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요 네스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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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렇게 불길한 걸까? 시간은 멈추지 않고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지며 인생은 완벽하게 밀폐된 방에서도 계속 움직이면서 가장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므로? 현재 모든 것이 완벽하므로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면 분명 나쁜 쪽의 변화일 거라는 불안감. 그래, 그거였다. 행복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아서 차라리 얼음을 깨트리고 찬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물에 빠질 때까지 불안해하며 하염없이 기다리느니 차라리 찬물에 빠져서 물에서 나오려고 싸우는 편이 나았다.
--- p.99 “아닐걸요. 기자님이 두 가지 살인사건에 관해 들려준 얘기로 보면, 사실 이 뱀파이어병 환자의 이상성욕은 허언증, 그러니까 자신을 초자연적인 존재로 여기는 것보다는 시간증과 가학증에 더 가까워요. 그래도 범행을 또 저지르긴 할 겁니다. 그건 확실해요.” --- p.185 라켈은 해리를 보았다. 살인사건 두 건. 새로운 연쇄살인범. 그의 사냥 유형. 그는 함께 식사하면서 식탁에서 오가는 대화를 따라가는 척, 헬가에게 정중히 대하고 올레그의 말을 귀기울여 들었다. 어쩌면 그녀가 오해한 건지도, 그가 정말로 관심이 있는 건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 사건에 완전히 빠지지 않았고, 어쩌면 그가 정말로 달라졌는지도 몰랐다. --- p.205 “1980년대의 골드먼 딜레마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엘리트 운동선수들에게 확실히 금메달을 따게 해주지만 5년 후 죽게 되는 약이 있다면 먹을지 물어봤어요. 절반 이상이 먹겠다고 답했고요. 일반 인구 집단에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는 250명 중 두 명만 먹겠다고 답했어요. 대다수에게는 병적인 소리로 들리지만 당신이나 나 같은 사람들에겐 그렇지가 않아요, 해리. 당신도 삶을 희생하면서 이 살인범을 잡으려는 거 아닙니까?” --- p.306 “고마워요.” 비에른이 말했다. “선배는 좋은 친구예요.” “내가?” 해리가 꽁초를 담뱃갑에 넣었다. “난 고독한 사람이야.” 비에른이 나가자 해리는 눈을 감았다. 기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카운트다운. --- p.402 “내가 아는 거라고는 살얼음판 같은 행복 위를 걸을 때 무섭다는 거야. 어찌나 무서운지 어서 끝나기를, 그냥 물속에 빠지기를 바라지.” “그래서 우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서 도망치는 거예요.” 카트리네가 말했다. “술. 일. 무심한 섹스.” --- p.491 |
피를 마시는 킬러가 해리 홀레를 노린다!『폴리스』 이후로 3년. 전설의 형사 해리 홀레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오랜 연인 라켈과 결혼했다. 경찰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그에게 치열했던 과거의 사건들은 수업을 위한 자료일 뿐이다. 라켈의 아들이자 해리에게도 아들이나 다름없는 올레그는 해리처럼 되겠다며 경찰학교에 다닌다. 한편, 데이트 앱인 ‘틴더’로 만난 여자들을 죽이고 피를 마시는 이른바 ‘뱀파이어 살인마’가 나타나 오슬로를 발칵 뒤집어놓는다. 법무부장관 자리를 노리는 야심만만한 경찰청장 미카엘 벨만은 해리를 협박해 수사를 맡게 한다. 다시는 현장에 나가지 않겠다는 가족과의 약속을 깨고 사건에 투입된 해리. 전대미문의 살인마이지만 그 현장에는 무언가 익숙한 것이 있다. 스치듯 본 영화의 한 장면이 평소 좋아하던 감독의 작품임을 알아차릴 때처럼, 우연히 노래 한 소절을 듣고 어떤 밴드가 불렀는지 알아맞힐 수 있는 것처럼. 그는 범인이 누군지 ‘안다’. 그가 놓친 유일한 범죄자,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그놈이다.위기에 빠진 사회 속에서 개인은 마냥 행복할 수 있을까?가정과 사회, 조화와 불안 속 해리의 목마름이 꿈틀거린다. 시리즈의 제1권 『박쥐』부터 제10권 『폴리스』에 이르기까지 해리 홀레는 줄곧 잃는 사람이었다. 사랑을 잃고, 신체의 일부를 잃고, 멀쩡한 얼굴을 잃었다. 그는 고통받고 분노하고 상실감에 빠져 지냈으나 단 한 번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목마름』에 이르러 그는 처음으로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 잃을 것이 없던 그의 삶에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 생긴 것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계속되기를 바랄 때 인간의 마음은 가장 연약한 법. 해리 홀레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전작에서 증명했듯 뼛속까지 경찰인 해리가 위기에 빠진 오슬로 한가운데에서 고요하고 행복한 나날을 이어갈 수는 없다. 자신이 놓친 살인마가 도시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마침내 해리는 사건 현장에 선다. 자신 안의 목마름을 느끼며.“내가 아는 건 살얼음판 같은 행복 위를 걷는 게 무섭다는 거야. 어찌나 무서운지 어서 끝나기를, 그냥 물속에 빠지기를 바라지.”『목마름』은 제목이 말해주듯 갈망에 대한 소설이다. 인간은 무엇을 갈망하는가. 무엇에 목숨을 거는가. 무엇을 위해 자신을 던지는가. 법무부장관 자리를 노리는 미카엘 벨만의 갈망 역시 소설을 이끄는 한 축으로 작용한다. 뱀파이어병 살인마가 거리의 악(惡)이라면 미카엘 벨만은 사회 상층부의 악이다. 반듯하고 무해해 보이지만 그래서 더 위험한 존재이다. 요 네스뵈는 이번에도 얽히고설킨 고통스러운 갈망의 한가운데에 해리 홀레를 몰아넣는다. 권말에 특별 수록된 에세이 목마름-글쓰기, 해리, 그리고 대형 여객기를 모는 일에 대하여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해리 같은 인간에게 행복 추구가 삶의 원동력이 아니라면 무엇이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중략) 삶에서 사적인 영역의 행복은 과대평가되었을까?” 행복을 꿈꾸는 자연인으로서의 해리와 작은 균열에도 반응하는 경찰로서의 의무가 마침내 충돌하는 순간, 해리는 목숨을 걸고 정면승부에 나선다. 그 결과는 책에서 확인하시길.[작가의 말]“책을 끝낸 후, 그러니까 기적적으로 여객기를 착륙시켰으며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충동적이고도 초조하게 다음에 띄울 여객기를 생각한다. 목마름이라고 불러도 좋다. 작가가 작품 속 인물을 닮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다만 이번에는 정말로 닮았을까 봐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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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연쇄살인마를 묘사하는 데 있어 요 네스뵈를 능가할 작가는 없다. - 뉴욕타임스(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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