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의 순결한 세상을 약탈해 구렁텅이에 처넣었다. 그녀를 용서 받을 수 없는 암흑의 세계, 완벽하게 낯선 세계에 빠뜨렸다. 그리고 냉정하게도 철저히 버림받게 만들었다. 그녀는 처음엔 교회에서, 그 다음엔 가족에게서 외면당했다. 소문은 가혹했다. 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을 타고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가족을 비롯해서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의 실수는 단지 잘 모르는 채로 그를 믿어버린 것뿐이었는데 말이다.
--- p.16, 「나탈리」중에서
언니는 갖고 싶은 건 전부 가졌다. 진짜 기분 더럽다. 그 뒤꽁무니를 쫓아가는 게 이젠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내가 더 심하게 굴지 않았으니까, 운 좋은 줄 알아야지. 나는 둘 모두에게 상처줄 수 있었다. 훨씬 더 심한 방법으로.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깜짝 놀랄 방법이 많다…. 썩 마음에 들기도 한다.
--- p.58, 「스테프」중에서
그녀의 존재는 그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의 가슴 속에 이글거리던 불덩이를 식혀주었고, 그는 그런 그녀에게 중독되었다. 그는 그녀를 가질 때까지 갈망했다. 그녀를 갖게 되자, 두 사람은 멈출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그의 안식처였고, 그녀의 마음은 그의 집이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할수록 상처를 주었지만 그녀에게서 멀어질 수가 없었다. 끝없는 다툼과 성장 끝에 그들은 결국 그토록 갈망하던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다.
--- p.66, 「하딘」중에서
사람은 살면서 많은 잘못과 실수를 저지른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잘못과 실수를 이미 저질렀다. 그의 마음은 혼란의 도가니였고, 그녀를 존중했던 마음은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고, 자기 목숨보다 더 아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그는 그녀를 가지고 놀았고, 그녀를 두고 유치한 게임을 벌였다. 그리고 한 번도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감추어두었던 그의 진심은 꽁꽁 묶인 채 묻혀 있었다.
--- p.123, 「하딘」중에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녀는 꽤 괜찮아보였다. 그리고 아주 예뻤다. 맞다, 그녀는 테사를 떠올리게 했다. 그래, 테사를 잊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거다. 어쩌면 이건 바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이 다 그렇지 않나?
--- p.385, 「제드」중에서
“만약에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보지 못한 거라면?”
트리시가 속사포처럼 질문했다. 곧이어 더 빠르게 다음 말을 쏟아냈다.
“만약에 내가 안정된 삶보다 관심을 더 받고 싶은 거라면?”
트리시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광기가 서린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어깨를 똑바로 세우고 나를 쳐다보았다.
“만약에 내가 우정과 사랑을 혼동하고 있는 거라면 어떡하지? 켄과 내가 그러고 있는 것 같지 않아?”
트리시가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손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 p.411, 「크리스찬」중에서
잠든 얼굴 위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녀는 나의 평온이며, 나의 열정, 나의 숨결, 나의 고통이다. 우리가 앞으로 무슨 일을 겪든, 우리가 함께하는 동안은 매 순간이 가치 있는 삶이다.
--- p.450, 「헤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