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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다시 라스모이에 나타나면 길 반대편으로 갈 것이다. 말을 걸면 가봐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고해성사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창피하겠지. 바보 같은 짓이니까, 그 사람이 머리에 떠오르면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리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려 해봐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남자가 캐시 앤드캐리에서 버즈 젤리 상자나 겨자 캔, 삭사 소금 등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다. 그 물건들에 어떤 의미라도 있는 것처럼, 그냥 물건을 넘어선 무엇이라도 되는 것처럼 머리를 떠나지가 않았다. 엘리는 궁금했다. 그 물건들이 다시 예전과 똑같아 보일 수 있을까, 자신이 산 브라운앤드폴슨의 옥수수전분, 린소 등도 예전 같아질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 역시 예전과 같아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자신이 이제는, 그리고 앞으로도, 코널티 부인 장례식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게 아닐까 궁금했다. 그날 남자가 누구 장례식이냐고 물었을 때, 그것이 시작이었지만 엘리는 알지 못했다. 코널티 양이 광장에서 그 사람을 가리켰을 때에야 그녀는 깨달았다. 캐시 앤드캐리에서 그가 미소 지었을 때도 알았다. 햇살을 받으며 함께 서 있었을 때, 그가 담배를 권하고 그녀가 고개를 저었을 때 그녀는 이미 달라져 있었다. 함께 있는 모습이 사람들 눈에 띌 수 있었는데도 개의치 않았다.