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신화학의 개척자 마리아 김부타스는 세계 6대 사이트 발굴을 이끌면서 고고학 비교종교학 민담연구 언어학의 방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유물의 메타언어를 해석하였다. ‘인류 초창기의 신들은 여신이었다’는 사실은 깊이 묻혀 있던 진실이다. 직접 땅에서 발굴한 유물에서 당시의 신화 문법과 체계를 판독해낸 결실이 이 책 『여신의 언어』다. 김부타스는 역사 이전 기나긴 인류사를 여신시대라 통칭한다. 땅과 달에 친연성을 갖는 이 시기 핵심 상징들을 분석하며 당시의 사회, 경제, 종교 이데올로기가 지금과는 전혀 달랐으며, 이 시기 예술의 모티브와 주요 이념은 ‘생명에 대한 찬미’였다고 결론 내린다. 여신시대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평등과 평화를 실현하고 예술이 찬란하게 꽃핀 시기였음을 밝혀낸다. 인류 초창기의 신들은 여신이었다는, 가장 특별한 ‘처음’ 이야기가 우리에게 도착했다. 이 발견은 단군신화가 비교적 최근의 역사임을 드러내주었을 만큼 우리의 기원을 훨씬 멀리 퇴각시켜주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볼 지평을 열어주었다. 뭇 생명들이 위협받는 현 시점, 무엇보다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새롭게 상상하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