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4월 12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44쪽 | 346g | 130*200*17mm |
ISBN13 | 9788934984979 |
ISBN10 | 893498497X |
발행일 | 2021년 04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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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44쪽 | 346g | 130*200*17mm |
ISBN13 | 9788934984979 |
ISBN10 | 893498497X |
MD 한마디
가수 양희은이 데뷔 51주년을 맞아 지나온 삶과 노래,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마치 오랜 친구의 사연을 낭독하듯 따스하고 정감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에세이 MD 김태희
추천의 말 프롤로그 1 무얼 하며 이 좋은 날들을 보냈나 흔들리는 나이는 지났는데 찬란한 봄꽃 그늘에 주눅이 든다 공감 또 공감하는 이야기 오래 묵은 사이 동갑내기들의 노년 준비 그깟 스케줄이 뭐라고 빈둥거림의 미학 쉰여덟 나의 기도는 외로움이 치매를 불렀을까 죽기 전에 필요한 용기 어떤 장례식 2 사실 노래에 목숨을 걸진 않았다 느티나무 같은 위로 〈아침 이슬〉과 김민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없다 킹박과의 질긴 인연 청춘은 가도 노래는 남아 “넌 노래가 전부는 아니더라” 양희은이 무대에서 운 까닭 변화에 적응하는 ‘뜻밖의 만남’ 프로젝트 담백한 찌개 같은 노래 3 어떻게 인생이 쉽기만 할까 가을빛의 굴절을 보며 신부님의 이자 놀이 서른이 되고 싶었다 감춰진 상처 하나씩은 다 갖고 있는 국화꽃을 산다는 것은 더는 서러워하지 않겠다 응급실에서 만난 사람들 마지막 계란빵 고객 사연을 읽는 이유 스물일곱에 멈춘 내 나이 파도 앞에 서 있다면 과거의 나에게 4 좋아하는 걸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축복 같은 한낮 그때의 새벽 대중탕 집밥의 정체 냉면 같은 사람 쌜리를 처음 만난 날 어디든 떠나고 싶은 본능 최고의 산책 코스 20년 만에 다시 만난 미미와 보보 상큼한 내 짝꿍 5 나답게 살면 그만이지 여자라고 주례 서지 말라는 법 있나 나만의 이별식 시간이 안 난다는 말 어느 아픈 날에 일하는 나, 일 바깥의 나 어쨌건 나는 살아 있다 새해, 여전히 버티는 사람들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 에필로그 |
<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어>, 저자의 책 제목들이다. 제목에서부터 고희에 접어든 저자의 삶에 대한 넉넉한 마음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이 느껴진다. 오랜 기간 방송 경험 때문이지 방송에서 친한 친구 사연을 읽어주는 듯한 느낌도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넉넉한 마음으로 지나온 삶과 노래 등에 얽힌 일상의 소중한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책 제목처럼 인생이란 좋아하는 걸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나답게 살면 그만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 하듯 들려주는 저자에게는 어떤 근심도 툭 털어버리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우리의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노래처럼 들린다.
나와 다른 시선이나 기준에도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라고 말해주는 것은 삶에 대한 넓은 이해와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가수라는 연예인의 삶이 남에게 잘 보여야 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치장해야 하는 법인데 이 책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들은 이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저자의 말에는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살어온 만큼'난 표현을 보인다. 여기에는 나는 그저 나이면 만족한다는 삶의 자세가 깔려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책의 장점은 살다가 가끔 외롭고 힘들다고 느낄 때 읽으면 용기를 준다는 것이다. 책에 '11월은 10월과 12월 사이에 끼어서 슬쩍 지나는 듯하다'는 말이 나온다. 딱 그 시기에 읽어서인지 공감이 된다. 흔적없이 지나간 듯한 지난 1년이란 시간에 날씨마져 추워지면 몸과 마음도 움추려지게 마련이다.
책을 다 읽으면서 '인생 뭐 별 것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에 닥친 엄청난 근심과 걱정도 시간이 지나서 되돌아보면 별 일 아닌 쓸데없는 작은 일이었을 뿐인데... 넓고 넉넉한 마음으로 오늘 접하는 사소한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것, 세상에 너무 휘둘리지 말도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정답이 아닐까 싶다.
<인상 깊은 구절 68쪽>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법은 없다고, 뭐 엄청 대단한 사람이 우리를 위로한다기보다 진심 어린 말과 눈빛이 우리를 일으킨다는 걸 배웠다.
<그러라 그래 >
양희은 저
김영사/ 2021년 4월 12일
샋" 인생을 나답게 즐겁게 사는 가수 양희은씨의 인생 에세이"
1. 들어가며
'아침 이슬', '작은 연못', '한계령', '네 꿈을 펼쳐라', '행복의 나라로'
영원한 싱그러운 시원시원한 목소리
20년 이상 MBC 라디오 '여성 시대' 진행자
이러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사람은 누구일까? 짧은 쇼커트 머리에, 시원시원하고 성량이 큰 목소리를 가졌고, 긴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 처럼~이라는 노래를 부른 사람이다. 아마 '아침 이슬' 하면 바로 그녀 이름 '양희은'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지 모른다. 나도 가수 양희은 하니깐 아! '아침 이슬' 부른 가수! 하고 바로 생각이 났다.
또한 아마 라디오를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9시부터 11시까지 아침 시간을 그녀와 함께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 양희은의 시원시원하고 인간적인 사랑이 물씬 풍기는 그녀의 사연과 입담에 아침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가수 양희은씨가 '아침 이슬'을 부르면서 데뷔한지 벌써 50년이 되었다. 그녀의 '아침 이슬' 50주년을 기념해 MBC라디오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가 특집 방송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래서 6월 30일에서 양희은씨는 특집 생방송에서 ‘아침이슬’, ‘꽃병’ 등 자신의 대표곡들을 라이브로 불렀다고 한다. 가수 데뷔 51주년! 그녀의 가수 인생은 어땠을까. 그녀의 데뷔 50주년을 맞이하여 가수 양희은은 가수가 아닌 '인간 양희은'에 대한 인생 이야기를 하면서 책을 써냈다. 그 책이 바로 양희은 인생 에세이인 『그러라 그래』이다.
이 책 『그러라 그래』에서는 양희은의 삶, 노래, 그녀의 일상의 소중한 순간이 담겨 있다. 그녀의 소탈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그러라 그래", 라는 제목처럼, 그녀는 무심하지만 애틋하고 정감어린 응원을 보낸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나답게 살면 그만이지' 라고 말하며 그러한 인생 가치관을 그녀의 인생 속에서 솔직하게 자신있게 보여준다.
언제나 자신감있고,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준 가수 양희은, 인간 양희은의 인생 스토리를 듣고 싶어 책장을 넘긴다.
2. 그녀의 인생 속으로
늘 지혜롭고 여유만만해 보이던 인생 선배의 담담한 속 이야기.
말글 또한 노래만큼 귀하게 여기는 위대한 가수의 겸허한 삶 이야기.
글의 리듬, 단어의 온기가 마음을 찬찬히 어루만진다.
삶-그 아름다운 쓸쓸함에 대하여.
-이적(가수)-
사연 없는 사람의 인생은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오면서 우여곡절이 있고, 울퉁불퉁 굴곡을 거쳐 나이를 먹게 된다. 아직 내가 그녀만큼 70년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고, 직장 생활을 50년도 못했지만, 그녀가 말하는 인생 스토리에 공감하게 되고 위로를 받게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녀에게는 힘든 인생의 굴곡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보다 더 힘든 인생과 삶의 희노애락 그 모든 감정을 다 겪어온 것 같다. 특히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힘들고 절망적인 시간들을 보냈다는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끝에 다시금 인생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살아가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너무 힘든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가끔 나에게 이렇게 묻는 이들이 있다.
덮쳐오는 파도를 온몸으로 맞고 선 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살면서 힘든 날이 없기를 바랄 수는 없다. 어떻게 쉽기만 할까?
인생길 다 구불구불하고, 파도가 밀려오고 집채보다 큰 해일이 덮치고, 그 후 거짓말 같은 햇살과 고요가 찾아오고 그러는 거 아니겠나. 세상엔 내 힘으로 도저히 해결 못 하는 일도 있지 않은가. 그럴 땐 완전히 밑바닥까지 내려가 하늘을 볼 일이다.
- p.163, 「파도 앞에 서 있다면」 중에서-
힘든 시기를 견뎌본 사람만이 얼마나 힘든지 아는 법이다. 그녀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 시대에 소개된 사연은 정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들이 많다. 그녀가 그들의 사연들을 하나하나 읽어줄 때 느껴지는 그 고통의 무게는 그녀의 가슴에 그대로 얹힌다. 그 힘겨움을 잘 알기에 어설픈 위로와 공감의 말을 건넬 수 없다. 그 어떤 말을 건넬 수도 없어서 그녀는 묵묵히 들어주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노래를 들려준다. 그러면서 그들을 위해 희망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 희망이 “지친 어깨 위에 얹어지는 따뜻한 손바닥만큼의 무게, 딱 그만큼의 위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스스로 딛고 일어나기 힘들면 자신을 붙잡아줄 누군가의 손을 꼭 잡길 바란다. 내 편을 들어줄 한 사람만 있어도 살 힘이 생긴다. 곁에서 고개 끄덕이며 얘기를 들어줄 사람, 오래 알고 지내는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돌이켜 보면 그래도 그래도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
- p.164, 「파도 앞에 서 있다면」 중에서-
'양희은' 의 인생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가수로서의 삶일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한다. "무얼 하며 이 좋은 날들을 보냈나?" 라고 말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 속에 한결같이 정성스럽게 노래를 했던 50년 노래 인생이 있었다. 그녀는 가슴에 휑하니 바람이 든 것 같을 때마다 대문 밖 느티나무에 기대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열세 살 때에 서른아홉 살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그녀는 노래를 통해 처음으로 위로를 받았다. 아버지를 잃은 어린 소녀의 마음을 노래가 다독여주고 위로해준 것이었다. 그때부터 노래는 그녀의 인생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게 되었다.
그녀의 대표적인 히트곡인 <아침 이슬>은 꿈에라도 가수가 될 줄 몰랐던 양희은을 가수로 만들어준 노래인데, 이 노래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아는가.
원래 <아침 이슬>은 그녀가 작사. 작곡한 노래가 아니었다고 한다. 1971년 초봄, 대한일보사 꼭대기층 강당에서 선배의 환송 기념으로 갖게 된 작은 음악회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아침 이슬>을 들었다. 그 노래를 처음 들은 그녀는 그 노래가 너무 좋아서 배우고 싶다고 말했고, 그 소리를 들은 김민기의 동급생이 바닥에 떨어진 찢어진 악보 조각을 찾았다고 한다. 그날 밤 그녀는 집에 와서 찢긴 악보 몇 조각을 정성스럽게 펴고 조각을 맞추어 테이프로 붙였다. 그 노래가 그녀 이름과 한 데 묶여져 50년 넘게 따라다닐 줄은 그녀를 포함한 아무도 꿈에도 몰랐으리라.
긴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 처럼 내 맘의 설움이 알알이 맺힐때 아침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 「아침 이슬」 중에서-
그녀는 남에게 드러내보이는 직업인 연예인이다 보니 무대에서의 태도와 일상 속에서 보이는 태도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연예인의 특성상 일하는 동안에는 일거수일투족이 다 드러나서 힘들고 일이 끝나면, 사람들 사이 어디에도 낄 수 없어서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무대나 스튜디오가 자기가 아는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면서 사는 연예인들도 있을 것이다. 양희은씨는 목소리가 일단 크고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서 성격도 시원시원할 거라 생각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점수가 박하고 자기 비하도 자주 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잘난 점을 당당하게 내세오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다고 한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다.
주변에서 나를 두고 하는 말들은 많지만 난 그저 나이고 싶다.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노랫말과 그 사람의 실지 생활이 동떨어지지 않는 가수,
꾸밈없이 솔직하게 노래 불렀고 삶도 그러햇던 사람.
- p.242,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 중에서-
3. 나가며
살면서 힘든 날이 없기를 바랄 수는 없다.
어떻게 쉽기만 할까?
인생길 다 구불구불하고,
파도가 밀려오고 집채보다 큰 해일이 덮치고,
그후 거짓말 같은 햇살과 고요가 찾아오고
그러는 거 아니겠다.
세상엔 내 힘으로 도저히 해결 못 하는 일도 있지 않은가.
그럴 땐 완전히 밑바닥까지 내려가 하늘을 볼 일이다.
-양희은(가수)-
가수 양희은이 들려주는 50년 노래와 인생 이야기!
하나의 인간이 만들어지려면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 배경, 성격, 외모, 연애 등 수많은 요소들이 모여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 그들만의 소우주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양희은의 인생도 별반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인생도 나의 인생처럼, 우리 어머니들이 살았던 인생처럼 기쁘고 슬프고,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도 그녀가 그런 인생의 역경 속에서도 데뷔 51년차 가수로 이름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노래에 대한 열정과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하고자 하는 마음과 노래를 잘하기 위한 노력 등이 그녀의 삶을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통해 가수 양희은의 모습보다는 '인간 양희은'의 모습을 더 많이 보았고, 그녀의 그런 진솔하고 솔직한 모습에 더욱더 공감하게 되었고, 그녀를 새롭게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한 가수 아이유와 가수 이적, 여성시대 작가 박금선, 방송인 김나영 등 그녀 주변 사람들의 추천평이 올바른 길을 걸어오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용기를 준 그녀의 인생을 증명하고 있다. 자신이 이렇게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왔듯이, 이 코로나 시대에 몸건강히 포기하지 않고 콘서트 무대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살아주기를 그녀는 바라고 있다. 그녀의 간절한 바람이 곧 나의 바램이 된다. 정말로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 모두들 힘내시기를..다시 우리가 웃게 되는 그날까지...
인생이 내게 베푼 모든 실패와 어려움,
내가 한 실수와 결례,
철없었던 시행착오도 다 고맙습니다.
그 덕에 마음자리가 조금 넓어졌으니까요.
무대에서 뵐 때까지 제발 강건히 버텨주세요.
-양희은-
<데뷔 51년 차 가수 양희은 > 사진 출처: 연합뉴스
어느 날이었다. 그 날은 KTX를 타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젊은 시절, 같은 병으로 고생하셨다는 지금은 건강하신 가수 양희은 선생님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날이었다. 기차에서 내려 걸어오는데 양희은 선생님과 무척 닮은 분이 보였다. 엄마와 걸어가던 나는 엄마에게 "엄마, 저분 양희은 선생님이랑 비슷하시다." 라고 이야기하는 순간이었다. " 저 양희은 맞아요" 밝게 웃으시며,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엄마의 절실한 궁금증을 그 짧은 시간 풀어주신 양희은 선생님. 콘서트가 있으셔서 급히 택시타고 가셨지만, 짧은 시간에도 진실한 상냥함을 잃지 않으셨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 마법 같은 날을 선물해 주신 나의 스타 양희은 선생님이 에세이를 쓰셨다길래 팬심 가득한 나는 그 책을 읽었다. <그러라 그래> 그것도 영광스럽게 친필 사인본으로 말이다.
<그러라 그래> 는 나의 스타 양희은 선생님의 일기장 같았다. 제목도 어찌 이리 쿨한 지, 양희은 선생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만 같았다. 나이에 대해 쿨한 모습도 좋고, 인스타에서 보았던 친해지고 싶은 강아지를 좋아하시는 모습도 좋았다. '오래 묵은 사이' 라는 부분을 읽을 때는 내 이야기 같아서 살짝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다시 가수 양희은 선생님의 노래를 콘서트에서 들을 수 있는 그 날이 어서 오길 바래본다.
사십 대가 되니 두렵고 떨리게 했던 것들에 대한
겁이 조금 없어졌다.
어느덧 칠십. 대체 무얼 하며 이 좋은 날들을 보냈나?
(p.18)
<그러라 그래> 는 평소 가수 양희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독자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침마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구슬 굴러가는 목소리의 그분이 옆에서 조곤 조곤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나이가 들면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평화로운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