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에 태어났다. 연세대 사회학과 및 영문학과를 거쳐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스플릿 스커트』, 『브루스터 플레이스의 여인들』, 『도둑신부』, 『강한 딸 만들기』, 『서른 개의 슬픈 내 얼굴』, 『푸른 꽃』, 『유혹하는 글쓰기』, 『총, 균, 쇠』, 『페넬로피아드』, 『해상시계』, 『분노』,『시라노』,『한밤의 아이들』, 『롤리타』 등이 있다.
역사는 사람들의 능력 차이보다 어떤 환경에 놓여 있었는지에 따라 다르다.총, 균, 쇠는 그 광범위한 예시 소개에도 불구하고주제는 심플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깔끔하다.인류의 역사에 있어, 어떠한 특정한 인종이 뛰어나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특정 문화나 지역이 더 빨리 먼저 발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류가 어느 환경에 놓였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떠한 질병에 노출되었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떠한 시점에 있었느냐에 따라 그 발전과 정도가 달랐을 뿐이라는 점이다.많은 인종들 중 특히 서양유럽국가들은 문명의 발전과 그렇지 못한 곳의 미개함을 비교하며, 자신들의 우월함을 폭력과 유혈로 당연시 행하여왔다. 더 깊게 들어가서 특정 지역 안에서도 어떤 부류가 다른 부류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 또 사라졌어야 하는지 하는 문제도 환경과 우연함, 그리고 예측할 수 없던 변수들이 좌우했던 것이었다.누가 누구보다 더 우월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 역사는 자연 그 자체였고, 자연은 선택과 도태의 원칙에 철저하였다. 우리는 누가 누구보다 우월한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 생각하여 생겼던 우생학 같은 괴물이 계속 탄생하지 않길 바란다면 말이다. 자신의 환경이 대부분의 출발점이고, 우리는 그 출발점을 인정해야 한다.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인류의 역사는 길지만, 인류 각각의 시간은 짧다.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남들보다 우월한 환경을 자랑하는 촌스러움도 보이지 말아야 할 일이다.
"이 아이는 악행을 통해 태어났소. 악마의 자식이오." 그는 젊은 남자 였다. 군중의 분위기가 분노로 바뀌었다. 미르자 사이드가 소리쳤다. "너, 아예샤, 카힌.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그녀가 대답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바쳐야 해요." 사람들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볼 필요도 없다는 듯 다짜고짜 아기 를 돌로 때려 죽였다.
잠 못 이루는 미르자 사이드는 이미 잠든 장난감 상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집안에도 일종의 병이 있어요. 초연함이라는 병, 온갖 만물과 세상사와 감정에 무관심한 병.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 이나 연고 따위로 자신을 정의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을 머릿속에 서만 살아왔어요. 그러니 현실에 대처하기가 힘겨울 수밖에 없지요. 다시 말해서 그는 지금의 이런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좀처 럼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어. 나는 그때 내 운명과 그의 운명을 두 손에 움켜쥐고 있었던 거야. 나 자신이 몰락하는 걸 무릅쓴다면 그 역시 몰락하게 만들 수 있었지. 그 끔찍했던 밤, 나는 선택을 해야 했어: 복수를 하고 죽느냐, 아무것도 없이 사느냐. 보다시피 나는 삶을 선택했어. 동트기 전에 낙타를 타고 야트리브를 떠나 자힐리아로 돌아왔으니까. 그 사이에 수많은 고난을 겪었지만 그 얘긴 생략하지. 그런데 이제 마훈드가 금의환향하고 있다 는 거야. 나는 결국 목숨을 잃고 말겠지. 그리고 그의 힘이 너무 커져서 이젠 나도 꺾을 수가 없게 돼버렸어." 바알이 물었다. "어째서 그가 자네를 죽일 거라고 확신하지?" 페르시아인 살만이 대답했다. "그의 '말씀'이 옳으냐 내 말이 옳으냐 하는 상황이니까."
그러나 자살한 레카 메르찬트의 영혼이 이번에 찾아온 까닭은 단지 약 올리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그가 겪었던 수많은 시련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여 지브릴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이 렇게 외쳤다. "당신의 그 '하나'님만 능력을 가진 줄 알아? 어이, 바람둥 이 아저씨, 내가 한 수 가르쳐주지." 그녀의 건방진 봄베이식 영어는 불 현듯 지브릴에게 잃어버린 도시를 그리워하는 강렬한 향수를 불러일 으켰다. 그러나 레카는 그가 평정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알다시피 나는 사랑 때문에 죽었어, 못돼먹은 자식아. 그러니까 내게 도 권리가 있다고. 다시 말해서 당신 인생을 완전 개판으로 만들어 복 수할 권리가 있다 이거야. 애인을 자살하게 만든 놈은 고생 좀 해봐야 돼. 안 그래? 어쨌든 그게 규칙이야. 지금까지는 나도 당신 속을 꽤 뒤 집어놨지. 그런데 이젠 지겨워 . 내가 얼마나 용서를 잘해줬는지 생각해 봐! 당신도 좋아했잖아? 그래서 아직도 타협이 가능하다는 말을 해주
-그리고 정말 치명적인 결점은 지브릴 파리슈타가 곧 얻게 될 깨 달음인데-망상이라고 불러도 좋겠지만-내용인즉슨 자기가 사실은 인간의 모습을 한 대천사라는 것, 그것도 보통 대천사가 아니라 '신탁 의 천사', 그야말로 천사 중에서도 (샤이탄이 타락한 지금으로서는) 가 장 고귀한 천사라는 것
그녀의 이기심이 선수를 쳐 그의 이기심을 꺾었다. 그러나 그는 오 히려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도덕적인 선택을 하고 그에 따 라 행동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왜냐하면, 이 제 와서 어떻게 그녀를 버릴 수 있으랴? Tel 그는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 서 지워버렸고, 그녀가 살며시, 그러나 분명한 의도를 드러내며 그를 뒤로 밀어 침대에 눕힐 때도 저항하지 않았다.
참차가 끌려간 후 지브릴 파리슈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주 생각 해보았다. 꿈을 꾸는 듯 늙은 영국 여자의 눈동자에 사로잡혔던 그 순 간, 그는 자신의 의지가 이제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욕구에 지배 당한다고 느꼈다. 최근 일어난 사건들이 워낙 어리둥절할 만한 일인 까닭에, 그리고 최대한 깨어 있으려고 굳게 마음먹은 까닭에, 그로부 터 며칠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그는 이 사건들을 눈꺼풀 속의 세계와 관련지을 수 있었고, 그제야 빨리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왜냐하면 악몽 속의 세계가 현실 세계로 침투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조심하지 않으면 새로 시작할 수 없을 터, 알렐루야와 함께, 세계의 지 붕을 본 그녀를 통해 다시 태어날 수 없을 터였다.
이윽 고 그가 말한다. "저는 사자님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우리가 알던 것보다 현명하셨어요. 처음에 우리는 마훈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당신은 타협하셨지요. 그다음에 우리는 마훈드가 우리를 배신했다고 말했지만 당신은 우리에게 더 깊은 진실을 가져오 셨어요. 악마를 데려오신 겁니다. 우리에게 악마의 소행을, 악마가 '정 의'에 패망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려고 우리의 믿음을 더욱 강하게 해 주셨죠.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마훈드는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피해 물러선다. "아무렴." 씁쓸 함, 냉소 . "내가 한 짓은 멋진 일이었지. 더 깊은 진실이라. 너희에게 악마를 데려왔단 말이지. 그래, 그거야말로 나다운 짓이구나."
그러다가 그를 다시 만났다. -어쩌면 그 역시 그녀를 창조했는지도, 즉 그녀를 조금 뜯어고침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버리고 달려가 사랑할 만한 여자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별로 특별한 일도 아니다. 흔한 일이니까. 두 창조자는 서로의 군더더기를 깎아내고, 자신의 피조물을 가다듬고, 상상을 바탕으로 실물을 빚어내고, 그러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다: 또는 실패한다. 잘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그러 나 지브릴 파리슈타와 알렐루야 콘이 그렇게 뻔한 길을 걸어갔으리라 기대한다면 그들의 관계가 평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착각이다. 결 코 평범하지 않았다. 평범한 사이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