가 되고, 손님과 사장의 경계가 모호한 곳. 이 동네에 책방을 열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는 곳.모임에 참석하는 이들의 상황과 사연은 다 다르고, 나는 그것들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어떤 마음으로 왔든 용서점에서 쉬고 웃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일이다. 책을 많이 파는 것보다 더, 용서점이 유명해지는 것보다 더. (p.144)책을 팔아 먹고사는 책방 주인이, 책을 파는 것보다 손님의 즐거운 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하, 이 사장님 어째…’ 싶으면서도, 선한 마음의 힘을 믿기에 너무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동네에 간판도 없이 시작한 작은 책방이 2년 만에 동네의 놀이터이자 쉼터가 될 수 있었던 건, 결국 그 마음 때문일 테니 말이다.책방에 대한 책방지기의 고집과 신념, 동네와 이웃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책방과 책방지기를 향한 동네 사람들의 애정이 담뿍 담긴 글을 읽으며 ‘아름답다’는 단어를 떠올렸다. 역시 가장 아름다운 건,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용서점은 최고의 전략을 가진 셈이다. 동네 사람들의 바람처럼 용서점이 오래 그곳을 지켜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주고, 또 그들의 말을 들어 주는 곳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5년 후, 10년 후의 용서점을 기대하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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