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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한민국의 말모이, 사전으로 재탄생
100년 전 ‘말모이’의 정신을 오롯이 계승한 이 사전은 외국어, 외래어와 정체불명의 은어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이미 사라졌거나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전국의 옛말과 입말, 지역어들을 국민의 손으로 모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2019년 10월 7일부터 2020년 8월 6일까지 10개월간 말모이 누리집(https://malmoi100.chosun. com)과 말모이 사무국(상명대 국어문화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접수를 받았고 온라인으로 22,683건, 오프라인으로 약 70,000건의 단어가 접수되었다. ‘내가 죽으면 이 말, 그리고 여기 담긴 우리 삶도 함께 사라질 것 같다’며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보내온 어르신부터 평생을 바친 연구 자료들과 출판물을 보내온 학자들, 부모님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애틋한 추억이 담긴 사연을 올려준 젊은 세대들까지(‘지역어’라는 특성상 젊은 층의 참여가 적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 달리, 누리집이 열린 지 나흘 만에 2100개의 단어가 온라인으로 접수되었다), 너무도 다양하고 열의에 찬 제보들이 이어져 실무진을 놀라게 했다. 이렇게 수집된 말모이는 71인의 지역대표가 검토한 다음, 60인의 국어문화원 연구진과 지역어 전문가 등이 정제·검수하는 과정을 거쳤고, 2020년 11월 온라인 사전이 먼저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 모두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 종이 책으로 선을 보인다. 제주에서 북한까지, 각 지역의 개성 넘치는 입말과 문화가 담긴 신개념 우리말 사전 [말모이,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은 기존의 표준어 중심 국어사전이 기록하지 못하는 지역어와 입말은 물론 언어 사용자와 함께 생멸을 같이하는 문화까지 함께 담았다. 표제어는 국민이 제보한 어휘 중에 표준어가 아닌 옛말과 지역어 중에서 가려 뽑았고, 북한말은 지역어 외에도 문화어와 신조어(은어 포함) 등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모두 포함했다. 우리말을 더 풍요롭게 하고 언어 유산을 후대에 전수할 수 있도록 자료화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표준국어대사전]과 국립국어원 누리집 [우리말샘]에 소개되지 않은 것을 우선적으로 선정했고, 용례에도 대표형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이형들을 함께 수록했다. 국민 제보로 모인 이 용례들은 채록 또는 제보 지역을 시군 단위까지 세세히 표기했으며 사용되는 현장의 느낌과 세세한 의미가 전달될 수 있도록 소리 나는 대로 적었다. 또한 관련 문화 정보를 더하고 표준어 해석을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초판 한정 특별 부록 [내가 사랑한 우리말] 이렇게 완성된 [말모이,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종이책에는 출간을 맞아,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소설가 김훈, 배우 안성기에서 트로트 가수 이찬원,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까지 각계각층의 명사와 말모이 제보자들이 직접 보내온 우리말 예찬기 [내가 사랑한 우리말]이 초판 한정 증정된다. 또 ‘말모이’이란 단어를 분해, 재구성한 표지와 케이스가 특별함을 더해줄 것이다. |
말은 나의 것이고, 너의 것이고, 너와 나 사이를 건너가서 여러 사람의 것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는 살기이고 함께 살기이며 듣기 또한 이와 같다. 이 사전 속에서 말의 별들이 하나씩 모여서 미리내를 이룬다.
말모이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하니, 심정적 언어의 세계를 넘어서 부딪치고 움직이는 언어의 힘과 쓰임새를 보여주는 쪽으로 더욱 펼쳐지기 바란다. 말들아, 모여라. 지금 한국어는 급속도로, 그리고 광범위하게 부서지고 있다. 이 훼손은 시대의 변화에 언어가 대응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말모이 사전은 한국, 한국어를 지키는 큰 힘이다. - 김훈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