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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와 소통하던 히메나, 우울증을 이유로 집을 떠나는 아내, 어느날 갑자기 실종된 대니얼.. '나'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상실을 드라이하게 묘사해 나간다.잔잔한 상실의 묘사가 좋았고,요즘의 내가 투영이 되기도 했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사라진 것들어떤 면에서 우리는 그저 슬픔을 다루는 방식이 달랐던 것 같다. 정신적 외상을 일으키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나는 성격상 그것에 대해 말하고 미주을 털어놓는 편이었지만 타냐는 훨씬 더 내향적 이고 안으로 숨어드는 사람이었다. 타냐의 성정은 주위에 벽 을 쌓고 담요를 누에고치처럼 둘둘 감은 채 소파 위에 누워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니일의 실종 이전 에도 우리 사이는 이미 벌어지고 있었기에 나는 문제가 더 악화될까봐 걱정스러웠다.내가 수영장으로 내려갔을 때 앙투아네트는 이미 얕은 쪽 물가에서 수면 위에 떠 있었다. 수중 조명으로 밑에서 불을 밝힌 수영장은 파란색으로 빛났고 머리 위 하늘에는 반짝이 는 별이 가득했으며 우리 주위의 대기는 매우 건조하고 잠잠 해서 모든 것이 약간 초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앙투아네트는 부엌에서 샴페인 한 병을 가져다놓았고, 내가 반바지와 티셔 츠를 벗는 동안 샴페인을 놓아둔 가장자리로 물에 뜬 채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