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여행하며 마주친 펍,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전통 맥주. 기대와 달리 밍밍했던 첫맛은 오히려 영국 맥주를 제대로 경험하게 해주었다. 서울의 맥주 전문가가 추천한 ‘손잡이가 큰 탭’의 캐스크 에일을 다시 맛보며, ‘맥주계의 평양냉면’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처음엔 낯설었던 그 밋밋함 속에서, 두 번째 잔을 들이키니 맥주가 품은 깊이와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왔다. 전통맥주를 되살리려는 영국 맥주 애호가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영국 펍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은 감동적인 맥주 이야기.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열풍을 일으킨 사무엘 아담스를 시작한 짐 콕 이야기만큼 울림이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여정이다. 세상에 없던 맛을 찾아보고, 나만의 맥주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 그래서인지 수제 맥주 가게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숨어있다. 그 공간의 분위기, 맥주를 만든 사람의 생각, 동네의 추억까지 맥주 한 잔에 담겨 있다. 그런 맥주 펍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맛과 이야기를 만나는 일은 곧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2014년, 국회의원 시절 맥주법을 개정하며 수제 맥주 문화의 문을 열었던 순간이 떠오른다. 맥주 애호가들의 열정과 응원, 그리고 다양한 맥주를 통해 서로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맥주 한 잔에 스며들고 있다는 생각에 지금도 뿌듯하다.
이 책에서 그런 여정을 보게 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친구가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서로의 개성을 알아가며 어울려 사는 세상. 그 따뜻한 심성이 맥주에 녹아드는 순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이제, 당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맥주 여행을 시작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