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전윤호는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1991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정선』, 『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순수의 시대』, 『연애소설』, 『늦은 인사』, 『봄날의 서재』,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등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편운문학상을 수상했다.
어둠이 내리는 상록수역 골목에 하루도 연탄불을 꺼트릴 수 없어 쪽잠을 자는 여인이 있다.
석쇠에 고기를 구으며 손님에게 소주를 제공하는 그녀가 사실은 말의 귀퉁이를 갈고 닦으며 치명적인 시를 쓰는 고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매일 꺼트려서는 안 되는 게 어찌 연탄불뿐이겠는가? 그녀는 기다린다. 이 못난 세상을 일격에 쓰러트릴 순간을. 그러면서 파랗게 타오르는 것이다. 시가 아프게 달궈지는 것이다. 이 시집을 읽을 땐 부디 경계를 풀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