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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서 - 머리말을 대신해
강아지의 산책 피부와 마음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퍼레이드 양과 강철의 숲 편의점 인간 임신 캘린더 불꽃 나는 공부를 못해 사라바 꽃벌레 꿈의 무대, 부도칸 시하가 있는 거리 악동 일기 텅 빈 병 페미니즘 비평 여름밤 혼자의 시간 맺음말 옮긴이의 말 출처 각 장에서 소개한 작품 |
저후지사키 사오리
관심작가 알림신청藤崎彩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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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이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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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벽이었던 책의 페이지를 한 장 두 장 넘기기 시작한 것은, 나를 지키기 위해 연기했던 문학소녀가 정말로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괴롭힘당하기 싫으니까 헤실거리며 웃는 건 시시해, 이렇게 말하며 혼자 책을 읽는 소녀. 다른 사람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에게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강한 소녀가. 그저 연기했을 뿐인 가짜 문학소녀가 나를 깨우쳐주었다. “네게는 이렇게 멋진 책이 있잖니?”
---「책에 대해서-머리말을 대신해?」중에서 나는 눈을 감고 맛을 상상했다. 이번에는 눈을 감은 채로도 머릿속에서 소리가 울렸다. 글렌 굴드의 연주보다 피터 제르킨의 연주를 듣고 싶을 때란, 그 어떤 언어도 원하지 않고 그저 빗소리를 듣고 싶은 기분일 때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가 된다면」중에서 머터니티 라이프는 힘든 일도 많지만, 또 기묘한 일도 많았다. 나 같은 경우는 입덧이 진정되기 시작한 15주 무렵에 갑자기 세계가 그로테스크하게 보이는 순간이 찾아왔다. 예를 들어 빨래를 마친 내 속옷이나 거실에 놓인 빈 맥주 캔처럼 평소라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을 물건이 마치 입을 벌린 식충식물처럼 보였다. 그 순간, 물건들에 내밀었던 손을 거두어들이는 내 가슴 언저리에 혐오감이 스쳤다. ---「임신 캘린더」중에서 책을 읽으면 시간이 맑아진다. 천천히 책장을 넘기는 소리는 낙엽이 바람에 날려 바스락거리는 소리 같고, 전기난로의 소리는 멀리서 흐르는 물소리처럼 들린다. 나는 작은 도서관 속에서, 맑은 공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인공인 히데미에게 이입했다. ---「나는 공부를 못해」중에서 어떤 감정도 영원히 이어지지 않는다. 내가 희망을 잃었어도, 내가 자기 자신조차 잃을 것 같을 때도, 일기는 가르쳐준다. 그 절망이 영원히 이어지는 일은 없다고. ---「악동 일기」중에서 러브가 야금야금 팝콘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후카세가 한 말을 생각했다. 힘든 일을 곧 괴롭다는 의미라고 받아들인다면. 확실히 내 안에서는 무의식중에 ‘힘들다’와 ‘괴롭다’의 경계선이 거의 흐릿해진 것 같다. 약지를 움직이려면 다른 손가락까지 움직이듯이, 힘든 것은 곧 괴로운 것이라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혼동했나 보다. (……) 그렇구나, 힘든 일을 괴로워하지 않고 할 수도 있구나……. 나는 턱을 괴고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는데 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을까. ---「여름밤」중에서 |
왕따, 뮤지션 지망생, 그리고 최정상 밴드 멤버까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책’과 아티스트로 여자로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은 독서 에세이이자 후지사키 사오리라는 인물의 삶이 스며 있는 자전적 에세이이다. 독서법이나 책 정보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읽은 책과 문장들을 통해 인생이 바뀐 순간들을 진솔하게 전하는 그의 글은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어떤 글보다도 독서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면서 따뜻한 울림을 준다. 저자에게 책이란 어떤 의미일까? 머리말을 대신해 쓴 글에서 그는 초등학교 시절, 친구가 없다는 것을 들키기 싫어서 쉬는 시간마다 도서실로 도망쳐 문학소녀인 척했던 과거를 고백하며 차츰 책이 어떤 존재로 다가왔는지 말한다. 울었던 때도 고민했던 때도 잠들지 못했던 때도, 책은 늘 곁에 있어주었다. 그러니 이 책을 선택한 여러분 곁에도 책이 있어주기를 바란다. 내 인생을 책이 지켜준 것처럼. -「책에 대해서-머리말을 대신해」 라이브하우스 시절 내내 꾸미기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다가 데뷔 후 무대 의상을 입는 순간 새삼 스스로가 여자라는 사실을 마주하며 느낀 두려움, 아쉬웠던 공연을 마친 뒤 SNS에 올린 한마디가 전혀 다르게 기사화되는 바람에 대중의 분노를 샀을 때 느낀 괴로움, 출산 몇 달 후 일터로 복귀하자 아기는 괜찮으냐며 쏟아지는 질문들 속에 느낀 미묘한 기분 등 그가 감정의 소용돌이에 헤맬 때마다 신기하게도 그 경험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한 권의 책이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그 책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이나 오가와 요코,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과 같은 대중문학 작품이 눈에 띄는 가운데 다소 낯설고 오래되었지만 『페미니즘 비평』처럼 오늘에 더욱 공감 가는 텍스트들 또한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처음 피아노를 치게 된 계기를 비롯해 멤버, 음악 관계자, 외국인 룸메이트들과 지내는 세카오와 하우스의 공동생활이나 간사이 출신 부모님과의 일화 등 재미난 에피소드들도 가득하다. 그가 속한 밴드인 SEKAI NO OWARI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일지라도 책을 읽다 보면 그들이 걸어온 길을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게 되며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수많은 청춘에게 공감과 위로, 즐거움을 선사해온 SEKAI NO OWARI의 음악처럼 사오리의 섬세한 간주문은 독자들을 매료하면서 뜻깊은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저역자의 말 마음에 와닿은 책장의 끝을 접고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임신과 출산, 피아노를 꾸준히 해온 사연과 레코딩, 또 논란에 섰던 때나 금전 감각 등 책을 덮은 후에 두루 생각했던 이야기를 지켜봐주시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_후지사키 사오리 이 책을 번역하면서 인터넷으로 SEKAI NO OWARI의 공연을 찾아보았다. 1절 이후 시작되는 간주에서 저자는 온 힘을 다해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때껏 음악을 들으며 간주에 집중한 적이 없는데, 모든 것을 쏟아붓는 모습에 압도되었다. (……)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책을 붙들었고 치열하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독서 간주문』에서의 ‘간주’는 책과 삶을 연결하는 독서의 의미를 말하는 역할도 하지 않을까. 책을 통해 자기 삶을 생각하고 되새기고 느낀다. 이 행위 자체가 책을 읽은 감상이므로 간주문은 감상문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이 책은 저자의 삶을 잘 보여준다. _이소담, 「옮긴이의 말」에서 ■ 이 책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찬사 ★★★★★ 저자의 일상 체험과 독서에서 받은 영향이 혼연일체가 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에세이집. ★★★★★ 읽다 보면 서서히 문장에 매료된다. 세계관이 바뀌는 멋진 책. ★★★★★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책을 자주 읽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 ★★★★★ SEKAI NO OWARI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읽게 되었지만, 정말 좋았다. Saori의 감상을 읽고 꼭 읽고 싶어진 작품들이 생겼고, 그의 멋진 악곡과 심쿵하는 연주가 남다른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들에게 날마다 격려받고 있는 것에 감사한다. ★★★★★ 인용하는 방법이 근사합니다. 인용 타이밍이 좋아 마치 드라마의 회상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또, 인용 대상이 된 작품에 대해 우열을 가리지 않는 점에도 저자의 인간성이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평이나 독서 감상문을 쓸 때 도움으로 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