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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

관촌수필

: 이문구 문학선

나남문학선 -40이동
이문구 | 나남 | 1999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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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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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584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0001403
ISBN10 893000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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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하는 말이 노상 빈말이었던 터라 씨는 김과 수작을 하는 사이에도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물들이 골짜기 앞에 이르니 싸개싸개들밥이라는 상호로 차체를 뒤발하다시피 한 차가 길가에 붙어 서서 프로판 가스불에 올린 냄비를 끓이는 한편으로 스피커를 통해서, 김밥. 잡곡밥. 해장국. 사골국. 보신탕. 매운탕. 된장찌개. 김치찌개. 라면. 손국수. 틀국수. 파전. 족발. 골뱅이. 소주. 맥주. 막걸리. 커피. 녹차. 인삼차 따위를 주워섬기는 녹음테이프를 돌리고 있었다. 주말에는 낚시꾼들을 상대로 배달을 하지만 보통때는 이동네 저 동네로 마을 안길을 뒤지고 다니며, 들일을 하는 농가의 새차뿐 아니라 일손이 달리는 집의 끼니까지 해결해주는, 좋게 말하면 영농지원 이동주방차인 셈이었다.
--- P.39
<관촌수필>은 우리네 마음자리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한국적 유토피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그것은 사실 유토피아니 무릉도원이니 하는 박래의 언어로는 감당할 수 없는, 한민족의 정서로써만 표현과 이해가 가능한 정복(淨福)의 두레공동체일 터이다. 그 공동체 안에서는 어른의 코골음과 부엉이의 울음과 강아지의 꿈꾸기가 서로 넘나들며 뒤섞인다. 자연과 동물과 인간이 구분되지 않고 어우러지는 원유오가 합일의 시공간이 그 곳이다.
--- p.
<관촌수필>은 우리네 마음자리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한국적 유토피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그것은 사실 유토피아니 무릉도원이니 하는 박래의 언어로는 감당할 수 없는, 한민족의 정서로써만 표현과 이해가 가능한 정복(淨福)의 두레공동체일 터이다. 그 공동체 안에서는 어른의 코골음과 부엉이의 울음과 강아지의 꿈꾸기가 서로 넘나들며 뒤섞인다. 자연과 동물과 인간이 구분되지 않고 어우러지는 원유오가 합일의 시공간이 그 곳이다.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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