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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색 밤

호박색 밤

[ 양장 ]
리뷰 총점9.3 리뷰 6건 | 판매지수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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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책
[도서] 밤의 책
실비 제르맹 저/김화영 역 문학동네
10% 16,200
밤의 책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60쪽 | 646g | 136*195*32mm
ISBN13 9788954675543
ISBN10 895467554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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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은 끊임없이 산 자들로부터 멀리 밀려나고 있었다. 한때 신에게 버림받은 자들을 수용소로 추방했듯이, 이제 사람들은 높은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싸인 이 들판 한구석으로 죽은 자들을 추방했다. 집들과 산 자들과 교회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그러나 이 새 묘지는 아직 비어 있었다. 지난 전쟁 때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 옛 묘지 맨 안쪽에 서둘러 임시 공동 묘혈을 만들어 시신을 매장해야 했었고, 그후로는 이 마을에서 단 한 번의 장례식도 치러지지 않은 터였다. 전쟁의 재앙으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은 굳건히 버텼다. 마치 자신들의 수명을 두 배로 늘림으로써 총기나 폭탄이나 산탄에 맞아 제명을 채우지 못한 채 산산조각이 되어버린 그 모든 생명들의 원한을 씻으려는 것 같았다. --- p.30

그는 이 욕망의 정체를 헤아리기를 거부한 채 솟구치는 사랑의 감정과 끊임없이 싸웠다. 미리부터 진 싸움임을 알았기에 자기 자신과 더 치열하게 맞섰다. 결국 그 자신도 형제인 그녀에게 미친 놈과 같은 기질을 지닌 터였다. 하나의 대상에 고스란히 바쳐진, 절대적인 사랑을 지향하는 마음. --- p.36

상처받고 배신당한 아이인 그는 말의 이 마술적인 힘 덕택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가 끊임없이 늘리고 확장하고 타오르게 하고 싶은 유일한 힘이었다. --- p.59

두 사람을 결합시킨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욕망도 아니었다. 모든 것에서, 모두에게서,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서조차 추방되었다는 느낌, 세상에서의 부재라는 동일한 느낌이 두 사람을 하나로 묶었다. --- pp.71~72

“기회란 그저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세상이 몰락하고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무너져내릴 때, 우리가 공허 속으로 곧장 떨어지는 순간, 어둠이 닥쳤을 때…… 기회란…… 기회란, 하느님께서 이 공허의 밑바닥에 자리함을 깨닫는 거지요. 이 어둠이 바로 그분이라는 것을……” --- p.102

시간은 늘 그러하듯 어딘가를 향해, 사물과 존재들 사이를 빠른 걸음으로 나아갔다. 그들을 떼밀고 쓸어갔다. 시간은 끝없이 역사를 만들어내고 이야기를 지어냈다. --- p.113

인간들마저 서로에게 아무 연민을 느끼지 못하는데 별들이 무슨 명목으로 인간들을 염려해야 한단 말인가? 더욱이 별들은 자신들의 전쟁을 치르기에 바빴다. 항시 싸우며 질주하는 거대한 군대. (…) 그것을 본 것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혜성 하나가 어둠 속을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 p.124

사실상 페니엘가 사람들 거의 모두가 그렇지 않던가? 마틸드와 로즈엘로이즈, 그녀가 데려온 애끓는 심정, 그리고 그 누구보다 황금의 밤 늑대 낯짝 노인이 그랬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하나같이 엄청난 분노와 폭력이, 사람들과 신에 대한 쓰디쓴 원한이 깃들어 있었다. 제대로 돌보지 않아 상처에 고름이 찬 듯한 고통에서 야기된 분노였다. --- p.162

그러나 전쟁의 시대가 완료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실제로 전쟁이 그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참을성 없고 난폭한 전쟁의 시대는 그저 장소를 바꾸었을 뿐이었다. 그것은 광기를 다른 곳에, 언제나 다른 곳에, 사방에 심어놓고 싶어했다. --- p.171

전쟁이 아무리 장소와 형태를, 무기와 군인들을 바꿀지라도, 그 쟁점은 영원토록 변함이 없었다. 다른 사람을 피 흘리게 한 자에게는 반드시 인간 영혼에 대한 책임이 추궁된다는 것. --- pp.178~179

바야흐로 고문은 절정에 이르렀다. 동료들이 당한 일체의 모욕에 대한 보복이라는 명목하에 광기가 배가되었다. 전쟁, 모든 전쟁의 궁극적인 지점에 도달한 것이었다. 불알과 불알의 싸움. 남자들 사이의 명예가 걸린 일. 거만하고 힘차고 당당하게 불뚝 선 수컷의 아랫배에서 늘 다시 시작되는 지독한 비극. --- p.197

“이 이름을 좀 봐. 누가 이 이름에 관심을 가질까? 국경일이면 시에서 보내는 작은 꽃다발들이 이곳에 놓여 시들어가지. 하지만 난 이 이름들 앞에서 등골이 오싹해지곤 해. 이 사람은 1943년 12월 아침 온몸에 총알을 맞고 죽었군. 열일곱 살이야. 하지만 근거리에서 그에게 총을 겨눈 자들은 그의 젊음 따위는 안중에 없었어.” --- pp.252~253

이 이상한 5월에 아름다움은 그런 것이었다. 버찌의 계절이 아닌 포석의 계절을 노래하는 5월이었다. 사방으로 돌들이 튀는 5월이었다. 포석에서 버찌의 색깔과 맛이 났다. --- p.344

도시는 변함없이 술렁였고 거리마다 혼란의 도가니였다. 마주치는 이들은 누구나 큰 소리로 서로에게 말을 걸었다. 사람들은 뛰어다니며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질러댔다. 모두가 들뜬 모습으로 의견을 나누었다. --- p.355

하지만 그가 정말로 전쟁에서 돌아온 건 아니었다. 그의 이성은 그곳에 남아 있었다. 그의 이성은 쇳덩이들 속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갇혀 있던 지하 감방 깊숙한 곳에서 여전히 녹슬어가고 있었다. 그곳에서 그는 모든 것을 상실했다. --- p.407

밤이 인간들의 기억에 그 잉크병을 끊임없이 엎질러, 기억은 희미한 속삭임으로 계속 바스락댔다. 기록되는 시간이, 그리고 현재와 얽히면서 미래를 향해 돌진하는 과거가 만들어내는 속삭임이었다. 밤은 끈질기게 인간들에게 기억 속 이야기들을, 그들 자신의 기억을 받아 적게 했다. 늘 기억에서 달아나며 기억을 침묵시키거나 부정하려는 인간들에게, 밤은 집요하게 기억하기를 강요했다. 불모의 사막 같은 망각 속에서까지 기억하도록 했다. 잉크 같은 이 밤은 망각인 동시에 기억이기도 했으니까. --- p.528

그렇게나 오래 자신을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그분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그분 자신이 구걸하는 자, 애원하는 자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인간은 분노나 무분별한 희망으로 신을 향해 끝없이 부르짖지만, 신 역시 인간을 향해 부르짖는다는 걸 그는 이해했다.
---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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