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
언젠가는 존재의 완전한 소멸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 자기 없이도 이 모든 것이 계속될 거라는 사실이 문제가 될까. 그래서 억울한가, 아니면 죽음으로써 모두 완전히 끝난다고 믿으면 위로가 될까? 그렇지만 어떻게든 런던의 거리에서, 세상사의 밀물과 썰물을 타고, 여기저기에서 자신이 살아남고 피터도 살아남아 서로의 안에서 살아간다고, 자신은 고향 나무들 속에도 있고, 얼기설기 덧붙인 별채들이 어수선하게 늘어선 고향집 속에도 있으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 속에도 있다고 클래리사는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