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4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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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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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41.61MB ? |
ISBN13 | 9788934989813 |
발행일 | 2021년 04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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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41.61MB ? |
ISBN13 | 9788934989813 |
추천의 말프롤로그1 무얼 하며 이 좋은 날들을 보냈나흔들리는 나이는 지났는데 찬란한 봄꽃 그늘에 주눅이 든다 공감 또 공감하는 이야기 오래 묵은 사이 동갑내기들의 노년 준비 그깟 스케줄이 뭐라고 빈둥거림의 미학 쉰여덟 나의 기도는 외로움이 치매를 불렀을까 죽기 전에 필요한 용기 어떤 장례식 2 사실 노래에 목숨을 걸진 않았다느티나무 같은 위로 〈아침 이슬〉과 김민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없다 킹박과의 질긴 인연 청춘은 가도 노래는 남아 “넌 노래가 전부는 아니더라” 양희은이 무대에서 운 까닭변화에 적응하는 ‘뜻밖의 만남’ 프로젝트 담백한 찌개 같은 노래 3 어떻게 인생이 쉽기만 할까가을빛의 굴절을 보며 신부님의 이자 놀이 서른이 되고 싶었다 감춰진 상처 하나씩은 다 갖고 있는 국화꽃을 산다는 것은 더는 서러워하지 않겠다 응급실에서 만난 사람들 마지막 계란빵 고객 사연을 읽는 이유 스물일곱에 멈춘 내 나이 파도 앞에 서 있다면 과거의 나에게 4 좋아하는 걸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축복 같은 한낮 그때의 새벽 대중탕 집밥의 정체 냉면 같은 사람 쌜리를 처음 만난 날 어디든 떠나고 싶은 본능 최고의 산책 코스 20년 만에 다시 만난 미미와 보보상큼한 내 짝꿍 5 나답게 살면 그만이지여자라고 주례 서지 말라는 법 있나 나만의 이별식 시간이 안 난다는 말 어느 아픈 날에 일하는 나, 일 바깥의 나 어쨌건 나는 살아 있다 새해, 여전히 버티는 사람들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에필로그 |
조금 상상이 안되기는 하지만 칠십이 되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그즈음이면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이 나이면 좀 더 우아하게 일하고 있을 줄 알았지, 계속해서 이렇게 종종 거리며 뛰어다닐꺼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친구들과 종종 나누는 이야기이다. ‘우아’하게 라니, 과연 현실에 있는 단어이기는 한 건가 싶지만 나는 내가 이 나이가 되어서도 계속해서 이렇게 서툴게 허둥거리며 살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다못해 조금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주변에 휘둘리며 풍선인형처럼 흐느적 거리지 않는 사람 말이다.
서른이면 두 발을 땅에 딱 딛고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서른이 되어도 달라진 건 없었다. 흔들림은 여전했다. 하지만 10대나 20대와는 다르게, 나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 세월만큼 버티고 선 느낌이랄까? p.20
서른에 대한 저자(양희은 님)의 글에 고개를 끄덕이려니, 이어서 사십 대, 오십 대의 모습 그리고 육십을 넘겼을 때의 마음들이 이어진다.
사십 대가 되니 두렵고 떨리게 했던 것들에 대한 겁이 조금 없어졌다. 더 이상 누가 나를 욕하거나 위협할 때 파르르 떠는 새가슴이 아니었다. “왜, 뭐!” 하며 두 눈을 똑바로 뜨고 할 말은 할 수 있게 되었다. p.20
오십 대가 되니 나와 다른 시선이나 기준에 대해서도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 하고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옳다’거나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누가 별난 짓을 해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같은 노래에도 관객의 평이 모두 다르듯 정답이랄 게 없었다. 그러니 남 신경 쓰지 않고 내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살기로 했다. p.22
육십 세를 넘기니 흔들릴 일이 드물어졌다. 그토록 원했던 안정감인데, 이런 감정이 좋으면서도 한편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설렘과 울렁거림이 없이 침잠되는 느낌이 들어서다. 몸이 움직이는 속도가 마음의 속도를 따라주지 못하니, 예전 같으면 후다닥 해치울 일들이 한 뜸씩 느려졌다. p.22
사십이 되면 겁이 없어지고, 오십이 되면 나와 다른 시선과 기준을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저자는 육십 세를 넘겨서야 흔들릴 일이 드물어졌다고 말한다. 아, 육십이 되어야 흔들리지 않는구나, 아직 멀었네, 생각하려는 찰나 그 안정감이 한편 답답함을 준다고, 설렘과 울렁거림 역시 없어진다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를 얻으니 하나를 잃는 건가, 설렘을 잃은 안정은 어떤걸까 생각하고 있으려니 괜시리 입맛이 쓰다.
어른의 글을 읽고 싶은 마음에 찾아 읽은 책인데 어딘가 나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인생 선배로부터 삶의 조언을, 건강하게 나이든다는 것이 어떤건지 조곤조곤 들려주는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왠지 심드렁하다. 순탄치 않은 인생의 부침도 있고, 목숨이 위태했던 교통사고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수술을 하고 회복한 이야기처럼 굴곡진 시간을 지나왔는데 왠지 전체적인 느낌이 ‘심드렁’하다. ‘심드렁’이라는 표현이 다소 부정적으로 읽힐지는 모르겠지만, 뭐랄까, ‘그냥 이런 일이 있었어. 그런데 뭐, 다 그렇게 사는거지 뭐. 그냥 그런거야’ 귀에 익숙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아, 그래서 제목이 <그러라 그래>인가 너무나도 찰떡인 제목이구나 싶다.
*기억에 남는 문장
나이 드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웬만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 날에는 조그만 일에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떻게 살아야 옳은지, 잘 사는 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기에 모든 순간마다 흔들렸다. p.20
봄꽃을 닮은 젊은이들은 자기가 젊고 예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것이다. 나도 젊은 날에는 몰랐다. 그걸 안다면 젊음이 아니지. 자신이 예쁘고 빛났었다는 것을 알 때쯤 이미 젊음은 떠나고 곁에 없다. p.24
그러니 할 만할 때 제대로 하려면 건강해야겠지. 즐겁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기, 이것이 꿈이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올인 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아야겠다. 집중해서 전력투구하기! 이것 역시 건강해야 가능하구나. 모든 것의 결론은 결국 건강이겠다. p.38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박이 터지는 건 어쩌면 운이지만, 정성은 이쪽 몫이다. 잊지 말자. p.80
사람들은 나에게 가수 생활 51년이 어땠는지 묻지만, 난 그 51년이 ‘오~~십일 년’ 이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51년이라 해도 하루하루가 쌓여서 모였으니까. 세월이 얼마 지나지 않은 듯이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냥 휙 지나가고 말았다는 어른들 얘기가 맞는 것 같다. p.92
아무리 남들이 못 본 것들을 많이 보고 느끼고 남달리 겪음이 많았어도 결국 자기 살아온 만큼만 보일 뿐이었다. p.104
이렇게 칠십까지 살아서 이러쿵저러쿵할 줄 몰랐다. 어떤 나이든 간에 죽음 앞에서는 모두 절정이라 치면, 그래, 지금이 내 삶의 절정이고 꽃이다. 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후라 더 이상 꽃구경은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니 지금이 가장 찬란한 때구나. p.108
털어내면 아무것도 아닌 상처, 비슷한 아픔 앞에 서면 차라리 가벼울 수도 있는데…… 상처는 내보이면 더 이상 아픔이 아니다. 또 비슷한 상처들끼리는 서로 껴안아줄 수 있으니까, 얘기 끝에 서로의 상처를 상쇄시킬 수도 있다. 같은 값을 지워나가듯 그렇게 상처도 아문다.
왜 상처는 훈장이 되지 못하는 걸까? 살면서 뜻하지 않게 겪었던 아픔들을 수치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대체 어떻게 아무런 흉도 없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은 제 겪은 만큼’이란 말이 있다.
나는 내가 가진 상처 덕분에 남의 상처를 알아볼 수 있다. 그러한 눈과 마음이 있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p.112
섣부른 위로보다 그 사람의 얘기를 잘 듣고 ‘그래서 아팠구나, 나라도 그랬겠다’ 하고 공감할 뿐이다. 겪어보지 못한 일을 두고 어떻게 판단하거나 조언할 수 있을까. 어떤 사연은 차마 말 건네기가 더 어려워 음악으로 답변을 대신하기도 한다. 한 사람의 인생 무게에 비하면 말은 너무 가볍기 때문이다. p.126
살면서 힘든 날이 없기를 바랄 수는 없다. 어떻게 쉽기만 할까? 인생길 다 구불구불하고, 파도가 밀려오고 집채보다 큰 해일이 덮치고, 그 후 거짓말 같은 햇살과 고요가 찾아오고 그러는 거 아니겠나. 도망간다고 도망가질까.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해도 시간의 힘으로 버티는 거다. p.132
사람도 냉면과 똑같다는 생각이다. 냉면도 먹어 봐야 맛을 알듯, 사람도 세월을 같이 보내며 더 깊이 알아가게 된다. 꾸밈없고 기본이 탄탄한 담백한 냉면 같은 사람이 분명 있다..(중략).. 늘 담백한 냉면 같은 사람이 되기를 꿈꾸지만 그렇게 되기가 쉽지는 않다. 함께 살아갈 친구들도 냉면처럼 단순하게 꾸려가고 싶다. 이 사람 저 사람 필요 없이 나를 알아주고, 마음 붙이고 살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한 명이라도 좋다. 고명 하나 없는 냉면처럼 나의 일상도 군더더기는 털어내고 담백하고 필수적인 요점에만 집중하고 싶다. p.146
라디오 방송, TV 출연, 공연 등등 일이 물론 중요하지만 퇴근 후의 사생활도 소중하다. 내가 무대에서든 방송에서든 살아 있는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일하는 양희은’ 외에 주부로서의 일상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중략)..일 바깥의 일상을 소중히 하는 것, 그것이 내 일의 비결이다. p.180
김영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양희은 님의 '그러라 그래'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개인의 소감 및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엄마가 양희은 씨를 좋아하셔서 저도 한번 읽어봤는데 재밌었어요.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분이 아닌 만큼 장단점이 뚜렷한데 정돈된 느낌이 덜한 대신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을 담백하게 들려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 양희은 선생님의 노래를 무척이나 좋아하기에 에세이를 쓰셨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고 냉큼 구매했습니다. 뭔가 표지부터 선생님의 말투가 느껴지는 책인데, 내용도 그렇네요. 읽는 내내 선생님이 말씀해주시는 것 같은, 뭔가 되게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되었어요. 엄마한테도 추천해 드렸는데 천천히 곱씹으시면서 읽으시더라구요. 저도 종종 꺼내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