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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책

밤의 책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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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색 밤
[도서] 호박색 밤
실비 제르맹 저/이창실 역 문학동네
10% 15,120
호박색 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04쪽 | 600g | 135*195*30mm
ISBN13 9788954671408
ISBN10 895467140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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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는 그들에게 영원한 지평선이었다. 언제나 그들의 시선에 닿을 듯이 미끄러지는, 언제나 하늘에 닿을 듯이 사라져가는, 언제나 그들의 가슴을 붙잡지는 못한 채 스치기만 할 뿐인 고장. 대지는 무한을 향해 열린 들판, 묽은 모르타르 같은 안개와 비 속에 푹 적셔진 숲과 늪과 평원의 영지였고, 이상할 정도로 멀고도 친숙하게 표류하는 풍경이었다. 그 속에서 강은 그 느린 물줄기를 시침질하듯 흘려보냈고 그들의 운명은 강줄기를 따라 더욱 느리게 새겨지고 있었다.
--- pp.17-18

“그래, 맞아, 아버지 생각이 옳아! 왠지 알아? 왜 아버지가 자기 이름을 망각과 침묵 속에 간직하려는 건지 알아? 왜냐하면 말이지, 아버지는, 아버지는 알고 있기 때문이야. 아버지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 아니, 아버지는 심지어 신이 말이 없고 심보가 못됐다는 걸 알아! 아버지는, 아버지는 죽었어, 완전히 죽었어, 그리고 아버지의 이름도 죽었어. 그러니 그 이름을 말하면 안 돼. 말하면 불행한 일이 생겨. 아버지의 이름은 오직 죽음만이 아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그 이름을 줬다가 금방 도로 가져가는 거라고. 그리고 또, 당신 알기나 해? 신의 은총이란 건 없어. 없다고. 오직 신의 분노가 있을 뿐이야. 분노 말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 뭐!”
--- pp.58-59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은 기세로 날카롭게 죽음이 달려드는 육신의 그 지독한 냄새를 모든 사람들에게 강요하면서까지 자기 아내를 옆에 데리고 있겠다는 그의 고집은,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여자 곁에 머물고 싶은 욕망이라기보다는 참을 수 없는 분노 때문이었다. 이 세상이 한갓 구렁텅이에 지나지 않고 신은 그 속에 빠져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인간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으므로, 그는 마땅히 신의 그 모든 악의를 고발하고 도처에서 인간들의 악취가 난다는 사실을 높이 소리칠 것이었다.
--- p.60

그렇지만 테오도르 포스탱은 절대로 아이 쪽으로 돌아서서 그를 쫓아버리거나 제자리에 멈추도록 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하다가는 아들의 눈초리에서 가느다란 금발 콧수염을 기른 창기병이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아 너무나 두려웠다. 증오와 폭력으로 가득한 인간들의 광기어린 눈, 바로 거기가 신이 거주하는 곳이었으니 말이다.
--- p.75

총격전은 기꺼이 도시들과 마을들, 숲과 들과 길을 불태웠다. 그 주변의 땅은 보잘것없는 농사나마 다시 일으켜보기에는 너무나 깊이, 그리고 너무나 오랫동안 불에 타버린 광대한 개간지에 불과했다. 전쟁이 일군 땅에는 파종 대신 기껏 시체들의 잔해를 던져놓은, 깊게 벌어진 상처들처럼 넓고 끈적거리는 고랑들이 패어 있었다.
--- p.190

그들은 바닷물이 일곱 번 높아지고 일곱 번 낮아진 뒤에야 비로소 배에 오를 수 있었다. 부대에 합류하기 위하여 그들이 거쳐야 했던 우회의 길은 한없이 늘어나고 어긋나기만 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전쟁터로 나아가고 있지만 도달하지 못하는, 무기도 군복도 없는 견습 병사들이었다.
--- p.195

“죽이는 것과 죽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겁나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훈련소에서는 항상 죽이는 시늉을 했지만 거기로 가면 우리 앞에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마튀랭과 나 같은 진짜 사람들이. 그리고 그들을 향해 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을 죽이고 나면 우린 뭐가 되는 걸까?”
--- p.200

이미 그는 더이상 가족을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었다.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공연한 일기를 쓰고 있었다. 그는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항해서 썼다. 두려움에, 증오에, 광기와 죽음에 대항해서.
--- p.210

가끔 추위가 되살아나 봄을 시샘하더니 이윽고 그 위로 여름이 닥쳤다. 전쟁은 끝날 줄을 몰랐다. “모든 것이 떨고 있다. 대지는 구토에 시달리는 거대한 짐승 같다. 지금 몇시인지 며칠인지조차 알 수가 없다. 시커먼 연기 기둥들이 숨이 막힐 듯 세차게 지나간다. 하늘은 몇 세기에 걸쳐 한 번도 청소를 한 적이 없는 거대한 굴뚝처럼 시커멓다. 해마저 보이지 않는데 화덕 속처럼 덥다. 총을 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 p.212

저녁 무렵이면 가끔씩 뇌우가 몰아쳐 그 불가사의한 소음과 빛이 도처에서 뿜어나오는 일제사격의 번쩍거리는 소란과 뒤섞였다. 그럴 때면 폭풍우와 전쟁이라는 이중의 경련에 시달리는 하늘은 마치 껍질을 벗는 중인 어느 기괴한 파충류의 배때기와도 같아 보였다. 오귀스탱은 하늘의 그 끈적거리는 죽은 가죽이 신의 가죽과 다름없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 p.216

“자, 내가 당신에게 가장 아름다운 신부 옷을 입혀주었으니 이제는 반지를 끼워주어야겠군요.”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잡아 책상까지 이끌고 가더니 거기서 그녀의 왼손 검지를 잉크병 속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반지를 끼는 손가락은 그 손가락이 아닌데요.” 마르고가 지적했다. “아니죠, 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리키는 건 이 손가락이죠. 그러니까 이건 욕망의 손가락이에요. 유일하게 중요한 손가락.”
--- p.238

처음 얼마 동안 자신의 승리에 힘을 얻은 점령자는 정중한 태도를 보이려 애쓰는 것 같았고 심지어 공포와 원한의 그늘 속에 엎드려 있는 그 오합지졸 패배자 국민들을 자기들의 영광에 가담시키고자 시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강자의 승리는 사실 그 자신만을 위한 기득권이요 당위일 뿐 다른 사람들에게는 땅과 자유의 강탈에 지나지 않았다.
--- p.375

이제 더이상 텅 빈 공간과 바깥이 아니라 마침내 안을, 어떤 진정한 안을 포함하는 그 벽들 속에서 새로운 아기 울음소리가 솟아올랐고 새로운 몸이 꿈틀거리며 전신으로 생명과 시간에 호소했다. 그 울음소리는 심지어 그의 첫아이들이 태어날 때 들었던 울음소리보다 그에게 더 큰 감동을 주었다. 그 울음소리에서 그는 끝없이 다시 시작되는 이 세계의 쓰라리면서도 동시에 생명력 강한 아름다움을 전에 없이 감지할 수 있었다.
--- pp.402-403

전쟁과 증오의 반대쪽에서 오는, 저쪽, 다른 형제의 목소리. 그리하여 그들을 둘러싼 벽들, 온통 습기에 차 물이 흐르는 황폐해진 벽들이 얼굴들로 변했다. 눈물 같은 얼굴들, 얼굴-눈물들. 눈에 띄지 않게 회벽과 피부의 땟국을 적시는 땀과 눈물. 그리하여 벽들은 커다란 유리창처럼 도시를 향하여 열렸다. 광란의 도시, 선고받은 도시, 전락한 도시. 폐허들은 모두 얼굴을 얻었고 죽은 이들은 모두 얼굴과 이름을 되찾았다.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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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 쓴 데뷔작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대담한, 인간의 탄생과 사랑, 죽음에 관한 서술. 마르케스처럼 신화와 환상적인 이야기를 넘나들며 엄청난 전율을 남긴다.
- 노이에스 도이칠란트
고통이 완전한 절망으로 변하는 지점은 무엇인가? 삶이라 불리는 잔인한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한 내면의 힘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자아성찰적이고 고뇌 가득한 소설. 내면의 깊은 슬픔, 말할 수 없는 고통, 세상의 어두움과 기괴한 운명의 대서사시. 불도저처럼 밀어닥치는 감정에 압도된 채 『밤의 책』이 걸작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 인디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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